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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삼국지 - 최태성의 삼국지 고전 특강
최태성 지음, 이성원 감수 / 프런트페이지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책읽기를 좋아하지만 편독이 심한 편이다. 전에는 그에 대한 스트레스도 좀 있었는데, 이제는 읽기 싫은 책 억지로 읽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보다 읽고 싶은 책 읽으며 즐겁게 사는 게 나은 거 같아 편독 스트레스는 줄었다. 내가 안 읽는 책은 특정 분야나 장르인데, 그와 상관없이 또 못 읽는 책은 '번역'된 책이다. (내가 읽는 책의 90% 이상은 한국 저자의 책) 그래서 흔히들 '고전'이라 부르는 작품들은 거의 읽지 못했다. 내가 읽지 못한 고전 작품이 한두 개겠느냐마는 <삼국지>를 읽지 못한 것은 유독 켕겼다. 서양의 문화예술 저변에 성경과 그리스로마신화가 깔려있는 것처럼 우리(동아시아)의 문화예술에서 <삼국지>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삼국지> 읽기를 여러 번 시도하긴 했으나. 인물 사건이 너무 복잡하고, 길기도 길고....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있었는데 최태성 선생님의 <최소한의 삼국지>가 나와 삼국지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은 알 수 있게 되었다.
(표지도 너무 내 취향인 거~~)
최태성 선생님 책을 읽으면 참 신기한 게, 구어체를 문어체로 잘 바꾸셨다. 간혹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구어체로 쓴 책들 볼 때 너무 오글거릴 때가 있는데 최태성 선생님 책은 그렇지가 않다. 구어체와 문어체의 적절한 선을 참 잘 지키시는 듯.
그래서 최태성 선생님 책을 읽으면....
분명히 글을 읽고 있는데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정말 칠판에 판서하는 것처럼 중간중간 요약 정리를 해주셔서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나도 정말 강의 듣는 것처럼 플래그와 메모지 사용해서 정리도 하고 느낀 점도 메모하며 읽었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고전을 통해 현재를 읽고 이해하기 위함인데,
시작부터 팍팍 느꼈다.
책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등장한 단어가 '국정농단 세력', '매관매직' !!!!!!!!
와우~! 2025년을 사는 우리에게도 너무 익숙한 단어 아닌가.

(그리하여 국정농단하고 매관매직한 세력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보라. 역사 속에서 그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했는지.)
<최소한의 삼국지>는 단순히 삼국지의 내용을 요약해놓은 책이 아니다.
역사 선생님이신 작가님이 삼국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 강의하는 책이다.
<삼국지>에서 기원한 사자성어나 관용표현도 꼼꼼하게 설명해주시고.
삼국지의 인물과 사건들이 갖는 의의, 의미도 잘 짚어주고 있다.
내부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주변 사람을 잘 챙기지 못하는 사람은 신망을 얻을 수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을 것인가도 중요하다.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등등
삼국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쏟아진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워낙 많은 사건이 벌어지니 그를 통해 생각할 거리가 많기도 하겠지.
나는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라 '영원한 2인자의 비극(255쪽)'이라 규정한 주유와 제갈량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더라.
최태성 선생님은 삼국지를 '절제하는 자'와 '절제하지 못하는 자'의 대결 구도라고 정리하셨다. 지나친 욕심은 결국 몰락으로 이어진다고.
현대의 권력자들도 이 점을 명심하면 좋겠다.
큰별샘 덕분에 삼국지 내용을 '드디어' 알게 되어 기쁘다.
이제 판소리 '적벽가'를 들으면 무슨 말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유비, 관우, 장비, 조자룡, 제갈량 등등이 어떤 인물인지 알게 되었다.
편협한 내 상식 그릇이 조금 넓어졌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