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뒤면 ‘자유로운 물’이라는 회사가 이 동네 샘물의

주인이 될 거란다. 물을 마시고 싶으면 그 회사한테

돈을 내고 사서 마셔야 하는 거지.”

 

 

 

 

 

 

물과 공기에 주인이 있을까요?

 

소녀 마르타는 차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며 할머니 집으로 향합니다. 유리창에 떨어져 흘러내리는 빗물을 보며 문득 목마름을 느끼지만 할머니 집 마당에 있는 분수대의 깨끗한 물을 떠올리며 즐거워합니다. 드디어 할머니 집에 도착한 마르타는 깜짝 놀랍니다. 분수대에 물이 없어졌으니까요. 그런 마르타에게 할머니는 말합니다. ‘자유로운 물’이라는 회사가 동네 샘물을 소유하게 되었다는 사실을요.

물은 모든 생명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자연의 선물입니다. 공기도 마찬가지고요.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기업이 독점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물을 차지하려고 싸우다 죽는 일들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모두를 위해 국가나 공동체가 물을 잘 관리하고, 공평하게 나누어 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누군가 이익을 위해 물을 독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익을 위해 사기업이 물을 독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마르타는 지붕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고, 끔찍한 꿈을 꾸게 됩니다. ‘자유로운 물’이란 회사가 물의 유일한 주인이 되어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꿈을요.

회사는 이 땅의 유일한 물의 주인이니까 폭풍이 몰고 온 비도 회사 소유가 됩니다.

굵은 빗방울은 작은 빗방울보다 더 비싸게 팔겠지요.

비가 많은 여름에는 백화점 세일 하듯이 물을 할인 판매할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물을 ‘물 은행’에 저금할지도 모르고요.

그리고 ‘물 은행’은 하늘에도 있습니다.

비를 품고 있는 구름이 바로 은행과 마찬가지지요.

그래서 구름이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구름을 잡고 있는 장치도 만들어야 할 겁니다.

바람도 불지 못하게 해야 하고,

물이 증발하지 못하도록 태양도 떠오르지 못하게 할지도 모릅니다.

수없이 많은 물방울로 이루어진 무지개는 부자들의 사치품이 되고 말 겁니다.

많은 돈을 내야만 구경할 수 있게 할 테니까요.

사람들은 연못의 오리들과 싸워야 할지도 모릅니다.

연못의 물을 모두 퍼가야 할 테니까요.

회사는 지하 동굴의 입구도 막을 겁니다.

동굴 속에도 흐르거나 고여 있는 물들이 있으니까요.

나무줄기 움푹한 곳에 고인 물, 나뭇잎에 맺힌 물,

지붕 처마 물받이에 고인 물을 마시는 참새들에게

회사는 물값을 받아내려 할지도 모릅니다.

풀잎 등에 맺힌 이슬도 특수 제작한 진공청소기 같은 것으로 몽땅 빨아들일 거예요.

그런 물에 함부로 손을 대었다가는 도둑으로 몰려 잡혀갈지도 모릅니다.

마르타는 꿈에서 세상의 모든 물을 모으는 배수관 모양의 팔과, 세상의 모든 물을 가둔 수없이 많은 물병을 봅니다. 물에게 제발 그 팔로부터 병으로부터 도망가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때 다행히 할머니가 잠꼬대하는 마르타를 깨웁니다. 그러고는 물 한 잔을 줍니다. 물론 마르타는 단숨에 물을 들이켰지요. 물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여러 가지 모양과 맛과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마르타는 생각합니다. 자유처럼요.

