목 짧은 기린 - 영국 올해의 만화가상 수상 작가의 가치 반전 그림책 꿈공작소 33
프랭크 디킨스 지음, 랠프 스테드먼 그림, 권지현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하라에게 다양한 책을 읽어주려는 노력을 이제 막 시작했을 때 눈에 들어온 책. 제목이 익숙하다. 예전에 하라가 아빠와 함께 보고 온 공연 제목이랑 비슷. 그 책의 원작인가 싶어서 골라보았다. 이제 공연 본 것도 거의 잊었을 테니, 책 보면서 다시 떠올리라고.

 

그래서 선택된 책 <목 짧은 기린>

 

표지에 '가치 반전 그림책'이라고 되어 있어서 정말 그 공연의 원작 맞나보다 했는데 아빠가 읽어보더니 공연과 전혀 내용이 다르다고 한다. 찾아보니 그 공연의 원작은 <목 짧은 기린 지피>

제목이 이리 비슷하니 헷갈릴 수도.ㅎㅎㅎㅎ

 

이 책 <목 짧은 기린>은 영국 작품이다.
올해의 만화가 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만화가이자 그림책 작가 '프랭크 디킨스'가 쓴 책. 좀 특이하기는 하다.
만화가 상을 수상한 사람인데 왜 자기 책의 그림은 다른 사람이 그리게 했는지???? 그림은 '랠프 스테드먼'이 그렸다. 이분 역시 유명한 만화가이자 그림책 작가라고는 하는데. 그럼 책 표지에 '영국 올해의 만화가 상 수상 작가의 가치 반전 그림책'이라는 문구와 함께
'미국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작가 그림'도 들어가야 하지 않나...ㅎㅎ


내용은 목 짧은 기린 제프리와 날지 못하는 새 피터가 자신의 콤플렉스 때문에 다른 친구들을 사귀지 못하고 풀죽어 지내다가 서로 친구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치 반전'이라는 게, '다른 둘이 서로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목 짧은 기린과 날지 못하는 새가 목이 길어지고 날게 된다는 게 반전???


감동 포인트가 어디인지 살짝 좀... 그랬음...
그래도 하라가 이 책을 좋아한다.


그림이 참 예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지만 아빠가 재미있게 읽어줘서인 듯.

아빠는 등장 동물들을 전부 다른 목소리로 읽어준다.
엄마는 왜 다 똑같은 목소리로 읽느냐고 한소리한 뒤에 아빠가 읽어주는 것을 더 좋아함.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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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은 도끼다 -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자주 쓰는 말이지만 '인생은 신기한 우연의 연속'

박웅현 님의 <여덟 단어>를 읽고 다른 책도 읽고 싶어서

남편에게 <책은 도끼다>를 빌려다 달라고 했다.

그게 이미 몇 달 전 이야기.


http://blog.naver.com/wingssprout/220773315738

근데 그 책이 대출중인데, 빌려간 사람이 책을 잃어버렸는지 반납을 하지 않고 있다는 거다.

몇 번을 이야기해도 같은 대답이었는데, 얼마전에 드디어 남편이 책을 들고 왔고

​<책은 도끼다>를 읽을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았는데.

아니, 이런! <다시, 책은 도끼다>까지 읽을 기회가 생긴 것!

<다시, 책은 도끼다>는 도서관에 구매 신청을 해 놓은 상태라

언제 읽을 수 있을지 몰랐는데ㅎㅎ

그래서 내 앞엔 이렇게 <책은 도끼다>와 <다시, 책은 도끼다>가 놓이게 되었다.

 

먼저 <책은 도끼다>를 읽었다.

http://blog.naver.com/wingssprout/220855091487


 

나의 책읽기를 반성하게 만들었다.

​<책은 도끼다>에서는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하셨고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는 그래서 책을 천천히, 깊이있게 읽어야 한다시며

여러 가지 책을 들어 자신만의 독법을 이야기해주셨다.

 

마르셀 프루스트, 카프카, 톨스토이, 볼테르, 밀란 쿤데라,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괴테 등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무거워지는 작가들의 작품 이야기.

박웅현 님은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될 때는 무조건 고전에서 고른다고 하셨다.

고전이 고전일 수밖에 없는, 그 '무언가'를 읽어내실 수 있고 느끼실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 하지만 나는 고전을 '읽는 것' 자체가 힘든데...ㅋㅋㅋ

이 책을 읽다보니 그 이유도 알 것 같았다.

