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선물 3호 세트 도착

중간에 갑자기 기분이 다운되는 아니 다운당하는 일이 있었던 탓에...
(다 만들어 논 원고를 뒤집어 엎어서 처음부터 다시 가야하는 긴급 상황이 발생하는 바람에....)
업이고 다운이고 간에 도저히 서재질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여간...
내가 워낙 유능해서 생긴 일인데,
유능한 사람은 유능해서 또 일처리를 잘 한다.
어제, 그제는 그렇게 날 못잡아 먹어서 난리 부르스를 치더니...
하루가 지난 오늘의 상황은 완전히 역전되어서 우리 대장이 전직원을 데리고 나가 비프 스테이크를 사주었다. 흠, 뉘들이 오늘 먹은 비프 스테이크는 전부 어제 내가 대장에게 찟긴 가슴이란다. 흑흑...

어, 그럼... 내가 소야?

니진스키 영혼의 절규

- 바슬라프 니진스키. 본래 발레에서 남자 무용수(발레리노)의 위치는 여성 무용수(발레리나)의 보조자 위치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그것을 새롭게 탈바꿈시켜 남자 무용수의 위치를 격상시킨 이라고 흔히 알려진다.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누구보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고, 발레를 혁신시킨 안무가였다는 점이다. 니진스키를 떠올렸을 때 가장 중요한 사건은 1912년에 있었던 사건이다.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인 말라르메의 시 "목신의 오후"(목신은 그리스 신화의 판을 의미한다)에서 영감을 얻어 드뷔시가 작곡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에 니진스키가 안무하고, 직접 춤을 추었다. 니진스키의 이날 공연은 대단한 혹평과 호평 사이를 오갔는데 문제가 된 것은 니진스키의 안무 동작 가운데 일부가 외설 시비에 휘말린 것이었다. 프랑스의 문화계는 니진스키의 발레를 놓고 지지와 반대파로 나뉘어 논쟁을 거듭했고, 흥행사인 디아길레프가 공연의 지속을 위해 니진스키에게 안무 동작의 변화를 요청했지만 니진스키는 단호하게 거절했다(하긴 발레리노들의 타이즈가 좀 야한가 말이얌, 흐흐). 어쨌든 이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져 니진스키가 체포되어 공연이 중단될 사태에 이르자 "르 마뗑"지에 한 명의 남자가 이에 반대하는 사설을 올린다. 바로 로댕이었다. 뒤를 이어 아나톨 프랑스, 모네, 클레망소 등과 로댕의 옹호자들 덕에 니진스키의 공연은 계속 될 수 있었다. (이건 실제로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대개 발레 포스터엔 여성 무용수의 화려한 솔로 무용 장면이나 군무를 테마 이미지로 만들어지는 편인데, 남성 무용수를 테마로 포스터를 제작해서 홍보했더니 여성 관객 수가 대폭 늘었다더라... 웃자고 하는 말이다.)


조사코의 "고라즈데"

- 딸기님이 이야기해서 궁금했었다. 사실 발칸반도를 포함해 동유럽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다.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작품을 통해서도 그렇고, 이보 안드리치의 소설 "드리나강의 다리"에서도 느낄 수 있는 일이지만 동유럽의 정서는 서유럽과 달리 우리와 흡사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조 사코의 "고라즈데"는 만화책이다. 이런 류의 만화를  저널 코믹스라고 해야 할지, 다큐 코믹스라 해야할지 모르겠으나 저널과 다큐, 그리고 만화가 섞여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전에 보스니아 전쟁에 대해 글을 쓴 적은 있지만, 사실 이 지역에 대한 정보는 그리 흔하지 않은 편이다. 그렇기에 "고라즈데"는 우리 당대의 역사이면서도 매우 낯선 곳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낯설지 않다. 매우 낯선 곳의 낯익은 이야기가 이 만화의 내용이다. 결국 어젯밤에 모두 다 읽었기 때문에 조만간에 서평으로 자세한 말씀 올리도록 하겠다.