 

석유보다 비싼 물

 

예전에는 저렴한 수돗물을 그냥 마시거나 깨끗한 냇물을 마셨지만, 지금은 집에서는 정수기를 설치해 물을 마시고, 밖에서는 생수를 사서 마셔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편의점에서 비싼 생수는 500밀리리터에 1,500원 정도고 세금과 수질개선부담금을 빼더라도 1,250원 정도가 물값입니다. 그럼 석유는 어떨까요? 휘발유 1리터가 2,000원이라 했을 때 세금을 뺀 면세유 가격은 1,100원 내외입니다. 세금을 뺀 물 500밀리리터는 1,250원이고 세금을 뺀 휘발유 1리터는 1,100원. 물이 석유보다 비싼 현실은 이미 우리에게도 와 있는 것입니다.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에서만이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나 이미 물은 석유보다 비쌉니다. 석유를 차지하려고 전쟁까지 하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언젠가는 물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이미 이러한 우려와 경고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물을 함께 잘 관리하고 나눠 쓰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줄거리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 할머니 집에 도착한 마르타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할머니 집 정원에 있는 조그만 분수대의 물이 메말라 버린 거예요. 누가 물을 도둑질해 간 것일까요? “얼마 뒤면 ‘자유로운 물’이라는 회사가 이 동네 샘물의 주인이 될 거란다. 물을 마시고 싶으면 그 회사한테 돈을 내고 사서 마셔야 하는 거지.”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옳지 못한 일은 참지 못하는 마르타는 화가 났어요. “그건 공정하지 않아요! 물은 모든 사람의 것이잖아요!”

마르타는 빗소리를 들으며 바로 잠이 듭니다. 마르타는 꿈에서 물을 소유한 주인이 저지르는 횡포를 목격합니다. 할머니 덕분에 악몽에서 깨어난 마르타는 할머니가 떠다주신 물을 시원하게 마십니다. 그 물맛이 마르타는 꼭 자유의 맛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속으로

 

“앞으로 몇 시간은 물이 안 나올 거다.”

할머니가 말했어요.

“수도관 연결 공사를 하고 있거든.

몇 달 뒤에는 ‘자유로운 물’이라는 회사가

이 동네 샘물의 주인이 될 거야. 물을 마시고 싶으면

그 회사한테 돈을 내고 사서 마셔야 하는 거지.”

“그건 공정하지 않아요!”

마르타가 소리쳤어요.

“물은 모든 사람의 것이잖아요!” -p.12~14

 

‘자유로운 물’이라는 회사가 물의 유일한 주인이 되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얼마에 팔까요?

폭풍우라도 오면 더 많은 돈을 벌게 되겠지요?

빗방울 하나하나에 가격표를 달아서 팔지도 몰라요.

굵은 빗방울은 물을 더 많이 담고 있어 값이 더 나가고

작은 빗방울은 값이 덜 나갈 테니까요. -p.19

 

구름이 자기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해야겠지요.

딴 곳으로 가 버리지 못하게 묶어 두어야 할 거예요.

바람도 불지 못하게 해야지요.

그러지 않으면 돈이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릴 테니까요.

그런데 다시 태양이 나오면 어떻게 해요?

소중한 물을 보관하고 있는 은행이 몽땅 증발해 버리잖아요! -p.27

이슬도 빼놓으면 안 되지요.

이슬은 얼마를 받으면 될까요?

특별한 진공청소기로 이슬을 몽땅 빨아들여서

누구도 공짜로 가지고 가지 못하게 할까요?

물을 마음대로 가져가는 사람은 도둑으로 몰릴 수도 있겠네요!

늑대와 양 이야기가 떠올라요. -p.34

 

저자 소개

 

지은이 : 엠마누엘라 부솔라티

 

아이들을 위해 이야기를 지어내고, 책을 만들고, 그림 그리는 일을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1974년부터 어린이책을 만들기 시작했고, 2006년까지 이탈리아의 어린이책 출판사인 코치넬라에서 편집장으로 일했습니다. 엠마누엘라 부솔라티 선생님이 펴낸 책은 프랑스, 영국, 독일,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타라리 타라레라》라는 작품으로 2010년 이탈리아 최고의 어린이문학상인 안데르센 상을 받았습니다.

