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활동을 위해 이동 도중 무장단체에 납치당한 일행들의 지난 13일 인천공항을 출발하기 전 모습.

아프가니스탄으로 선교 및 봉사활동을 나간 한국인 23명이 무사히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의 품으로 되돌아갈 수 있길 기원합니다. 어떤 이들은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이슬람권 국가까지 찾아가 선교활동을 한다고 비난하지만, 그런 생각도 들긴 합니다. 종교의 힘마저 아니라면 지금 이 시대 과연 어떤 사람들이 있어 남을 돕기 위해 목숨을 걸까. 맨처음 탐험가(지리학자)가 와서 지도를 만들고, 그 뒤엔 인류학자와 선교사가 오고, 맨 마지막에 군대가 와서 식민지를 만든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또 아프리카의 어떤 지도자는 독립을 찾게 되면 가장 먼저 인류학자와 선교사들을 추방하겠다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근대 초의 식민지 경험에 입각해서 바라볼 때, 앞서의 말들은 모두 맞을 테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아프가니스탄엔 이미 군대가 들어가 있고, 오랫동안 식민지 혹은 분쟁 지역으로 고통받아오던 지역입니다. 이제 그들이 안전을 위헙받는 상황에서까지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 의료봉사활동(물론 주된 목적이 선교활동일지라도)을 하는 모습은 참 기독교인의 모습이라면 모습이지 비난받을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그간 한국 개신교의 문제들이 이번 사태에 중첩되는 측면은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랍된 이들이 선교 목적으로 갔다고, 국가에서 말리는 데도 갔다고 흉보듯 말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참 잔인하게 보입니다. 그와 같은 이야기들은 결국 국가에 이득도 안 되는 일을 왜 자청해서 이렇게 문제를 일으키냔 논리일 테니까요.

그러나 국익만이 우리들의 유일한 잣대일 때, 우리의 양심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지금은 그들의 무사귀환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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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3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7-07-2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국익이냐 아니냐의 차원에서 저는 그들을 비난한 아닙니다. 오히려 제게 있어 국익이란건 어떤 사안에 대해서 판단할 때 아주 부차적인 작은 요소에 불과합니다. 저들의 '참 기독인'의 모습이라는 것이 타 종교인들에겐, 타인들에겐, 어떻게 받아들여질까를 생각해봐야합니다. 아프간의 상황이 안좋은건, 원래도 그랬지만, 미국의 폭격도 커다란 원인이 됐겠죠. 미국의 우방이라 자처하는 우리가, 폭격한 선발대가 빠지고 뒷처리를 위해 군대를 파견하고, 국가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하는 교회의 신도들이 봉사를 한다고 갔는데, 현실을 직시해볼 때 복음전파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단기선교라고 하는것, 봉사를 해봐야 얼마나 하고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까요. 국익의 차원은 완전히 떠나서, 말씀드렸습니다.

바람구두 2007-07-23 11:18   좋아요 0 | URL
아프락사스님께...
미국의 폭격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워낙 서방언론의 영향으로 이라크의 상황에 집중하여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이 덜 주목받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전투의 심각성, 민간인 피해 등은 아프가니스탄이 이라크에 비해 극심하면 극심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뒷처리를 위해 그곳에 갔다는 아프님의 지적은(전체적인 맥락은 이해하지만) 부합되지 않는 측면이 많습니다. 한국군의 파병은 실질적인 활동 보다는 과거 미국이 베트남전쟁에 다른 인접국가들을 끌어들인 것과 흡사한 양태입니다. 베트남전쟁에 우리는 전투병을 보냈지만 다른 대부분의 나라에선 상징적인 의미에서 의장대를 보내거나 의료진 정도를 파견하는 것 말입니다. 대신에 미국은 이렇게 많은 나라들이 우리를 지지하고 지원한다는 정치적 의미에서 요구하는 것이겠지요.