앙리 르페브르의 "모더니티 입문"

- 사실 나는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으며 사전 정보가 전혀 없이 탐낸 책이다. 이유는 오직 한 가지.. 저자가 앙리 르페브르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내가 불어로 된 원서를 읽을 일은 앞으로 없을 테니 말많고, 까탈스러운 불어 번역본을 읽는 일도 감지덕지이며, 그나마 많이라도 나와주면 좋으련만...하는 심정으로 "현대세계의 일상성"을 읽고 앙리 르페브르에 대해 부쩍 관심을 갖고 있어서 선물해달라고 앙탈 부린 책이다. 잘 읽으마... 지안....

 

 

죄수의딜레마

- 은하철도님 선물해주신 "죄수의 딜레마"란 책이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의 원서 표지에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서평 한 대목이 실려 있는데, 거기에 따르면 이 책은 매혹적인 폰 노이만의 전기인 동시에 게임이론과 냉전과 핵무기 경쟁에서의 그것의 역할에 관한 훌륭한 사회사이다. 나는 이보다 더 적절하게 이 책의 내용을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요약할 능력이 없다."고 하는데 내 생각도 그렇다. 잘 읽어보고 나중에 아마 한참 뒤가 될 듯 싶은데, 그때 서평을 올리도록 하겠다.

 


* 헉헉, 더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오늘 양돌규 전 갈무리 편집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필이면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전화 받으랴.. 글 쓰랴.. 잠시 바빴다. 주변 사람들이 바람구두 서재에 네 이름 나왔더라고 알려줘서 전화했단다. 흐흐. 그리고 덧붙여 물어보길... 주변 사람들이 시켜서 물어보는 건데, 일 안하고 맨날 책만 보냐고 물어봐달라고 그랬단다... 음, 일 안 하면 누가 밥 주냐고... 그랬다. 별걸 다 궁금해들 하신다. 흐흐... 돌규님... 우리 언제 한 번 봅시다. 이 말도 누군가가 전해주겠지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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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5-04-28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긴급상황이라..
님이 워낙 유능해서 생긴 일이니, 뭐, 할 수 없죠. ㅎㅎ

바람구두 2005-04-2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흐흐.

요 책들만 올리면 되네요.
보들레에르-비밀
벽초홍명희연구-비밀
히틀러평전1.2-운영
레이첼 카슨-물만두
보르헤스 문학전기
한나 아렌트/ 축복과 저주의 정치사상
프리초프 카프라/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로얼드 호프만/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마냐 2005-04-28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헷. 정말 다행이다. 구두님 올리기 전에 '고라즈데' 정리해서...휘유. (취중 정리라, 머가 먼지...아, 낮술 독하네여)

바람구두 2005-04-28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ㅇ--
잉잉, 너무해요...

아영엄마 2005-04-28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바쁜 와중에도 들렸다 감을 증거로 남기기 위하여..
어찌나 삼삼한 그녀인지,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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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4-28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건 쾅 도장보다 더 나빠요, 흐흐.

하이드 2005-04-2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아직도 안갔군요!

딸기 2005-04-29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르페브르 책... 어쩐지 읽고싶어지는 기분이... 기분이...
이스마일 카다레 소설, 사놓고 여지껏 한장도 못 봤어요. 잼있나보네. 꼭 읽어야겠당.

딸기 2005-04-29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말이죠...
생일선물 도착할 때마다 이렇게 중계방송 계속 할 생각이신가요

바람구두 2005-04-29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착할 때마다가 아니고... 이미 다 도착했지요. 중간에 바쁘기도 하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쉰 거였죠. 글구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죠.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하면 섭하다고 하잖아요.
르페브르의 것은 "모더니티 입문"은 아직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고, "현대세계의 일상성"은 읽어둘 만한 책입니다. 이스마일 카다레는 개인적으로 꽤 좋게 읽은 작가예요. 재미있냐? 글쎄, 재미는 있는데 전체적으로 어둡죠. 마르께스와는 다른 발칸반도식 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