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하나 때문에 마감이 엿가락 늘어나듯 주우죽 늘어졌다.
하는 일 없이 마감이 길어진다.
이럴 땐 필연적으로 마감이 늦어진 필자를 원망하게 된다.
성질 같아선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싶을 지경이다.
(그러나 블랙리스트는 참으로 원칙이 없다. 늦게 줘도 써먹지 않을 수 없는 필자도 종종 있는 법이므로)
어쨌거나 그렇게 내 마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려져 다시는 청탁하지 않게 된 필자도 너댓은 된다.
그러나 나라고 해서 그로부터 자유롭진 못하다.
내 마감이 늦어진 탓에 덩달아 나 때문에 늦어지는 마감으로 열받는 편집자가 둘이나 된다.
마감의 연쇄사슬, 악순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