 

옮긴이 : 유지연

 

미국 에머슨 대학에서 출판학을, 보스턴 대학에서 스페인문학을 전공했습니다. 현재 저작권 에이전시를 운영하며, 외국 그림책을 한국에, 한국 그림책을 외국에 소개하고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세상이 자동차로 가득 찬다면》 《모래성과 용》 《뒤죽박죽》 《내 발이 최고야》 《고래상어 팀발이 배탈 났어요》 《아가야, 잘 자!》 《나의 작은 동물 농장》 ‘내가 그린 그림’시리즈가 있습니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따라쟁이 나나의 자아 찾기

 

어린 시절엔 우상처럼 여겨지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 대상으로는 형이나 누나, 언니 또는 선생님, 어쩌면 또래 친구인 경우도 있다. 자기에겐 서툴고 어려운 일을 뚝딱뚝딱 해치우는 것을 보면 부러움과 존경과 시샘하는 마음이 교차한다. 그래서 뭔가를 혼자 힘으로 해보려다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고는 의기소침해진 일도 있을 것이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나나도 그런 상황을 맞고 있다. 나나에게 최고의 우상은 바로 언니다. 세상 모든 동생들이 그러한 것처럼 나나는 늘 언니를 닮고 싶었다. 언니의 세상은 자기와는 달리 늘 멋지고 근사하게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나도 언니처럼 팬케이크 만들기에 도전한다. 그리고 언니가 만든 것과는 다르지만, 자기만의 독특한 맛을 낸 팬케이크를 만들어 낸다. 자신감을 얻은 나나는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게 된다. 《따라쟁이 나나》는 누구나 자기만의 길을 찾을 수 있음을, 실패와 성공은 종이 한 장 차이임을 알려 준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와 자신감, 약간의 칭찬과 조언임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다! 또한 성공도 없다!

 

나나에게 최고의 우상은 바로 언니다. 언니는 그림도 잘 그리고, 재미있는 놀이도 많이 알고 있다. 언니는 때로 아름다운 공주이고, 지구를 지키는 슈퍼맨이며, 못하는 게 없는 세상 최고의 마술사다. 나나는 늘 그런 언니를 닮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니가 만든 맛있는 팬케이크를 맛본 뒤 나나도 용감하게 팬케이크 만들기에 도전한다. 하지만 처음 하는 일에 실수는 당연히 따르는 법! 설탕 대신 소금을 치는 바람에 그만 맛이 이상해지고 만다. 그때 이상한 맛의 팬케이크를 새로운 맛으로 재평가해 주는 이웃집 아줌마가 등장한다. 나나에게 원칙처럼 정해진 길만이 아닌 다른 길도 있음을 알게 해준 길잡이나 다름없는 사람이었다. 이 사건 덕분에 나나는 따라쟁이 탈출에 성공하고, 자기만의 길을 당당히 열어 간다. 팬케이크를 만들어 보겠다는 나나의 용기와, 또 다른 길도 있음을 알려 준 주위 어른의 시기적절한 칭찬이 나나의 자아존중감을 일깨워 준 것이다.

지금 여러분의 아이에겐 혼자 해보겠다는 의지와 시기적절한 약간의 도움만이 필요한 지도 모른다. 기억하라! 아이에게 뭔가를 해주기 전에 필요한 한 마디. 󰡒한번 해봐! 너도 할 수 있어!

 

매력적인 부록

 

《따라쟁이 나나》는 아이들이 자기의 능력을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귀엽고 깜찍한 나나의 모습과 정감 있는 일러스트는 아이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그림책은 매력적인 두 개의 부록을 담고 있다. 먼저 나오는 ‘팬케이크 요리법’은 아이에게는 자신감을, 가족에게는 함께하는 기쁨을 선사해 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부록인 ‘나나 캐릭터 종이인형’은 아이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저자에 대하여

 

쓰고 그린이 : 치엔 인(錢茵) - 남아프리카에서 태어났고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덕분에 편견 없는 가치관과 따스한 감수성을 지닐 수 있게 되었고, 나이와 국적에 상관없이 대다수 사람들이 공감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특별한 재주를 지니게 되었다. 작가는 미국 메릴랜드 대학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상업 디자이너로 오랜 기간 근무했다. 그러다 순수 회화 창작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곧바로 동화 작업에 빠져들게 되었다.

