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번째 인사드리는 건데요, 바람구두님은 기억 못하실걸요?(내가 어디에 첫 코멘트를 달았는지 알아맞혀 보시지롱~?)

다른 분들이 응모하신 거 쭉 봤는데요, 바람구두님. 피곤하시겠어요. 이렇게 어려운 책들만 읽으라고 하다니.(아니라고요? 다 내 수준이라고요? 그럼 뭐 할말 없구)

전 바람구두님이 그 책들을 읽다 머리 좀 식히고 싶으실 때 읽을 책들을 추천해 드리겠사와요. 그렇다고 이 책들이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들은 아니랍니다.

1. 책

<앰버 연대기>

  제가 좋아하는 로저 젤라즈니의 작품입니다. 이 사람의 소설은 주로 신화와 SF, 판타지를 섞어서 불사신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이 책과 <신들의 사회>,<내 이름은 콘라드> 모두 동일합니다. 이 사람은 아마 자기가 신이 되고 싶었나봐요^^

 

 

 <빼앗긴 자들>

  원래 <어둠의 왼손>을 추천하려 했는데 품절이라네요. 어슐러 르 귄의 작품으로, 이 사람으로 말하자면 SF의 틀을 빌려 사회학, 인류학적 실험을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네요. 즉, 과학실험은 실험실에서 하면 되지만 인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할 수는 없으니 머나먼 우주에 특이한 상황을 설정해 놓고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는 거지요. 이 작품을 읽어가다 보면 최인훈의 <광장>이 오버랩되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참 휴머니스트에요. 그래서 읽다보면 마음이 아파져요.

 

<강철군화>

  읽으셨을 것 같아서(위의 두 작품도) 망설여지지만 뭐, 제가 감히 상품을 노리는 것도 아니니 그냥 가죠^^

  머나먼 미래에 사회민주주의가 전세계적이고 최종적인 승리를 이루고 이상사회를 건설하여 전 인류가 행복하게 살고 있을 때, 20세기의 계급투쟁을 서술한 일지가 발견되죠. 이 책은 그 일지와, 27세기의 사회학자들이 일지에 붙인 각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주가 끝내주죠.

 

<늑대의 눈>

  제가 요즘 발견한 다니엘 페낙의 동화인데요, 제가 본 인간과 동물의 교감 중 가장 멋진 것이었다고 감히 말씀드리겠어요.

 

 

 

<우리는 모두 돼지>

  이 책은 모두 3권으로 되어 있는 시리즈 만화인데요. 제목이 <우리는 모두 돼지>, <있는 그대로 좋아>, <아무일도 아니야>입니다. 읽고 나면 아마 <우리는 모두 돼지>이지만 <있는 그대로> 좋고, 그게 <아무일도 아니>란 걸 느끼면서 마음이 편안해지실 거예요.

  부처님과 등장인물 모두 돼지로 그려져 있고, 마음을 다스려주는 아주 귀여운 명상집입니다.

 

2. 음악

이건 더 자신없는 분야인데........그냥 제가 좋아하는 노랠 몇개 적죠. 전 가사없는 음악을 즐기지 못한답니다. 음악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이 부족해서겠죠.

1)위로받고 싶을 때

<Over the rainbow what a wonderful world>

    반드시 Israel Kamakawiwoole 의 버전으로 권합니다. 사람을 위로해주는 목소리거든요. 근데, 벅스에 가서 이 사람 사진을 보고 전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는.....얼굴은 안 보시길 권해요^^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And the dreams
that you dream of once in a lullaby
Somewhere over the rainbow
blue birds fly
And the dreams that you dream of,
dreams really do come true 

Someday I'll wish
upon a star,
wake up where the clouds
are far behind me
Where trouble melts
like lemon drops
High above the chimney tops
is where you'll find me

Somewhere over the rainbow
blue birds fly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oh why, oh why can't I ?
Well I see trees
of green and red roses too,
I'll watch then bloom
for me and you
And 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Well I see skies of blue
and I see clouds of white
and the brightness of day
I like the dark and 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The colors of the rainbow
so pretty in the sky
are also on the faces
of people passing by
I see friends shaking hands
saying, How do you do?
They're really saying,
I, I love you
I hear babies cry
and I watch them grow,
They'll learn much more
than we'll know
And 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oh why, oh why can't I?

2) 고독해지고 싶을 때

<새>  이상은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성냥갑처럼 조그맣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허전함 맘으로 돈을 세도

네겐 아무 의미 없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너는 알고 있지 구름의 숲, 우린 보지 않는 노을의 냄새
바다 건너 피는 꽃의 이름, 옛 방랑자의 노래까지
네겐 모두 의미 있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어느 날 네가 날개를 다쳐 거리 가운데 동그랗게 서서

사람들이라도 믿고 싶어 조용한 눈으로 바라보며
내겐 아무 힘이 없어요
날아오를 하늘이 멀어요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가장 아름다운 하늘 속, 멋진 바람을 타는

너는 눈부시게 높았고 그것만이 너다워
가야한다면, 어딘가 묻히고 싶다면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섬으로 가지
마음을 놓고 나무 아래서 쉬는 거야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곳으로 가서
가야한다면.....