고전에 부여된 '권위'에 굴복했기 때문.

그냥, 나만의 해석으로 읽으면 되는 거였다.

​나도 나이가 들수록 고전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던데.

이 책에는 나의 이달의 독서계획에 들어있는 소설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다른 책들도 소개하고 있어서 더 반가웠다.

아무리 봐도 외워지지 않는 이름이었는데, 이제 외울 수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박웅현 님은 책을 읽을 때 인상적인 구절에는 밑줄을 쳐놓고

나중에 따로 타이핑을 해놓는다고 하셨다.


​나도 좀 비슷.


나는 밑줄은 아니고(책을 굉장히 깨끗하게 본다. 그래서 밑줄 긋는 게 싫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접착메모지를 붙여 표시하고 후에 따로 타이핑해놓는다.

그러면 나중에 어떤 내용을 다시 읽고 싶을 때 찾기 쉬고 다른 글을 쓸 때 인용하기도 편하다.

우리에게는 심사, 깊이 생각함이 빠져 있는 듯합니다 .많이 읽는 게 제일이잖아요. 1년에 100권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심사할 시간이 없죠. 결국 내 것이 되지 못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양적으로는 많이 읽었을지 몰라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불분명합니다. 20쪽

지식보다 지혜가 좋죠. 그러나 지혜만 있어서 될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지혜를 온전히 느껴야 하는 겁니다. 최근에 자주 하는 생각인데 지혜란 것은 크고 넓ㄹ은 것, 많이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한 움큼인 것 같아요. 그 한 움큼을 내 몸으로 체화시켜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해나가는지의 여부, 그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읽었으면 느끼고 느꼈으면 행하라.  22쪽

살아있는 사람처럼 내 주변에 항상 있지도 않고 약속해서 만날 일도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진정한 우정을 가져다 준다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독서는 대인관계보다 좋습니다. 눈치 볼 이유가 없으니까요.​ 31쪽

인새을 살면서 꼭 들어봄직한 이야기가 머릿속에 있는 사람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생각을 가장 명료하게 정리한 게 책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그 사람을 만나는 거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거다.  33쪽

제 해석이 정확한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일상을 제대로 보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의미는 아닐까 싶어요. 내가 사는 지금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면서 나의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거죠.  38쪽

이런 문장을 보면 어디를 여행하는지는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어떤 눈을 가지고 여행하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이죠.  54쪽

짧은 길을 긴 시간을 들여서 여행하려고 노력하는 것, 많이 보려고 하지 말고 자세히 보려고 하는 것이 중요해요. 책 읽는 것도 마찬가지 같아요. 57쪽

소설가 김훈 선생이 "말 좀 솟아올라라"라고 했어요. 자연 풍경을 보면서 말이 돋아났으면 좋겠다고 한 거죠. 우리도 그렇죠. 우리가 느낀 바는 '와, 멋지다'라는 문장보다 훨씬 많은데 말로는 그렇게밖에 표현이 안 돼요. 58쪽

아름다움이든 행복이든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아름다움이나 행복이나 손에 잡히지 않을 때에는 찬란하게 빛나고 간절히 원하게 되는데 막상 손에 들어오면 그 찬란한 빛은 온데간데없어져요. 결혼생활을 예로 들면 아주 이해가 빠를 것 같아요.  63쪽

시가 왜 읽히지 않습니까? 책이 왜 재미가 없나요? 우리는 투입하지 않습니다. 그저 텍스트에 속도를 붙이지요. 그러니 읽지 못하는 겁니다. 사랑을 투입해야 합니다. 그래야 시가 읽혀요. 70쪽

그렇다면 과연 왜 읽는 걸까요? 제 생각에는 책 한 권을 읽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이렇게 우리들의 삶을 위로받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차피 모래알 씹듯이 꾸역꾸역 넘겨야 하는 게 삶입니다. 그 삶 속에서 덜 힘들 수 있는 방법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82쪽

