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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대로 서재를 공개하는 일은 하지 않겠노라 새삼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제 결혼 주례를 서주신 은사님은 제가 대학 다닐 때부터

거의 10여 년 넘게 해마다 한 두 번씩 인사를 드리러 갔었는데,

단 한 번도 당신의 서재에 발을 들여놓는 일을 허락하지 않으셨더랬죠.

물론 나중에 당신 안 계실 때 한 두 차례 들어가본 기억이 있긴 한데요.

당신께서 말씀하시길....(그대로 옮길 수는 없겠으나)

책꽂이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작가나 시인들은

일종의 산업기밀을 공개하는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그 말씀을 듣고보니 참 일리있다 싶었습니다.

누군가를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친구를 보라는 오래된 격언도 있지만

친구보다 정확한 건 책인 듯 싶어서요.

처음 서재에 리뷰 올리면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 중 하나가 이게 나의 알량한 밑천 드러내기가

되면 안 되겠단 경각심이었던 걸 보면, 당신의 가르침은 제게 참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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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11-02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의 서재를 보고 무슨 생각을 떠올렸길래...

가을산 2005-11-0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서재가 어쨌기에~~ 다시 가서 봐야겠다....  으으... 밑천.... ^^;;
우물쭈물...... , 그건 '서재'가 아니구요.... 그냥 책장이여요......  
제 책들은 다섯 곳에 분산되어 있어요.....   진짜라구요.....  잉...... 

그러고보니 바람구두님은 이전에도 서재는 고사하고 '책상' 공개도 안하셨었지요.
그런 뜻이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