 

옮긴이 : 임지영 - 청주 서원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북경 영화학교에서 공부했다. <문학21>을 통해 등단한 후, 현재 중국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마법의 바이올린》, 《루쉰의 편지》, 《중국 역사 오류사전》, 《좋은 생각이 행복을 부른다》, 《바보 온달, 조조와 지혜를 겨루다》, 《날개 잃은 천사》등이 있다.

 

지은이의 말

 

어릴 때부터 나는 《피터 팬》이나 《신드바드의 모험》 같은 동화를 읽으면 금방 잊어버리곤 했어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같은 판타지 동화도 마찬가지였어요. 신기하고 놀라운 모험의 세계로는 쉽게 빠져 들었지만, 또 그만큼 쉽게 잊어버렸지요.

 

대신에 《작은 아씨들》의 네 자매 사이에 벌어지는 시시콜콜한 일들은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요. 이처럼 소소한 일들은 늘 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어요. 그리고 어느 순간이 되면 삶의 진실을 보여 주곤 한답니다.

유년 시절을 떠올려 보세요. 아이들은 감수성이 아주 예민하죠. 깨알같이 작은 일에도 금방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거나 반대로 의기소침해지기도 해요. 어른들이 볼 때는 별것 아닌 일이 어린 친구들에게는 커다란 기쁨이나 상처가 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쟁이 나나》는 어린 시절 내가 겪은 성장통의 한 단면을 담은 이야기예요.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라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평범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진정성을 담아 낼 수 있다면, 우리는 물론이고 아이들 인생에도 찬란한 빛을 더해 주리라 믿고 있답니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색깔 없이 색깔을 말하는 책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의 주인공은 토마스라는 소년이다. 소년은 노란색, 빨간색, 갈색, 파란색, 회색, 무지개색, 초록색, 검은색 등 색깔 세계의 여행으로 우리를 이끈다.

󰡒내가 어떻게 색깔을 느끼는지 들어볼래?󰡓 󰡒노란색은 코를 톡 쏘는 겨자 맛이고, 병아리 솜털처럼 보들보들한 느낌이야.󰡓 󰡒빨간색은 딸기처럼 새콤하고 수박처럼 달콤해. 하지만 넘어져 무릎에서 피가 날 때처럼 아픈 느낌이기도 해.󰡓 󰡒갈색은 바스락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야. 초콜릿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가끔 고약한 똥 냄새도 나.󰡓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색깔들 중에 왕은 검은색이야. 검은색은 엄마가 나를 꼭 안아줄 때 내 뺨을 간질이는 엄마의 부드러운 머리카락 색깔이거든.󰡓

토마스와 함께하는 여행길에 우리는 낯선 것들이 아닌 일상의 평범하고도 흔한 사물들을 만나게 되지만, 그 만남은 낯설기도 하고 신선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 책은 여러 가지 면에서 독특하고 특별한데, 그 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것은 색깔여행의 안내자인 소년이 시각장애인이라는 데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시각장애아를 대상으로 하는 책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책은 비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다. 비시각장애인들, 그러니까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어떻게 색깔을 느끼는지, 어떻게 세상과 관계 맺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덤으로 낯설게하기의 한 방법을 보여주는 이 책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받는 계기를 얻게 될 것이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독창적이면서도 인간적인 그림책

 

볼로냐 라가치상 심사위원단은 만장일치로 메네나 코틴과 로사나 파리아의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원제:El libro negro de los colores)을 ‘뉴 호라이즌’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윤리적 가치를 심어줄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이며, 모든 계층의 독자들에게 신선한 기쁨을 주는 책이라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이 책의 저자들이 촉각과 후각, 미각을 이용해 색깔을 표현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이 인지하는 공감각적인 색의 세계를 비장애인에게 전달하고자 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단은 이 그림책이 미학적인 면에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며, 비장애인에게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해 준다고 평가했다. 절제된 우아함이 돋보이는 일러스트레이션은 오랜 고민과 노력의 결실임을 인정했고, 󰡒기존의 한계와 틀을 깨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독창적이면서도 인간적인 그림책󰡓이라고 극찬했다.