물론 어느 측면에서 보았을 때 한국의 개신교가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 가서 행하는 선교 활동은 과거 미국의 개신교가 한국에 와서 행하던 선교활동과 다르지 않은 부분이 있고, 그래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이들은 다른 나라들도 많은데 구태여 위험한 아프가니스탄을 택했을까요? 저는 그것이 단기간의 행위이든, 실제의 뜻은 복음전파에 있든 위험에 처한,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인간을 구한다는 점에서 그리스도 정신의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지적하고 싶었던 부분 중 하나는 지금 이 시대 우리 사회에서 타인(국)을 돕는 행위가 그나마 종교적 열망 이외 다른 의도로 나오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는 겁니다.(예를 들어 요즘은 대학생들의 농활 같은 활동 역시 봉사 점수로 점수가 매겨지는 거라고 하더군요.) 물론 이런 일들이 교회 차원이 아닌 NGO나 국제기구를 통해서도 할 수 있는 일이란 지적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일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저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방도 후방도 없는 위험한 지역에 알면서도 왜 갔느냐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인질이 되려고 그 먼 곳까지 간 사람은 없을 겁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가야할 그들만의 이유가 있었겠지요. 최소한 그들이 누군가에게 해꼬지하려고 간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제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런저런 이야기들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이들이 무사귀환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지금은 그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마늘빵 2007-07-23 11:19   좋아요 0 | URL
바람구두님의 긴 댓글 잘 읽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는 알겠습니다. 그게 크게 보면 그들을 비난하는 이들과도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한 의미에서의 '봉사'라고 볼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듭니다. 타인을 돕는 것이 종교적 차원이 아닌 다른 형태로 이루어지는게 어려워진 시대라는 것에도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더불어 이것도 한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봉사라는 것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중 어느 쪽에 무게가 실려있는지를. 저는 전자보다는 후자를 우선시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의견이 조금 달랐습니다. :) (물론 이것도 아프간내의 여러세력중 도움을 원하는 쪽과 원하지 않는 쪽을 구분지어 생각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러면 또 상황이 복잡해지지요. )

바람구두 2007-07-23 13:11   좋아요 0 | URL
아프님은 저보다 더한 이상주의자인 듯 싶어요.
이 말은 인간이 자신 이외의 존재를 위해 봉사하거나 희생하는 입장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아프님이 더 낙관적인 듯 싶어 드리는 말씀입니다. 저는 자기 만족 없는 희생이나 봉사는 없다고 보는 편입니다. 물론 봉사란 나의 입장보다는 상대의 입장을 우선시할 때 좀더 진실성을 인정받겠지만 지금 우리는 받는 사람의 입장에 대해서는 그나마도 모르지 않습니까.
저는 다만 현재 목숨을 위협받고 있으며 인질로 잡혀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 있는데 우리가 나서서 회초리를 드는 모습, "위험한 데 왜 갔어, 그게 봉사야, 선교 때문에 간 거지. 나라에서 가지 말라면 가지 말아야지."라며 언론이나 우리들이 떠들어대는 모습이 현재로서는 결코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겁니다.

마늘빵 2007-07-23 13:24   좋아요 0 | URL
^^ 네 무슨 말씀인지 알았습니다.

바람구두 2007-07-23 18:32   좋아요 0 | URL
아프님은 이미 잘 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제 댓글의 논지가 아프님이 지적하려는 바를 모르거나
동의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란 거 아실 거라 생각해요. ^^;;;

조금 전에야 아프님이 이것과 관련한 제법 긴 페이퍼를 쓰셨다는 걸 알고, 가서 읽어봤답니다.
기본적으로는 아프님의 의견에 동의하고, 나름 진지하게 접근한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칼로 매듭지을 수 있을 만큼 간단한 상황은 아니란 거겠죠. 일단 저는 그들의 행위를 선의로 해석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살아돌아와야 야단도 치는 거지, 그야말로 순교하고자 하는 이들(탈레반)이 또다른 순교를 만들어내는 상황은 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론의 향방이란 일순간에 변할 수도 있으니까요.

