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뒤면 ‘자유로운 물’이라는 회사가 이 동네 샘물의

주인이 될 거란다. 물을 마시고 싶으면 그 회사한테

돈을 내고 사서 마셔야 하는 거지.”

 

 

 

 

 

 

물과 공기에 주인이 있을까요?

 

소녀 마르타는 차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며 할머니 집으로 향합니다. 유리창에 떨어져 흘러내리는 빗물을 보며 문득 목마름을 느끼지만 할머니 집 마당에 있는 분수대의 깨끗한 물을 떠올리며 즐거워합니다. 드디어 할머니 집에 도착한 마르타는 깜짝 놀랍니다. 분수대에 물이 없어졌으니까요. 그런 마르타에게 할머니는 말합니다. ‘자유로운 물’이라는 회사가 동네 샘물을 소유하게 되었다는 사실을요.

물은 모든 생명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자연의 선물입니다. 공기도 마찬가지고요.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기업이 독점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물을 차지하려고 싸우다 죽는 일들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모두를 위해 국가나 공동체가 물을 잘 관리하고, 공평하게 나누어 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누군가 이익을 위해 물을 독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익을 위해 사기업이 물을 독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마르타는 지붕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고, 끔찍한 꿈을 꾸게 됩니다. ‘자유로운 물’이란 회사가 물의 유일한 주인이 되어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꿈을요.

회사는 이 땅의 유일한 물의 주인이니까 폭풍이 몰고 온 비도 회사 소유가 됩니다.

굵은 빗방울은 작은 빗방울보다 더 비싸게 팔겠지요.

비가 많은 여름에는 백화점 세일 하듯이 물을 할인 판매할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물을 ‘물 은행’에 저금할지도 모르고요.

그리고 ‘물 은행’은 하늘에도 있습니다.

비를 품고 있는 구름이 바로 은행과 마찬가지지요.

그래서 구름이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구름을 잡고 있는 장치도 만들어야 할 겁니다.

바람도 불지 못하게 해야 하고,

물이 증발하지 못하도록 태양도 떠오르지 못하게 할지도 모릅니다.

수없이 많은 물방울로 이루어진 무지개는 부자들의 사치품이 되고 말 겁니다.

많은 돈을 내야만 구경할 수 있게 할 테니까요.

사람들은 연못의 오리들과 싸워야 할지도 모릅니다.

연못의 물을 모두 퍼가야 할 테니까요.

회사는 지하 동굴의 입구도 막을 겁니다.

동굴 속에도 흐르거나 고여 있는 물들이 있으니까요.

나무줄기 움푹한 곳에 고인 물, 나뭇잎에 맺힌 물,

지붕 처마 물받이에 고인 물을 마시는 참새들에게

회사는 물값을 받아내려 할지도 모릅니다.

풀잎 등에 맺힌 이슬도 특수 제작한 진공청소기 같은 것으로 몽땅 빨아들일 거예요.

그런 물에 함부로 손을 대었다가는 도둑으로 몰려 잡혀갈지도 모릅니다.

마르타는 꿈에서 세상의 모든 물을 모으는 배수관 모양의 팔과, 세상의 모든 물을 가둔 수없이 많은 물병을 봅니다. 물에게 제발 그 팔로부터 병으로부터 도망가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때 다행히 할머니가 잠꼬대하는 마르타를 깨웁니다. 그러고는 물 한 잔을 줍니다. 물론 마르타는 단숨에 물을 들이켰지요. 물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여러 가지 모양과 맛과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마르타는 생각합니다. 자유처럼요.

 

석유보다 비싼 물

 