 

눈을 감고 손끝으로 보는 그림책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은 꽤 특이한 그림책이다. 마치 ‘어둠속의 대화’(Dialogue in the Dark) 특별전을 그림책으로 옮겨 놓은 듯하다.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의 텍스트는 점자와 묵자(글자)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라,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돌출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손으로 느껴볼 수 있을 만큼은 된다. 그림 또한 부조 형식으로 약간 돌출되어 있다.

책은 온통 검은색으로 인쇄되어 있고, 오직 글자만이 하얀색이다. 하지만 토마스는 촉각과 후각, 청각과 미각을 자극하며 다양한 색깔들의 세계로 우리를 능숙하게 안내해 준다. 얼핏 보면 온통 검고 단조로워 보이는 책이지만 우리의 오감을 총동원하면 그 안에 아름다운 그림들이 새겨져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눈을 감고 손가락으로 그림을 더듬으며 읽는 책이다. 시적이기까지 한 글을 음미하며 손끝으로 그림을 느끼다 보면 아름다운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토마스에게, 또 우리에게 최고의 색깔이 어떤 색깔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창의력을 죽이는 시각 제일주의에 대한 반성

 

시각은 우리가 현실을 인지하고 이해하여 세상과 관계 맺기 위한 중요한 도구임에 분명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도구는 아니다. 시각장애인들은 미각과 촉각, 후각 등의 여러 감각을 통해 세상과 관계를 맺고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들의 방식으로 우리가 세상을 느낄 수 있다면 이 세상은 보다 창의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미츠시마 타카유키라는 일본의 유명한 시각장애인 화가의 말은 그래서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보지 못하는 것은 장애가 아니고 문화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보는 문화가 있다면 보지 못하는 문화도 있습니다.

보는 문화와 보지 못하는 문화와의 만남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은 바로 이러한 만남을 통한 작은 결과물이자 가능성이다.

 

## 수상내역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그림책으로 인정받으며, 2007년 볼로냐 라가치상 ‘뉴 호라이즌’ 부문 수상작으로 뽑혔다. 또한 미학적인 면에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는 평가에 걸맞게, 여러 나라에서 그래픽아트 부문과 도서 부문을 넘나들며 상을 받은 작품이다.

2007 볼로냐 라가치상 뉴호라이즌 부문

2007 베네수엘라 도서은행 선정 최우수아동문학상

2006 미국 그래픽아트산업협회 선정 베니상

2006 멕시코 문화예술부 선정 제11회 국제아동문학상

2006 멕시코 출판산업협회상

2006 멕시코 그래픽아트상

 

## 저자 인터뷰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은 어떤 그림책이죠?

 

검은 색 배경 위에 펼쳐져 있는 부조 형태의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볼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텍스트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가 어우러져 있는 책이에요. 독자들은 일러스트레이션 위로 손가락을 움직이며 기존의 책읽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책읽기를 경험하게 될 거예요.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은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만드신 책인가요?

 

텍스트가 점자로도 되어 있긴 하지만 이 책은 볼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해 만든 책이에요. 실제로 시각장애인이 이 책의 점자를 읽기는 어려워요. 비시각장애인들이 시각장애인들의 세상을 경험하고 이해하게 하고 싶었어요. 볼 수 있는 아이들이 시각장애인들이 촉각, 후각, 미각, 청각 등 모든 감각을 통해 색깔을 느끼고 세상과 관계 맺고 있음을 알게 된다면 그들을 불쌍히 여기기보다는 놀라움과 부러움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다고 특별하게 봐달라는 건 아니고요, 그들도 우리처럼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똑같은 사람들임을 알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들의 세상도 아름답다는 걸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편견의 창을 열고 다른 사람들이 안고 사는 문제들을 조금이라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에요.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이 비주얼이 중시되는 현시대에 어울리는 책인가요?