 

3) 게으름 피우는 나 자신을 정당화하고 싶을 때

<베짱이> 크라잉넛

때로는 겨울잠 자고 싶네 흰눈이 내리면 너무 추워
개미는 열심히 일할 동안 술취해 비틀거려나 보세
게으른 나는 바보 배짱이, 배짱도 없는 배짱이
그래도 나는 일하기 싫어 날보고 손가락질 한다네
멋지다! 쓰러진다! 기분좋게 달려나보세
이것이 나의 인생 눈물 나도 어쩔 수 없어
인생은 연극이지 도박이지 말도 많다네
꽃다운 나의 청춘 농약 먹고 시들어가네
도시의 공기 나의 목을 졸라 나는 숨막혀
여보게 청년 나의 말 좀 제발 들어나보소

* 너의 머리속에 순두부처럼
너의 이빨속에 송충이처럼
너의 심장속에 배짱이처럼 살아요 워

엄마 나 길을 잃고 헤맨다
언제나 철모르는 아이들처럼 유혹적 도시의 처녀처럼
춘삼월 차안비 꽃이 진다네 혼자는 너무도 외로워
연극이 끝나길 바래
고요한 어릴적 추억속엔 성탄절 구슬이 방울방울
송충이 솔잎먹고 산다네
내 눈빛속에 깊은바다가 아침햇살 받으며 일어나
바람에 날려 흩어지겠지
빠져 나오려 발버둥쳐도
빠져나올 수 없는 진흙탕에 나는 돌을 던지겠네

 

4) 내가 나 자신을 모를 때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크래쉬

사는대로 사니 가는대로 사니 그냥 되는대로 사니
사는대로 사니 가는대로 사니 그냥 되는대로 사니
사는대로 사니 가는대로 사니 그냥 되는대로 사니
사는대로 사니 가는대로 사니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

내 인생의 전부를 걸어보고 싶은 그런 니가 정말 진짜로 원하던
내 전부를 걸어보고 싶은 그런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

그나이를 쳐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
그나이를 쳐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
그나이를 쳐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
그나이를 쳐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

그나이를 그나이를 그나이를 쳐먹도록
그걸 하나 그걸 하나 몰라
그나이를 그나이를 그나이를 쳐먹도록
그걸 그걸 그걸 하나 몰라

이거 아니면 죽음 정말 이거 아니면 끝장
진짜 내 전부를 걸어보고 싶은 그런
니가 진짜로 니가진짜로 원하는게 머야

5)인간이 미워질 때

<뱀> 자우림

그래 그래 너는 그렇게 말을 하지
이제 다시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왜 내 눈을 보면서 얘기 못 해

너는 질리지도 않았니 뻔한 핑계
언제까지나 그런 식으로
도망갈 줄 알았니
언제까지나 그런 식으로 무사할 줄 알았니

난 그저 매번 이렇게 화만 내지(화만내지)
이제 다시 그런 일은 하지 말라고
왜 너를 이대로 버리지 못 해

나는 질리지도 않는 걸까 이런 일들
언제까지나 이런 식으로
살아야만 하는 걸까
언제까지나 이런 관계를 계속해야 하는 걸까

너는 한마리 뱀이지 슬슬 스르르륵
네 몸만 빠져나가면 아무 상관없이
뻔뻔스런 얼굴로
만족스런 미소를 짓지

너의 한마디 말에도 아무렇지 않게
지껄여대는 궤변과
내뱉어대는 욕설이 있지

내 인생을 망쳐놓고 웃고 있는 넌
이 모든 걸 망쳐놓고 즐거워하는 넌
한 마리 뱀이지

그래 보자 보자 하니까 심하잖아
나를 만만하게 보지마 더 이상은
이제 각오해두는게 좋을 거야
너도 뜨거운 맛을 보게 될 테니

언제까지나 그런 식으로
도망갈 순 없으니까
언제까지나 그런 식으로 참아주진 않으니까

  

3. 바람구두님의 서재

사실 전 님의 리뷰를 잘 읽지 못한답니다. 너무 부러워서이기도 하고, 너무 어려워서이기도 하지요.(가끔 안 그런 것도 있지만^^)  그래서 리뷰만 보고 아주 점잖은 분이신줄 알았는데 다른 분들과 대화하실 때 보니 그렇지도 않더만요?? 그래서(또 그래서다) 저도 말 좀 걸어볼까 하고 오늘 여기 막차를 탔어요. 앞으로 아는척 하시깁니다.

