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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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이 쓴 소설에는 밥 얘기가 빠지지 않고 나온다.

쌀 문화권이어서일까?

아니면 밥 먹었니?를 안부로 하는 사람들이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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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홀클럽 2기로 먼저 읽은 <김조안과 함께하려면>에서 김조안은 육상대회 전국 2등이며 지역 대회 4강에 오른 배구선수였다.

무슨 외국 기관이 선정한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수학 영재 7인"중 하나이기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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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풍작을 축하하는 화성 농부로

"이 깻잎 맛은 정말 기가 막힌데,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요?"

배명훈-화성과 나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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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읽으면서 <붉은 행성의 방식>에서 광물학자가 "샐러리를 들여온다잖아요. 깻잎 대신." 21쪽

이라고 말하는 것이 이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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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샐러리 아니라 깻잎을 먹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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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하면서 화성에 살지 않아서 그런지 내 안의 한국인의 자아가 끄덕거리는 것을 여러번 발견할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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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밥도둑>에서 유유송이 이사이에게 간장게장은 새우장과 카테고리가 다르다며 잊으라고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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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게장을 먹고 싶은 이사이가 미래식량자원 구성위원회의 위원장에게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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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게장을 평생에 걸쳐 잘 먹어보지 않았던 이사이 같은 입장이라 더 그랬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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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22쪽의 이 문장에 너무나 웃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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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재배한 깻잎을 맛보던 순간을 떠올리며 이사이는 깻잎 한 장처럼 대답해야지,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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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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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봉쇄령>의 나나도 그렇다.

나나는 한가하게 쉬고 있는 승무원들 뒤로 다가가 카흑 하고 목덜미를 무는 시늉을 했다. 그러면서 바삭한 깻잎튀김을 베어 무는 상상을 했다. 깻잎 맛이 나는 우주선 승무원들. 1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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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식재료 중에 깻잎튀김을 써서 기억하고 있는 맛을 느끼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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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아가 그린 벽화가 사이클러에 온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순간이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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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행성탈출속도>로 가면 박사학위릉 2개씩 가진 사람들의 자녀인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온다.

수학이 익숙해서 4살짜리 아이도 수학 공식을 쓰고 아이들의 장난도 수학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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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면 지구는 아주 느린 단어로 채워져 있는 게 분명했다.

배명훈-화성과 나.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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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문장으로 소설 속 여기가 지구가 아니라 화성임을 알려주는데.

그건 <김조안과 함께하려면>으로 지구와 화성의 시차가 얼마나 나는지 읽어 알았기 때문에 익숙하지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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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뭐든지 숫자로 이루어진 화성의 주소 체계가 언어로 이루어지기 시작할 때.

그 언어를 채라가 이야기할 때 웃음이 마치 곁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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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레드벨트>에 이르면 화성을 너무 사랑하는, 탐관오리가 되기로 결심한 정반음이 너무 사랑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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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깻잎은 빠질 수가 없어서

265쪽 마지막 문단엔 '이 깻잎만 한 사발인 깻잎샐러드는 누가 무슨 의도로 고안한 괴식일까?'하며 새로 생긴 펍에 앉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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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화성과 나>일수밖에 없었던 배명훈 연작소설집 <화성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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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출간된 소설집 <예술과 중력가속도>는 ‘식사 시간을 피해서 읽을 것’이라는 주의사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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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식사 시간을 피해서 읽을 필요는 없지만 밤에 읽지 말라는 주의사항을 전하고 싶다.

당신이 한국인이라면 아마 간장게장과 깻잎을 좋아할테고, 밥도둑이 뭔지 잘 알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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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이 아니라 음식을 먹는 화성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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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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