 

우리는 비주얼의 홍수 속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는 세상에 살고 있어요. 비주얼이 우리 삶의 중심에 놓여 있다 보니 우리는 점점 더 겉모양만 중시하는 피상적인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어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바로 코앞에 있는 것만 보죠. 현실이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이라는 걸 깨닫지 못해요. 시각은 의심할 여지없이 우리의 현실을 이해하고, 관계하고, 적응하기 위한 훌륭한 도구죠. 그렇지만 그게 유일한 건 아닙니다. 우리는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감각들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이 책은 오감을 이용해 세상을 바라보는 좋은 예가 될 것이라 믿어요.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은 어떻게 기획하신 책인가요?

 

저는 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이 어떠할지 항상 궁금했어요. 그들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자 노력하면서 토마스라는 시각장애인 꼬마의 이야기를 만들어냈죠. 우리는 시각장애인들이 어떻게 색깔을 이해할 수 있을지 그들의 입장에 서서 느끼려고 노력했어요.

 

저자 소개

 

글쓴이 메네나 코틴

 

메네나 코틴은 1950년에 태어났다. 미국 뉴욕 파슨즈 디자인스쿨과 프렛 인스티튜트에서 그래픽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 등을 공부했다. 현재는 그래픽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며 책을 만들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어린 독자들에게 상상력 넘치고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줄 수 있는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거꾸로 보는 세상》, 《흑인 천사도 그려 주세요!》등 여러 작품이 있다.

 

그린이 로사나 파리아

 

로사나 파리아는 1963년에 태어났다. 베네수엘라의 유명한 그래픽디자인 학교에서 공부한 뒤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현재 스페인,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여러 나라에서 그녀의 책들이 출판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까만 소녀 니나의 비밀》 《소년과 새》등이 있는데, 《소년과 새》는 2000년에 뮌헨 국제 청소년 도서관에서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250권󰡑 목록에 올랐다.

 

옮긴이 유 아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다. 동시통역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스페인과 중남미의 좋은 그림책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아주 놀라운 생일 선물》 《얘가 먼저 그랬어요!》 등이 있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네가 태어난 날, 엄마는 그곳에 없었어.

엄마는 집에서 네 엄마가 될 날을 기다리며,

네가 어떤 아이일지 상상하고 있었단다.”

 

네가 태어난 날, 엄마는 그곳에 없었어.

 

그림책의 화자인 엄마는 아이가 태어난 날 그곳에 없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엄마가 그곳에 없는 건 어떤 상황일까? 가슴으로 아이를 낳을 때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가슴으로 아이를 낳은 엄마는 매년 아이의 생일이 돌아올 때마다, 아이가 나누어 준 마술처럼 신비한 사랑을 되새겨 본다. 그리고 생일에 아이와 함께 했던 일들을 일기처럼 기록한다. 그 기록은 아이를 데려 오기 전부터 시작하여 여섯 번째 생일을 맞이하기 전까지 이어진다.

엄마의 사랑 속에서 커 가는 아이의 모습은 여느 집 아이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입양 가정이라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인 것이다.

《너의 생일이면 언제나》는 엄마와 아이의 따뜻한 사랑을 담담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입양에 대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지만, 입양을 생각하며 흔히 느낄 수 있는 막연한 두려움과 선입견을 떨칠 수 있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입양된 아이는 그냥 아이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너의 생일이면 언제나》는 입양을 소재로 한 그림책이지만, 엄마와 아이의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그림책일 뿐이다.

 

“너의 생일이 돌아올 때면 언제나,

엄마는 네가 우리에게 나누어 준 마술처럼 신비한 사랑을 가만히 되새겨 본단다.

너무나 먼 곳에서 너를 그리워하며 살아갈,

네 고향의 부모님도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구나!

(뒤표지 글 중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이, 아이에게 엄마가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

 

《너의 생일이면 언제나》는 입양과 상관없이, 엄마와 아이가 나누는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단숨에 빠져들 만한 그림책이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이, 아이에게 엄마가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지은이는 실제로 중국에서 입양한 딸을 키운다. 글이 담백하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단순한 창작이 아니라, 지은이의 경험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집’이라는 말은 사는 곳을 뜻하지만,

‘가족’이란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이 그림책 끝에 나오는 한자와 영문 캘리그래피는 지은이인 로즈 루이스가 입양한 딸, 메이 밍 루이스가 직접 쓴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가족’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부부와 같이 혼인으로 맺어지거나, 부모․자식과 같이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피는 물보다 진하다지만, 피보다 진한 것은 바로 사랑이다. 이제 가족의 정의는 바뀌어야 한다. “부부와 같이 혼인으로 맺어지거나, 부모․아이와 같이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집단. 또는 그 구성원.”

