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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누아르 ㅣ 달달북다 3
한정현 지음 / 북다 / 2024년 8월
평점 :
#도서제공 #도서협찬
달달북다 시리즈 첫 번째 주제 '칙릿'의 마지막 권
한정현 작가님의 <러브 누아르>
칙릿 소설이라고 하면 자연히 섹스앤더시티의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디(앤 헤서웨이) 같은 도회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러브 누아르>도 분명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그 도시가 '1980년대의 서울'이라고 하면 느낌이 확 달라진다.
“여기서 웃으면 딱 두 꼴이거든요. 임신 아니면 낙태.” 29쪽
비민주와 민주, 비개발과 개발 사이 혼란한 폭력의 시대였던 1980년대,
이름 대신 미쓰리, 미쓰김으로 불리는 것이 더 익숙했던 그 시절의 여성은 어떻게 일과 사랑을 쟁취해갈까.
칙릿이 과연 가능할까.
작가는 칙릿이 '환상 소설'이라고 말한다.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서 애 낳고 나라를 위한 일꾼 만들기. 독재자의 계획이죠. 여자가 성공하는 소설? 이야기? 그런 장르? 앞으로는 몰라도 지금은 없어요.’
‘장르? 장르가 뭐예요?’
‘주제요. 여자가 성공하는 장르가 있다고 하면 나는 그걸 세상엔 없는 이야기, 환상 소설이라고 하겠어요.’ (50쪽)
그런데 과연 그것이 1980년대에서 끝난 일일까.
작가는 인물의 꿈에서 이렇게 꼬집는다.
"성공한 여자의 일과 사랑이라뇨. 그게 현실에 존재하려나요? 아이만 낳아도 경력 단절인데." (63쪽)
그래,
그동안 많은 칙릿 소설과 드라마, 영화를 보면서 묘한 반감이 들었다.
너무 비현실적이잖아......하는.
우리의 현실은 로맨스보다 누아르에 가깝다.
로맨스가 아니에요, 이 세상은. 여자에게야말로 누아르 장르가 필요해요. 누아르는 여성 장르여야 해요. (57쪽)
그 사실을 따끔하게 알려주는 이 소설은,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색다른 칙릿이다.
칙릿이 그리는 여성의 '성공'을 단순히 직업적 성취와 성과가 아니라
여성의 '성장'이라는 측면으로 본다면 말이다.
달달북다 시리즈는 책이 얇고 가벼워서 부담없이 가지고 다니며 읽기에 너무 좋았다.
앞으로의 시리즈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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