2007-07-23 1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7-07-23 13:12   좋아요 0 | URL
내 말이 그 말이네. ^^;;;
그런데 둘이 편 먹은 걸로 남들이 보면 어쩌나? 흐흐...

paviana 2007-07-23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바람구두님의 말씀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시는군요.
저도 실은 비난했거든요.맞아요 일단은 무사귀환을 바라는게 제일순위겠네요.
아프님글도 구두님 글도 모두 좋아요.(귀 얇은건가요 ^^;;)

2007-07-23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7-07-23 22:43   좋아요 0 | URL
일단 고맙습니다. ^^;;;

2007-07-23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7-07-23 23:52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이 글을 올리고 난 뒤
좀더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고 글을 쓰자는 반성 아닌 반성은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누군가를 옹호해주고 싶어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모르고 옹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때로 무책임하기까지 할 겁니다.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말을 좋아합니다.
어쨌든 그런 까닭에 얼마전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킨 조승희에 대해서도 그의 입장을 옹호까진 아니어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또 꽤 오래 전 일인데요. 거의 10년 가까이 되어가는 일입니다만, 인천의 인현동이란 곳에서 화재 사건이 있었습니다. 시험을 마친 남녀 고등학생들이 인현동의 한 호프집에 놀러갔다가 화재가 나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많은 이들이 죽었습니다. 생떼 같은 자식들을 잃은 부모들이 교육청이나 시청에 항의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여론은 이런 식으로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첫째는 왜 학생들이 가지 말라는 곳에 갔느냐? 문제아들이다.
둘째는 학부모들이 자식의 죽음으로 보상금 협상을 벌인다는 식의 반응이었습니다.

자신의 종교가 중요하다면 남의 종교도 존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남의 종교 성지에까지 들어가서 자기 종교의 전례의식을 행하거나 상대가 개종을 전제로 한 구호 활동을 잘못 받았을 경우 죽음까지 각오해야 하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구호를 빙자로 한 선교 행위엔 분명히 문제가 있고, 저역시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앞서 인현동 호프집 화재 사건 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청소년들이 호프집에 간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그 잘못이 죽어도 좋을 만큼의 잘못도 아니고, 그 아이들이 그곳에 죽으러 간 것도 아니라고요. 같은 맥락에서 지금 아프가니스탄에 구호 혹은 봉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관광을 겸한 선교행위를 하러 간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저는 우리들이 설령 모르고 행한 일일 지라도 책임은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인질로 붙들렸고, 지금 생과사를 넘나드는 고통에 처한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죽어도 괜찮다는 혹은 죽어도 싸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퍼져나가는 방식엔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그들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비난 혹은 비판 하는 모든 이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며 도리어 저 역시 그들의 행위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는 편입니다.

또 한 가지는 지금 인터넷을 통해 벌어지는 수준의 논쟁은 결국 그간의 한국기독교가 지닌 문제에 대한 감정적 토로, 해소 이외의 것은 아니며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때 문제는 또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살아 돌아오길 바랍니다.

마늘빵 2007-07-23 23:43   좋아요 0 | URL
바람구두님 이 댓글 참 좋습니다. :)

2007-07-24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기세덱 2007-07-24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신문을 읽으면서 기독교단체의 낯뜨거운 성명 소식을 접하고 좀 화가 났습니다. 이래저래 말들이 많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기독교인이건 일반인이건-이 23명의 청년들이 무사귀환을 바라고 있는 이때에, 자기들은 관계 없다는 식의 성명을 내놓았더군요. 스스로 기독요인을 자처하는 저로서는 기독교가 결코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선교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죽음이 앞을 가려도 말이에요. 오늘날 기독교가 있기까지는 선교=순교라는 순교자적 모습에 있었다고 봅니다. 우리가 어리석어 보이는 '공격적 선교 활동'까지도 성경에 근거하여 볼 때 합당한 측면이 있기도 합니다. 그걸 따지자는 것은 아니고, 기독교 단체까지 나서서 이번 피랍된 23명의 청년들이 선교활동과는 무관하다는, 결국 자기네들과는 관계 없다는 투의 성명을 보고 배반 당한 기분이 들더군요.
전체적으로 바람구두님의 페이퍼에 동감하면서, 23명의 청년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온 국민이 바라는 이 때에, 가장 앞장서서 단식철야기도를 해도 모자랄 사람들이 하는 행태를 보고 허탈하기까지 합니다.
바람구두님 같은 분들도 그들을 감싸 안으려는 이 마당에 말이에요. 저는 한 없이 부끄러워져요.ㅠㅠ;;

바람구두 2007-07-24 22:47   좋아요 0 | URL
저 같은 사람이 뭐요?
흐흐, 제가 평소에 좀 까칠했나요?

2007-07-24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24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