 

줄거리

 

“너의 생일이 돌아올 때면 언제나, 엄마는……” 이란 문구와 함께 엄마는 아이를 맞이할 때부터의 기억을 더듬는다. 그런 뒤 생일에 아이와 함께 했던 일을 묘사한다. 첫 번째 생일부터 다섯 번째 생일까지 엄마와 아이의 사랑이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담담하게 그려진다.

아이가 태어날 때 그곳에 없었던 엄마는 그 시간만큼은 상상에 의존한다. 엄마는 아이가 태어날 무렵, 어떤 아이를 맞이하게 될지 집에서 생각한다. 아이가 태어난 날, 아침엔 태양이 눈부시게 빛났을지, 밤에는 달빛이 환하게 비추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렇게 고대하며 맞이한 아이의 첫 번째 생일에는 온 가족이, 그리고 고양이까지 아이가 촛불을 끄는 걸 도와주었다. 곰인형과 꼭 붙어서 잠을 자고, 놀이방에 다니게 되고, 바닷가에서 연을 날리고, 강아지를 새 식구로 맞아들이고, 강가에 소풍도 가며 아이는 조금씩 자라난다. 그런 아이 곁에서 엄마는 늘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가 자라는 모습에 신기해하고, 아이를 맞이한 데 대해 한없는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여섯 번째 생일을 앞둔 어느 날, 엄마는 아이와 함께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아이의 고향에 있는 가족들을 떠올린다. 그곳의 가족들도 아이가 자신에게 나누어 준 마술 같은 사랑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야기를 끝맺는다. 여섯 번째 생일에 엄마와 아이가 무엇을 했을지 떠올려 보는 건 쉬울 것 같다. 평범한 엄마가 아이와 함께 했을 일들 중에 하나일 테니까.

 

책의 특징

 

《너의 생일이면 언제나》는 두 가지 패턴이 반복되는 구성을 취한다. 먼저 매년 아이의 생일 무렵에 엄마는 입양한 딸이 커가는 모습을 되새기며, 아이를 얻은 기쁨을 이야기한다. 이 때엔 노란색 바탕 위에 파스텔 톤의 그림으로, 엄마의 아이에 대한 사랑과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표현했다. 그런 뒤 생일에 아이와 함께 했던 일을 담담하게 묘사하는데, 이 때의 그림은 마치 사진처럼 흰색 바탕에 원색으로 그려냈다.

 

이 두 가지 패턴이 처음 갓난아기를 기다릴 때부터 시작하여, 첫 번째 생일을 맞이하고 다섯 번째 생일이 지날 때까지 반복된다. 이러한 구성은 독자로 하여금 마치 자기 아이에 대해 회상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을 유도하여 나와 내 아이가 나누었던 일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저자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 로즈 루이스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맛있는 케이크만큼 너를 사랑해》로 오펜하임 토이 포트폴리오 상과 크라운 겔러리 상을 받았다. 보스턴에 있는 WCVB-TV의 제작자로도 활동했고, 뛰어난 정물사진가이기도 하다. 현재 보스턴 근교에서 입양한 딸 메이 밍, 애완견 테디와 함께 살고 있다.

 

그린이 : 제인 다이어 - 그림작가로 활동하며, 《맛있는 케이크만큼 너를 사랑해》 《잘 자라, 우리 아가》를 비롯한 40권이 넘는 책에 그림을 그리며 호평을 받았다. 현재 매사추세츠에서 남편과 애완견 스쿠퍼스와 함께 살고 있다. 이 책에서 생일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듯, 제인에게도 생일은 특별한 날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생일이 되면 다른 아이들보다 두 배나 큰 케이크를 받았고, 선물도 두 배로 받았으니까. 쌍둥이 자매가 있어서였단다.

