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강에게 모자 같은 거란다.

 

숲이 햇볕을 막아 강물을 시원하게 유지해 주지.

 

연어에게 숲이 필요한 까닭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거야.

 

 

 

 

 

 

 

 

 

시작과 끝이 같은, 끝없는 순환에 대한 이야기

 

화창한 가을날, 케이트는 아빠와 함께 강으로 갑니다. 강가에는 울창한 숲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빠는 연어 숲 이야기를 꺼냅니다. “신비한 수수께끼, 순환 그리고 수많은 새끼물고기들에 관한 이야기”를 말입니다. 그때 케이트는 강가에 죽어 있는 연어들을 발견합니다. 죽음은 생명의 끝을 의미하기에 케이트는 지레짐작으로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끝이 난 것인지 묻습니다. “이 이야기는 처음과 끝이 같단다. 그래서 순환 이야기라고 한 거야.”라며 아빠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흔히 알고 있듯 연어는 바다에서 돌아와 강물을 거슬러 상류로 올라갑니다. 그러고는 알을 낳자마자 자신의 생을 마감합니다. 연어는 강에 도착하면 먹이도 먹지 않습니다. 강의 상류로 오르기 위해서는 몸이 가벼워야 하기 때문일 겁니다. 강의 상류는 연어가 알을 낳기에 아주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강바닥에는 자갈이 많고 물이 잔잔하게 흐르기 때문이지요. 연어와 숲의 수수께끼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왜 연어와 숲이 서로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 말입니다.

 

연어는 숲을 만들고 숲은 연어를 키운다

 

연어 산란지의 물은 아주 시원합니다. 시원한 물은 갓 낳은 알들에게 좋습니다. 물이 시원한 이유는 숲이 있기 때문입니다. “숲은 강에게 모자 같은 거란다. 숲이 햇볕을 막아 강물을 시원하게 유지해 주지.” 아빠는 적절한 비유로 딸에게 설명을 해줍니다. 연어에게 숲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나무 뿌리가 흙을 잡아 주어 강물이 탁해지는 걸 막아 주는데, 알에게도 알에서 나온 새끼에게도 깨끗한 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숲에게 연어가 필요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알을 낳고 죽은 연어는 박테리아와 곰팡이류의 먹이가 됩니다. “그 균들은 곤충의 먹이가 되고, 새끼연어가 부화하면 자기 부모의 몸을 먹이로 삼아 자란 박테리아와 곤충을 먹고 살아.” 연어는 죽음으로써 자기 새끼들이 먹고살아 가는 데 도움을 준다는 아빠의 설명은 ‘살신성인’이 무엇인지, 죽음과 탄생이란 생명의 순환에 대해, 그리고 가늠하기 힘든 사랑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아빠의 말은 이어집니다. “파리가 죽은 연어의 몸에 알을 낳으면 부화해서 구더기가 되지. 구더기가 연어의 몸을 먹고 자라서 파리가 되면 새들은 또 그 파리를 먹고.” 연어는 결국 새들을 먹여 살리고, 곰과 독수리, 수달, 까마귀 등의 먹이가 됩니다. 그리고 연어를 먹은 새와 곰 등 동물들의 똥과 연어의 썩은 몸은 흙의 영양분이 되지요. 좋은 흙이 가득한 숲은 점점 더 무성해지겠지요. “숲이 무성해지면 연어 산란지가 그늘로 가려지게 되고요.” 이제 케이트는 연어와 숲의 순환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딱 한 가지만 빼고요.

 

그것은 바로 사람들 또한 강물과 숲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어는 동물들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아주 좋아하는 물고기입니다. ‘자연에 있는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물고기족 아줌마의 말처럼 이 모든 순환에는 우리 인간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시작과 끝이 맞물려 돌아가는, 대자연의 순환에 대한 끝없는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 인간이 강과 숲에 가하는 무자비한 폭력이 결국은 우리 자신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음을 깨우쳐 줍니다. 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데이비드 스즈키가 케이트와 아빠의 입을 빌어 ‘시작과 끝이 같은’ 생명의 순환에 대해 감동적으로 이야기하는 까닭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환경을 보호하자’는 상투적인 구호가 아니라 진정 자연을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임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과학적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줍니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성경 구절을 모르는 이는 없을 테지만, 이를 간과하는 존재는 이 땅에 인간뿐이란 사실 또한 상기시켜 줍니다. 《연어 숲에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직접적이지 않은 아름다운 언어로 전달해 주는 감동적인 책입니다.