예전에는 저렴한 수돗물을 그냥 마시거나 깨끗한 냇물을 마셨지만, 지금은 집에서는 정수기를 설치해 물을 마시고, 밖에서는 생수를 사서 마셔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편의점에서 비싼 생수는 500밀리리터에 1,500원 정도고 세금과 수질개선부담금을 빼더라도 1,250원 정도가 물값입니다. 그럼 석유는 어떨까요? 휘발유 1리터가 2,000원이라 했을 때 세금을 뺀 면세유 가격은 1,100원 내외입니다. 세금을 뺀 물 500밀리리터는 1,250원이고 세금을 뺀 휘발유 1리터는 1,100원. 물이 석유보다 비싼 현실은 이미 우리에게도 와 있는 것입니다.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에서만이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나 이미 물은 석유보다 비쌉니다. 석유를 차지하려고 전쟁까지 하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언젠가는 물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이미 이러한 우려와 경고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물을 함께 잘 관리하고 나눠 쓰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줄거리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 할머니 집에 도착한 마르타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할머니 집 정원에 있는 조그만 분수대의 물이 메말라 버린 거예요. 누가 물을 도둑질해 간 것일까요? “얼마 뒤면 ‘자유로운 물’이라는 회사가 이 동네 샘물의 주인이 될 거란다. 물을 마시고 싶으면 그 회사한테 돈을 내고 사서 마셔야 하는 거지.”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옳지 못한 일은 참지 못하는 마르타는 화가 났어요. “그건 공정하지 않아요! 물은 모든 사람의 것이잖아요!”

마르타는 빗소리를 들으며 바로 잠이 듭니다. 마르타는 꿈에서 물을 소유한 주인이 저지르는 횡포를 목격합니다. 할머니 덕분에 악몽에서 깨어난 마르타는 할머니가 떠다주신 물을 시원하게 마십니다. 그 물맛이 마르타는 꼭 자유의 맛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속으로

 

“앞으로 몇 시간은 물이 안 나올 거다.”

할머니가 말했어요.

“수도관 연결 공사를 하고 있거든.

몇 달 뒤에는 ‘자유로운 물’이라는 회사가

이 동네 샘물의 주인이 될 거야. 물을 마시고 싶으면

그 회사한테 돈을 내고 사서 마셔야 하는 거지.”

“그건 공정하지 않아요!”

마르타가 소리쳤어요.

“물은 모든 사람의 것이잖아요!” -p.12~14

 

‘자유로운 물’이라는 회사가 물의 유일한 주인이 되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얼마에 팔까요?

폭풍우라도 오면 더 많은 돈을 벌게 되겠지요?

빗방울 하나하나에 가격표를 달아서 팔지도 몰라요.

굵은 빗방울은 물을 더 많이 담고 있어 값이 더 나가고

작은 빗방울은 값이 덜 나갈 테니까요. -p.19

 

구름이 자기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해야겠지요.

딴 곳으로 가 버리지 못하게 묶어 두어야 할 거예요.

바람도 불지 못하게 해야지요.

그러지 않으면 돈이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릴 테니까요.

그런데 다시 태양이 나오면 어떻게 해요?

소중한 물을 보관하고 있는 은행이 몽땅 증발해 버리잖아요! -p.27

이슬도 빼놓으면 안 되지요.

이슬은 얼마를 받으면 될까요?

특별한 진공청소기로 이슬을 몽땅 빨아들여서

누구도 공짜로 가지고 가지 못하게 할까요?

물을 마음대로 가져가는 사람은 도둑으로 몰릴 수도 있겠네요!

늑대와 양 이야기가 떠올라요. -p.34

 

저자 소개

 

지은이 : 엠마누엘라 부솔라티

 

아이들을 위해 이야기를 지어내고, 책을 만들고, 그림 그리는 일을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1974년부터 어린이책을 만들기 시작했고, 2006년까지 이탈리아의 어린이책 출판사인 코치넬라에서 편집장으로 일했습니다. 엠마누엘라 부솔라티 선생님이 펴낸 책은 프랑스, 영국, 독일,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타라리 타라레라》라는 작품으로 2010년 이탈리아 최고의 어린이문학상인 안데르센 상을 받았습니다.

 

옮긴이 : 유지연

 

미국 에머슨 대학에서 출판학을, 보스턴 대학에서 스페인문학을 전공했습니다. 현재 저작권 에이전시를 운영하며, 외국 그림책을 한국에, 한국 그림책을 외국에 소개하고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세상이 자동차로 가득 찬다면》 《모래성과 용》 《뒤죽박죽》 《내 발이 최고야》 《고래상어 팀발이 배탈 났어요》 《아가야, 잘 자!》 《나의 작은 동물 농장》 ‘내가 그린 그림’시리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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