 

옮긴이 : 노경실 - 신춘문예에 동화와 소설이 당선되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여러 권의 장편소설과 《상계동 아이들》 《우리 아빠는 내 친구》 《복실이네 가족사진》 《엄마 친구 아들》 《아빠는 1등만 했대요》 등 많은 동화를 썼다. 또 《봄여름가을겨울》 《애니의 노래》 《선생님, 도와주세요!》 등 외국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왕따 문제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어떤 사건이나 주장에 대한 침묵은 때로 암묵적 동의나 동조로 여겨집니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문제들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때론 두려워서 또는 나랑 상관없으니까 보면서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왕따 문제도 그렇습니다. 아이들은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어른들조차도 ‘내 아이는 괜찮겠지’ ‘다 그렇게 크는 거야’ 하며 수수방관하는 사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모두의 회피와 무관심 속에 몇몇 아이들은 자살에까지 이르고 있는 상황이지요.

몇 번이고 전학을 하고, 견디다 못해 자살을 하는 아이들까지 있는 현실에서 과연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요?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은 도대체 누가 져야 할까요? 흔한 말로 모두의 책임이라고 하며 그냥 묻어버리고 지나가면 되는 걸까요?

 

선생님한테 일러서 가해 학생이 주의를 받는다 해도 그때뿐입니다.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의 모두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생각을 바꾸어 나가지 않는 이상 문제는 되풀이될 뿐입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누구의 책임인가’에 대한 고민을 통해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켜 주는 책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은근슬쩍 넘어가고 싶어 하는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내 탓이 아니야》는 그러한 문제들에서 과연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그 소재로 이 책에서는 ‘왕따 문제’를 선택한 거구요.

사건은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벌어졌습니다. 한 아이가 얼굴을 숙인 채 울고 있고 나머지 아이들은 무리를 지어 모여 있습니다. 사건이 종료된 후 무리에 속한 아이들이 한 명씩 등장하여 그때 있었던 일을 독백처럼 얘기합니다. “내 탓이 아니야!”라고.

작가는 아이들의 입을 빌려, 자책감을 가지면서도 자기합리화를 시도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읽다 보면 아이들이 정말 뻔뻔하고 얄밉습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그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얘기는 우리 모두의 변명임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관문이니까요.

 

이 책의 효과적인 사용법

 

1. 부모님과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책을 보여 주신 후에 한 쪽씩 돌아가면서 읽어 보게 해 주세요. 아니면 이 책을 아예 대본으로 삼아 즉석에서 연극으로 연출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때에는 중얼거리는 소리, 발을 구르는 소리, 야유 등의 음향효과와 무언극에서처럼 몸짓까지 사용하면 더욱 실감 나는 연극이 될 것입니다. 이 역할극을 통해 아이들은 문제점을 스스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2. 사고를 더욱 확장시키고자 한다면 이 책의 뒷부분에 실어 놓은 사진들을 활용해 보세요. 아이들과 함께 이 사진들을 보고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각각의 사진이 드러내고 있는 문제들에서 우리에겐 과연 어떤 책임이 있는지,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저자에 대하여

 

지은이 : 레이프 크리스티안손

 

1936년 스웨덴 칼마르Kalmar 에서 태어났어요. 학교 교장선생님이며, 시인이자 음악가입니다.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해요. 이미 미국, 일본, 중국, 대만, 포르투갈 그리고 독일에서 번역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젊은 작가 지망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그린이 : 딕 스텐베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유머와 풍자가 돋보이는 그림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가예요. 유럽의 여러 신문과 잡지에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옮긴이 : 김상열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칸디나비아어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스웨덴어문학을 가르치고 있어요. 또한 좋은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는 데에도 힘쓰고 있어요. 우리말로 옮긴 스웨덴 아동문학작품으로 《닐스의 신기한 모험》, 《산적의 딸 로냐》, 《남쪽의 초원 순난앵》 등이 있습니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