우리는 내면의 욕망을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그저 욕망을 하죠. 우리의 욕망을 구성하는 재료가 얼마나 허망한 것들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데 욕망의 구성 재료들이 무엇인지 알고 나면 우리는덜 불행해집니다.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저는 이십대가 될 수 없어요. 저는 여자가 될 수 없고, 태어난 시대를 바꿀 수 없습니다. 미끄러진 프레젠테이션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걸 안다면 내가 이십대라면 어떨까, 내가 다른 누군가라면 어떨까 하면서 애써 불행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욕망을 들여다보는 건 매우 중요하죠. 83쪽

그래서 몸을 번잡하게 만들어야 해요. 잘 살려면 몸을 번잡하게 하고 마음을 평화롭게 애햐 합니다. 그런데 우리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이와는 반대로 마음은 번잡하고 몸은 평화롭죠.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소파에 드러누워 TV를 보면서도 마음은 정신이 없죠. 109쪽


비슷한 얘기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에 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무언가를 원하는 사람이 자유로울 수 없거든요. 그래서 카잔차키스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삶, 지금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여겨지는 삶을 살고 있었떤 거죠. 무언가를 원하면 자유가 아닌 겁니다. 지금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합니다. 112쪽


카잔차키스의 기행문을 읽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 그 부분입니다. 여행지 자체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여행지를 소재로 한 작가의 생각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말이죠. ... 중략 ... 카잔차키스의 기행문은 '어떻게 삶을 대할 것인가?'라는 한 가지 방향으로 흐릅니다. 그는 온몸이 촉수인 사람으로 살고 싶었습니다. 순간순간 예민하고 싶어 했죠. 그 순간에 온전하고 싶었던 겁니다. 182~183쪽


이번에는 어떻게 하면 현재에 집중하면서 매 순간을 우아하게 보낼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육체와 물질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합낟. 우리의 정신과 육체가 과연 분리된 것인가요? 영혼은 육체에 있습니다. 행복 또한 마찬가지죠. 행복은 물질에 있습니다. 물질이 우리한테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배고프면 아무 생각 안 납니다. 185~186쪽


그러므로 필연적인 우리 삶의 패배를 이해하자는 겁니다. 나는 왜 아킬레우스처럼 살 수 없을까? 혹은 왜 그처럼 비장하게 죽을 수 없을까? 속상해 할 것이 아니라 돈키호테처럼 비록 패배한다고 해도 그 패배 자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것이 소설의 존재 이유라고 쿤데라는 말하고 있습니다. 225쪽


<커튼>을 읽으면서 소설을 쓰는 일은 단순히 이야기를 잘 풀어간다고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세르반테스처럼 우리가 보지 않았던 걸 새롭게 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거나, 우리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데 도움을 준다거나 해야 하는 거죠. 이야기라는 수면 밑에 철학적, 사회적, 시대적 담론을 쌇고 그 위에 이야기를 축조하며 글을 짓는 거죠. 228쪽

예술가들은 이렇게 미지의 땅을 탐험하고 아무도 가지 않은 땅을 가려고 합니다. 친부살해의 욕망이 바로 이것이죠. 다른 소설가가 이미 이뤄놓은 곳에 가기 싫은 겁니다. 예술의 역사는 계속해서 새로운 땅을 찾아가는 시도들로 이루어집니다. 233쪽


과학이 추구하는 것이 '더 나은better'의 세계라면 예술이 추구하는 것은 '다른different'의 세계입니다. 235쪽


니체가 이런 말을 했죠.

...오직 '타락의 초기에만 탈락을 참을 수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중략....

카프카가 그 시대의 관료주의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초기 관료주의의 끔찍한 모습을 에민하게 감지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현실이 전혀 부끄러움 없이 되풀이된다면, 그 반복되는 현실에 직면한 사상은 결국 언제나 입을 다물게 되는 법이다.  254쪽


세월호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들은 지금 모험의 길에 올랐습니다. 그전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시감이 됐어요. 그 사람들의 성격이나 성향이 바뀌었습니까? 아닙니다. 이것은 상황입니다. 모험에 들어선 것은 그 사람의 의지인가요? 상황 때문이잖아요. 어쩔 수 없는 상황, 그것은 존재론적으로 돈키호테의 모험과는 전혀 다르죠. 그렇다면 그 모험은 특정한 누군가에게만 찾아오는 일입니까? 아니죠.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지만 나에게도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257~258쪽