 

책 속으로

 

“그래, 맞아.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 수백만 마리의 새끼들 이야기,

그리고 연어와 숲은 왜 서로에게 필요한지와 같은 이야기 말이야.

연어는 강과 하나로 어우러져 살아간단다. 강바닥에는 자갈이 많고 강물이

잔잔하게 흐르지. 그래서 그곳에 알을 낳을 수 있는 거야.”(p.9)

 

케이트와 아빠는 강기슭에 앉았습니다.

“물을 한번 만져 보렴.”

아빠가 말했습니다.

“앗, 물이 차가워요!”

“그래야 연어 알들에게 좋단다. 물이 시원해야 하지. 그런데 물이 왜 시원한지 아니?”

케이트는 나무를 올려다봤습니다.

“그늘 때문이에요?”

“맞아. 숲은 강에게 모자 같은 거란다. 숲이 햇볕을 막아 강물을 시원하게

유지해 주지. 연어에게 숲이 필요한 까닭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거야.”

“또 다른 까닭이 있나요?”

“나무의 뿌리가 흙을 잡아 줘서, 흙이 씻겨 내려가 강물을 탁하게 만드는 걸 막아 주지.

알에게는 물이 깨끗해야 하고 그건 알에서 나온 새끼연어에게도 마찬가지란다.”(p.10)

 

“연어들은 언제 강으로 돌아와야 하는지 어떻게 알아요?”

“그게 바로 수수께끼야. 긴 여행을 해야 하는 때를 어떻게든 알고는 알을 낳으러 돌아오지.”

아빠가 말했습니다.

“그럼 돌아오는 길은 어떻게 아는 거죠?”

“그게 두 번째 수수께끼야.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에서 헤엄쳐 오는데도 자기들이

태어난 강으로 정확히 돌아온단다. 과학자들은 강마다 각기 독특한 냄새가 있어서

그 냄새로 구별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p.14)

 

“연어가 죽으면 그 몸은 작은 박테리아와 곰팡이류의 먹이가 되지. 또 그 균들은

곤충의 먹이가 되고. 새끼연어가 부화하면 자기 부모의 몸을 먹이로 삼아 자란

박테리아와 곤충을 먹고 살아. 바로 부모는 죽음으로써 자기 새끼들이 먹고살아 가는 데

도움을 주는 거지.”

“벌레는 연어를 먹고 다시 연어가 벌레를 먹는다. 또 다른 순환이네요!”(p.17)

 

“숲이 무성해지면 연어 산란지가 그늘로 가려지게 되고요.”

케이트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연어는 동물들의 먹이가 되고.”

아빠가 말했습니다.

케이트는 웃었습니다.

“그리고 동물들은 숲의 영양분으로 되돌아가고. 이것도 또 순환이네요.”

“그럼 그 순환들엔 항상 누가 들어가 있지?”

“연어요!”(p.23)

 

 


■ 저자 소개

 

 

글쓴이 ․ 데이비드 스즈키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과학자이자 환경보호운동가이며 방송인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쓴 책을 포해서 40권이 넘는 책을 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작품 중에는 《우리 집은 자연박물관》《우리가 바로 지구입니다》《즐거운 생태학 교실》을 비롯해 어린이들을 위한 책도 많습니다.

 

그동안 지구환경에 대한 문제를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유네스코(UNESCO) 과학상과 유엔 환경보호상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캐나다의 밴쿠버에 살고 있습니다.


글쓴이 ․ 사라 엘리스

 

어린이 책을 많이 쓴 작가로, 여러 상을 받았습니다.

 

베이비 프로젝트》《막대기 수집 놀이》《바다처럼 거친 들판》 등의책을 썼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노스밴쿠버에 살고 있습니다.

 


그린이 ․ 시나 롯

 

생생한 수채화로 《제시의 섬》《산에서 보낸 깊은 밤》을 비롯해

 

많은 어린이 책을 아름답게 꾸며왔으며 여러 상을 받았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빅토리아에 살고 있습니다.

 


옮긴이 ․ 전광철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나와 줄곧 출판업에 몸담았습니다.

 
현재는 출판 기획, 번역 프리랜서와 기획번역 모임 마음물꼬 회원으로 활동하고


그동안 《맘껏 우는 아이가 활짝 웃을 수 있다》《잘 자요, 대장》《웃으면 행복이 와요》

 

《끝나지 않은 노예의 역사》《우리도 친구가 될 수 있어》 등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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