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이 없어 자판기 커피를 먹지 못해 과실로왔다. 공용커피믹스는 다 소모되었고 어느분의 책상 언저리에 커피믹스 하나가 있었다. 마시고 슬쩍 채워 놓을 요량으로 마시고 있다. 온 김에 학교 세미나 공지를 하려고 컴을 켜는 순간 전화가 울린다. 따르릉~ 토요일은 근무시간이 아니기에 안받아도 되지만 혹시나 받았다.  건조하고 좀 부자연스러운 억양의 ARS여성의 음성이 들린다. 그내용은.

"국민보험공단에 고객님의 돈이 적립되어 있어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다시 들으시려면 1번,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9번을 누르세요."

9번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무슨 일이죠?"
"예 고객님 앞으로 6십만원이 들어와 있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
"고객님은 2002년 부터 2007년까지..."
"저기요. 좀 속는 사람있나요?"
"예? 감사합니다."
"....그거 하지 말고 좋은 일하세요."
"감사합니다."

팍팍한 인생.
대다수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이미 한국의 최하계층을 형성해온지 오래인 중국에서 온 조선족들은 더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찌해야 하나. 내가 가볍게 말한 '옳은'얘기 이상으로  그 분은 메마른 현실에서 선택지가 극도로 제한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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