사랑을 부추기는 가장 좋은 방법을 둘을 떼어놓는 거예요. 277쪽


이 에피소드를 말씀드린 이유는 오늘 저의 <파우스트> 해석이 바로 이런 해석이 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이 작품 속에서 다뤄지는 철학, 신화, 이 작품의 문학적 성취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갖고 있는 권위가 사실 너무 무겁습니다...중략.. 이 좋은 책을 책의 권위에 눌려서 팽개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는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파우스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15쪽


지금까지의 여덟 본의 강독은 아마 저의 오독이었을 겁니다. 여러분도 기꺼이 오독을 하시기 바랍니다. 정독은 우리 학자들에게 맡겨둡시다. 우리는 그저 책 속의 내용을 저마다의 의미로 받아들여 내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각자의 오독을 합시다. 그래서 그로 인해 좀 더 풍요로워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요.  348~349쪽



​나도 책을 빨리 읽는 습관이 있어서 그걸 고치려고 노력중인데...

천천히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절은.

(심지어 책이 꺾일 정도로..-_-;;​)

 

바로 이거다.

"찬란한 순간을 기다리지 않는다.

매 순간을 찬란하게 만든다."

새롭지 않은 것을 새롭게 보는 눈을 길러

일상의 행복을 찾으라는 ​말이었는데.


이걸 보는 순간, 이게 바로 내 목표였구나 새삼 깨달았다.


내 블로그 이름은 "날아보자, 날마다 반짝반짝"


이 블로그 이름을 지을 때 정말 고민했고,

그게 딱 작가님의 저 말과 통한다.


날마다 반짝반짝 = 매순간을 찬란하게


잊고 있던 나의 목표를 다시 발견하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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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백영옥 작가님의 첫 번째 장편소설,

내가 접한 백영옥 작가님의 두 번째 책.


발랄하다!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더니,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책을 읽으면 참 드라마스럽다.

나는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았지만 배경이나 사건들이 정말 드라마 같은 소설이었다.


패션 잡지사에 근무하는 서정.

딱 이것만 알아도 머릿속에 드려지는 그림이 있지 않나?ㅋ

정신없이 돌아가는 바쁜 삶.

편집장은 쪼아댈 거고 클라이언트들은 까다로울 거고.

꼭 사이코 같은 선배가 한 명 이상 있을 거고.

'패션' 잡지니까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들, 관련 종사자들은 엄청나게 패션에 신경을 쓸 거고.


패션계 종사자의 대부분은 길고 늘씬한 몸매지만,

꼭 주인공은 예외.ㅋ

길고 늘씬한 사람이 더 많으니 그런 사람이 주인공이 될 확률이 훨씬 높지만

이런 내용의 책이나 영화, 드라마에서는 그런 당연한 사람은 주인공이 되지 않는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도 그렇듯이.

살짝 겉도는 사람이 주인공.


모두들 44를 입는 집단에서 혼자만 55라 뚱뚱하다는 얘기를 듣는.ㅡㅡ;;



드라마에 빠지지 않는 로맨스 역시도 정말 드라마틱하다.


자신의 인생에서 굴욕을 안겨주었던 남자를 나중에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 남자는 나의 일과 관련된 사람이고

까칠한 듯하지만 도움을 주고

알고보니 처음 내가 굴욕이라고 느꼈던 사건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오해였고

더 알고보니 어릴 때부터 나를 좋아했던 사람.ㅋㅋㅋ

그런데 여섯 살 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치면서,

그 다음부터 좋아하게 됐다는 이 남자는 좀 이상하지 않나?

우연적 로맨스를 너무 극대화시킨 거 아닌지.


그리고 사랑만 얻으면 안 된다.

일도 성공해야지.


이것저것 많은 갈등을 겪지만

마지막에 가면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게 되고 자신이 할 일, 역할을 찾게 되는 성장 드라마.

불가능할 것 같았던 엄청난 미션을 결국 해내면서 끝난다.ㅎ



참 전형적인 '30대 싱글 여성의 일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지만

재미있다!


전형적이라서 재미없다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드라마는 망해야지.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될지 알지만 재미있지 않은가.


주인공 서정의 언니와 관련된 이야기도 좋고.

어릴 적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대한.


그리고 나는 절대적으로 '패션계'사람들의 가치관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지만

서정의 갈등이 이해가 되는 면도 있었다.