(그건 그렇고 저의 첫 코멘트를 맞춰 보시지요? 상품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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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4-08-30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참, 한마디 더. 서재이름이 너무 안 어울려욧! 사람이 이렇게 북적북적한데 뭐가 쓸쓸하단 말입니까!! 그 이름은 저한테 양보하시죠!

바람구두 2004-08-31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이야기를 두 번하게 되네요. 흐흐. 전에 로드무비님도 깍두기님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어서 말이죠. 그래서 그냥 옮겨 봅니다.
잘난 척으로 들어도 하는 수 없다 생각하면서 제 이야기를 좀 할께요. 저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찾아오는 홈피를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그 세계 안에서는 제법 알려졌다면 알려졌고, 나름대로 글빨도 되는 편이고, 아는 것도 제법 되지요. 책도 많이 읽었고, 음악, 영화도 제법 안다면 아는 축에 속합니다. 아무 말도 안하면 되는데, 말하기 시작하면 아는 것들이 줄줄 새나옵니다. 일부러 숨길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모르는 데도 아는 척하고 있지는 않아요. 더 우스운 이야기 하나 더 해볼까요? 저는 이런 말을 거침없이 하고 있는 제가 영 마뜩찮고, 재수없어요. 늘 그런 일들에 신경써 왔거든요. 가령, 초등학생 때도 저는 친구들과 어울려서 흙장난을 하고 놀기 보다는 학급문고에 집중했고, 그런 탓에 남들은 다음 학년 넘어갈 때까지 한 권도 읽지 않는 학급문고를 한 달이면 다 읽어내고 다른 반까지 기웃거리며 읽어댔지요. 아이들은 절 '잘난 척 한다'고 싫어했어요. 그 무렵 저는 그렇게 잘난 척 하는 인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거의 말 수가 없는 아이였지요), 아이들에겐 친해지고 싶지만 결코 친해지기 쉽지 않은 친구였습니다. 덕분에 초등학생 때 저는 기억에 남는 친구가 거의 없었습니다. 중학생이 되어 백일장에서 상을 타고, 학교 대표로 지역 대회 같은 데 불려다니면서부터는 제 자신이 희망했던 그렇지 않던 꼬마 문사 취급을 받게 되더군요. 그렇지만 혜택을 본 것도 있습니다. 글 혹은 지식으로 남과 좀더 다르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 덕에 어린 시절 그렇게 죽도록 감추고 싶었던 제 비밀(약점이라고 해도 좋고, 상처라고 해도 좋을)들이 감춰지더군요. 그로부터 저는 사람들이 사실은 그네들이 그렇게 입으로 말하는 것만큼 실제로는 내게 관심이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니 어느 순간엔 관심을 보이더라도 뒤돌아서면 금방 잊는다는 걸 깨달았죠. 제가 잘난 척을 하든 말든, 현학적이든 말든, 실제로 아는 것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진실로 제게 관심을 가진 이들은 드물죠. 그러니까 제가 그들의 목줄기에 잔인하게 제 이빨을 들이밀지 않는 한 말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든 로드무비님에게 제가 이런 말을 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만, 구태여 제가 그 사실을 적시해드리는 이유는? "바람 쓸쓸한 서재"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겠죠. 나름대로 잘 돌아가는 홈피를 내버려두고 알라딘 서재에서 놀고 있는 이유? 글쎄 왜 그러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 어딘가 처박혀 있고 싶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그닥 눈에 잘 띄고 싶지 않은 곳에서 또 이렇게 튀고 있어요. 어쩜, 이건 제 숨길 수 없는 잘난 척 때문인지도 모르고, 타고난 수다쟁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이곳의 누군가와 정말로 친해지고 싶어졌거든요. 누군가와 정말로 친해지고 싶다면... 우리는 더 많은 어둠의 터널을 통과해 보아야 할 테죠. 깍두기님께 제 잘난 척이 잘난 척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길 바라면서 이만 줄입니다. 흐흐.... 이 글을 재활용하게 될 줄이야....

마태우스 2004-08-3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책을 어릴 적부터 읽지 않은 걸 많이 후회했어요. 서른까지 안읽었으니 좀 심했죠. 하지만 가끔은,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어릴 적에 책을 읽어서 세상을 안다면 또래 애들과 노는 게 시들했을테고, 우월감 같은 걸 가질 수도 있었겠지요. 그렇게 되는 대신 무식한 저는 겸손을 배우고 귀염성을 기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책을 못읽은 걸 후회할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님의 코멘트, 잘 읽었습니다.

바람구두 2004-08-31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비는 나이 서른을 넘겨서 비로소 독서를 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경험이 축적된 뒤의 독서가 주는 매력에 흠씬 젖었었다고 하더이다. 황석영 삼국지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흐흐.

깍두기 2004-08-3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잘난척하는 바람구두님과 겸손한 마태님 모두 맘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