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너희 세상에도
남유하 지음 / 고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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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하-부디 너희 세상에도
읽고 나서 분명 호러소설인데 그 안에 사람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어서 놀랐다.

소설은 진작 읽고 올려야지하다가 왠지 밤에 올려야할 것 같아서 밤에 올리자. 하다가 시간이 막 갓다.

2주전 가제본 서평단 신청해서 당첨.
다이웰주식회사, 양꼬치의기쁨을 쓴 작가님의 신작소설집이다.
의문의 재앙이 해체하는 현대 사회의 민낯, 남유하 작가의 초현실적 디스토피아.

가제본에는 8편 중 4편으로 반짝이는 것, 에이의 숟가락, 뇌의 나무, 화면공포증이 실려있다.

반짝이는 것-재미있게 읽었던 단편 <다이웰주식회사>의 설정이 들어가 있어 좋았다.
“소중한 이에게 편안한 죽음을 선사합니다.
안락사는 다이웰, 주식회사 다이웰. 지금 바로 전화하세요.”

아내가 감염병으로 갑작스럽게 죽고 남은 남자 노인이 주인공으로 노인은 광고처럼 편안한 죽음을 원하지만 아들 부부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걸린 감염병에 걸린 일규는 보건소에 가 <完>이라는 한자로 새겨진 도장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런 한국적인 설정이 씁쓸했다.
말을 못하게 되지만 존엄한 죽음을 위해 간 다이웰주식회사에서의 일이나 죽기 직전에 생각하는 아내와의 첫 만남 같은 기억들이 좋았다.
읽었던 4편 중에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제일 기억에 남는 단편.
코로나19라는 감염병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미래 모습 같다고나 할까.

에이의 숟가락-<숟가락이 원하는대로 하는 에이의 이야기>. 라고 하면 너무 거친 요약이고.
흔해서 뉴스에 나오지 않는 <평범한 가정>에서 에이가 태어나고 자랐으면 그러지 않았을까.
에이의 시선이 너무 무서웠다.

다행히 숟가락이 무섭지는 않았고, 주위의 사물에 대해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에 대해 생각했다.

뇌의 나무-마을 사람들은 물어야할 것만 물었다.
그것이 마을이 재앙에 흽싸이지 않고 평온하게 살아가는 비결이었다. 71쪽

굉장히 짧은 단편인데 그래서 다시 읽게 되는 단편.

화면공포증-밤에 읽으면 내가 보는 화면이 무서울 수 있다.
오늘 우연히 읽은 윈도우95가 처음 한국에 들어올 때 <Desktop>을 <바탕화면>으로 번역한 사람들도 생각나고.
모든 것이 화면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된 단편.

오래된 노래이지만 <지구본을 보면 우리 사는 지군 둥근데
부속품들은 왜 다 온통 네모난 건지 몰라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 라고 노래한 유영석의 <네모의 꿈>도 생각났다.

<부디 너희 세상에도> 인간성이 살아있기를 바라는걸까.
이 단편집의 제목이기도 한 단편을 읽어봐야 알 것 같다.

호러 좋아하는 분들은 특히 더 재미있게 읽을 단편집.

남유하작가는 제5회 과학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
제5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다.
남유하작가의 작품들을 조금씩 읽고 있는데 앞으로도 기대되는 작가이다.

가제본이라 읽지 못한 나머지 4작품과 작가의 말을 읽기 위해 <부디 너희 세상에도>도 읽어야겠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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