굶어죽고 학대받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과 그러면서도 내가 욕망하는 것을 포기할 수 없는 마음의 상충..^^;;



그런데, 내가 백영옥 작가님의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을 읽고

백영옥 작가님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한 작가님의 책을 계속 읽다보면 비슷한 문장, 비슷한 내용이 겹친다.


이 책 <스타일>에서도, 이 다음에 읽은 책 <다이어트의 여왕>에서도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에서 읽은 내용이 등장한다.

아,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이 가장 최근작이니 순서는 바뀌었지만.ㅎㅎㅎ



백영옥 작가님 책은 잘 읽힌다.





​만약 여자들에게 진짜 혁명이란 게 일어난다면 그건 이 지구상에서 빌어먹을 '다이어트' 따위가 영영 사라져버리는 일뿐일 거다. 그래서 뚱뚱한 여자들이 득세하거나, 납작한 가슴을 가진 여자들이 활개치고 다니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13쪽


나는 드라마의 통속성이 좋았다. '통속通俗'이란 세상과 통한다는 말 아닌가. 그 좋은 말을 사람들이 한껏 폄하해 쓰는 건 어쩐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적 만족을 느끼며 니체나 들뢰즈, 지젝을 읽고, 타르코프스키나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를 비평하듯 보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작은 텔레비전 모지터 속에서 삶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울고 웃게 만드는 힘, 내 꿈도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을 거란 믿음, 세상이 어쩌면 살 만한 곳인지도 모른다는 희망, 노인과 아이를 동시에 열광하게 하는 것, 나는 이거이 드라마가 가진 통속의 힘이라고 믿는다. 119~120쪽


이미 나사가 1천 개도 더 빠졌을 거란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하지만 별 수 없다. 굶주려 뼈만 남은 아프리카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무너지고, 새로 나온 마놀로 블라닉을 보면 그게 갖고 싶어서 잠이 안 온다. 205쪽


기자가 소문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던 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였어..... 태어날 때부터 발달장애가 있었어. 심장에도 문제가 있었지. 아픈 아이의 엄마란 스스로 비정해지지 않으면 안돼. 자기가 울면 아이가 따라 울 테니까. 기자가 능력 없는 엄마였다면 그 아인 벌써 죽었을 거야. 3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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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레드 에디션, 양장) -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백영옥 작가님의 책을 처음으로 읽었다.

가장 신작인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부제가 인상적이다.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책 제목의 빨강머리 앤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빨강머리 앤 맞다.

원작 소설인 루시 M. 몽고메리의 <그린 게이블의 앤>의 앤이 아닌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의 그 앤!

작가는 이 만화를 너무 좋아해서

보고보고 또 보고 하셨단다.


그러다가 어느날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을 노트에 적기 시작했고.

그 말을 적고 보니 그냥 듣기만 했을 때랑은 또 다른 느낌이셨다고.


그래서 앤이 하는 말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인 대답(?)을 글로 써서...

이 책이 되었다.ㅎㅎㅎㅎ 


아까도 말했지만 백영옥 작가님의 책을 처음 읽었는데..

이력이 인상적이다.


작가라고 하면, 뭔가 천부적인 소질을 타고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 같지 않나?

어린 나이에 세상을 놀라게 하는 글을 쓰고 처음 쓴 글이 막 여기저기 뽑히고...

그런데 백영옥 작가님은 (물론 글쓰는 재능을 타고나셨지만) 소설가가 되기 전에

평범한 직장인이셨다고 한다.(글을 쓰는 직업이시긴 했다.ㅋ)

정말 엄청나게 많은 공모전에서 낙방에 낙방을 거듭했지만

소설가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직장을 그만두고 이 길(?)로 접어드셨다고.


암튼 뭔가 인간적이다.

남들보다 조금 치열하게 살아온 동네 언니(?)의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그냥 동네 언니 아닌, 작가 동네 언니.ㅋㅋㅋㅋㅋ


나도 이 만화를 봤다.

어릴 때 TV에서 하는 거.


내겐 참 재미없는 만화였는데....

애가 너무 말이 많아서,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ㅡㅡ;;


같은 것을 보고서도 느끼는 감정이 이리 다르다는 것이,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작가적 재능 아니겠는가.
 



내겐 마냥 말 많은 여자애가 쉴 새 없이 떠드는 재미없는 만화였지만

이 책을 통해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참 의미있는 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마음에 새겨두면 좋은 말들 많이도 했더라.


(근데 나는 재미없다면서 왜 본 거지???

장면 장면이 다 기억난다.

앤이 처음 고아원에서 매튜 아저씨와 마차를 타고 꽃이 가득 피어있는 길을 지나

초록 지붕 집으로 오는 장면도..)

 


읽다보니 공감되는 부분도 너무 많고.

평소 내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도 많아서 깜짝 놀랐다.


아... 내가 이름있는 작가였으면 내가 먼저 책으로 내는 건데!!! ㅎㅎㅎ


 


'버킷 리스트'를 갖지 않겠다는 건, 하고 싶은 일을 해보지 않아서 생기는 후회 없이 살겠다는 희망이었다. 사람은 해보지 못한 일에 대해 회한을 갖는다. 하지만 해본 일에 대한 후회는 (실패하더라도) 비교적 짧다. 19쪽


화를 내지 않는 게 매너를 넘어 약자들에게만 요구되는 부당한 감정 노동이 된 세상이다. 별것도 아닌 것에 참았던 화가 폭발하는 '분노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제대로 화를 낼 수 없는 세상이 만든 부작용이다. 66쪽


어떤 꽃이 되느냐는 사실 생각만큼 중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들어빠진 장미나 말라버린 튤립을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말 중요한 건 할미꽃이든 호박꽃이든 활짝 피어나는 것이다. 73쪽


내게 여행이란 끝없이 집을 떠다는 일이 아니라, 끝없이 집으로 되돌아오는 일이다. 내게 떠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언제나 되돌아오는 일이었다.  140쪽


누군가의 성공담에는 교훈이 있지만 위안은 없다. 우리는 누군가의 실패에서 위로받는다. 157쪽


무엇을 원한다는 건 그것에 따른 고통도 함께 원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171쪽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자아 중심적인 강박이 나를 망치기도 한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정말 내가 하고 싶었떤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현재를 망치기 때문이다. ... 중략... 이시대가 너무 '나'를 강조하다 보니 그것이 자기애적인 강받으로 작용하는 것 같단 생각 역시 끝내 지울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질 수도 없지만, 만약 모든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진다면, 아마 이 세상은 엉망이 될 것이다. 185쪽


인간은 꿈을 이룰 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꿈꿀 수 있을 때 행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186쪽


나는 이제 '절대'라거나 '결코'라는 말을 쓰는 사람을 잘 믿지 않게 되었다. 절대, 결ㄹ코, 일어나지 않는 일 같은 건 없으니까. 그럴 수도, 이럴 수도 있는 게 인생이었다. 그것이 내가 지금까지 간신히 이해한 삶이다. 203쪽


나는 내 아이에게 실패할 기회를 그래서 그것을 가슴에 새길 기회를 주고 싶은 것이다. 아이에게 실패에서 배울 기회를 조금도 주지 않는 부모만큼 잘못된 사랑은 없다고 믿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246쪽


누군가의 성공 뒤엔 누군가의 실패가 있고, 누군가의 웃음 뒤엔 다른 사람의 눈물이 있다. 하지만 인생에 실패란 없다. 그것에서 배우기만 한다면 정말 그렇다. 성공의 관점에서 보면 실패이지만, 성장의 관점에서 보면 성공인 실패도 있다. 나는 이제 거창한 미래의 목표는 세우지 않게 되엇다. 어차피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삶이란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278쪽


간절함과 노력이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 것이란 기대는 어른들의 오랜 동화였다. 296쪽


한때 나는 노력이 의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늘 내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의지박약이란 말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이젠 노력이 일종의 '재능'이라는 걸 안다. 노력은 의지가 아니다. 노력이야말로 어떤 면에서 타고난 재능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특별한 재능 말이다. 하지만 성공하기 위해 대체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걸까. 왜 이 세계의 멘토들은 '그래서 죽도록 노력해봤냐?'라는 질문을 젊은이들에게 함부로 던지는 걸까. 제아무리 애쓰고 노력했는데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왜 말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것은 노력 이후의 삶이다. 298쪽


​나는 이제야 버나드쇼의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 너무 아깝다'라는 말을 납득한다. 젊음은 스스로 너무 반짝여서 다른 존재들의 반짝거림을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 318쪽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을 만큼 많이 지쳤을 때, 보고 있는데도 보고 싶을 만큼 충분히 사랑받지 못했을 때, 이겼는데도 더 이겨야 할 것처럼 지독히 불안해졌을 때, 나는 앤을 '다시 한 번' 봤다. 328쪽


사람들은 과거는 절대 바꿀 수 없다고, 바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과거도 바뀔 수 있다는 걸 이젠 안다. 정확히 말해 과거의 '의미'는 내가 '현재'를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따라 변한다. 329쪽


만약 인생이 딱 한 번뿐이라는 걸 깨달았다면,

당신은 아직 늦지 않았다.  331쪽


 



어렵지는 않은 책이라 빨리 읽었다.

백영옥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얼른 읽고 싶다.


읽고 싶은 책은 왜 이리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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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스케치하다 - 윤희철의 건축 스케치 기행
윤희철 지음 / 린(LINN)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유럽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래서 유럽 여행 계획도 오래도록 짜곤 했는데.

계획이 계획으로만 끝나버려 대리만족을 위해서인지

시중에 출간된 유럽 여행기나 인터넷 블로그의 유럽 여행 후기를 열심히 읽었었다.


그렇게 책이나 후기를 읽다보니, 또 다른 로망이 생겼다.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 누구나 다 사진을 찍는데,

그건 너무 쉽고 흔한 방법.


그림을 그리는 것이 참 멋있고 좋아보이더라.

그림 잘 그리는 사람(여행 가서 그림 그리는 사람)이 부럽기도 했다.


그래서 여행의 기록을 그림으로 하는 사람들도 찾아보게 되었는데

그때 '오기사' 님의 블로그도 알게 되고 책도 읽게 됐던 것 같다.


그렇게 '유럽 여행'과 '여행 가서 그리는 그림'이라는 나의 두 가지 로망을 동시에 채워주는 책,

<유럽을 스케치하다>

건축을 전공해서 건축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계시다는 저자는...

전공이 하나 더 있는데, 또 하나의 전공이 성악?!?!?!?!?!?!?!?


아, 정말, 이렇게 다재다능한 사람 정말 놀랍다.

항상 스케치북을 들고 다닌다는 저자.

사진 찍는 사람들은 항상 카메라를 들고 나니는 것과 같겠지?

소지품을 통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늘 필통과 다이어리, 핸드크림, 립밤을 갖고 다니는데... 건조한 사람?ㅋㅋㅋㅋ

목차 앞에, 이 책에 실린 그림 전부가 작게 정렬되어 있다.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은데, 이 그림들로 엽서를 만들어 책과 함께 팔아도 좋을 듯.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스위스, 슬로베니아, 터키, 체코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여행하며 그린 그림과 그 건물에 대한 설명이 있다.


여행 책이나 TV의 여행 프로그램을 볼 때는,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보는 것도 좋고 내가 다녀온 곳을 보는 것도 좋다.


나도 이 책을 받았을 때, 제일 먼저 한 일은 목차를 보며 내가 다녀온 곳이 있나 찾아보는 거였다.


다행히 있긴 있었다.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


나는 성의 내부를 봤개 때문에 이 그림 같은 전체모습은 보지 못했지만.ㅋ



그리고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내가 찍은 사진 속의 저 다리가 그림 속의 다리인 듯.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뢰머 광장



사진을 찾아보니... 일부밖에 없다. ㅡㅡ;;

저땐 정말 사진을 발로 찍었나.ㅠㅜ



지금 다시 내 카메라를 들고 간다면 당시보다 훨씬 잘 찍을 수 있을 텐데.

너무 사진도 못 찍고 무엇을 찍어야 할지 잘 모를 때 독일에 다녀와서 넘넘넘 아쉽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예쁜 그림들을 보는 것도 좋고 그 그림을 보며 다시 유럽 여행을 꿈꾸고

내가 다녀온 곳에 대한 추억을 끄집어내보는 것은 좋았지만.


글의 내용이 지극히 설명문스럽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좀더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감상이 녹아있는 글이었으면 더 좋겠다.


하지만 그 덕분에 앞으로 유럽을 여행할 사람에게는 좋은 안내서가 될 것도 같다.


책에는 대체로, 너무도 유명해서 안 가본 사람들도 모두 알 만한 건축물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내가 몰랐던 곳이 있어서 유심히 봤다.


오스트리아의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언젠가 오스트리아에 가게 된다면 꼭 들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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