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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협동의 시대에 필요한 가치, ‘나눔’을 가르치다

 

‘나눔’이란 단순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남에게 베푸는 의미가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과 그리고 이 사회와 관계 맺는 방식이다.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바른 시각으로 이해하고 함께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일이야말로 ‘소통’과 ‘협동’이 중요한 이 시대에 아이들이 꼭 익혀야 할 삶의 기술이다. 실제로 나눔교육을 통해 자아존중감과 리더십이 향상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나눔교육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이로운 교육 방식임에 틀림없다. 그렇기에 나눔교육을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시키고, 교육의 기본 방향으로 삼아야 할 때이다.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나눔교육 실천 지침서

 

이 책은 오랜 기간 나눔교육을 해온 선생님의 교단일기이자, 나눔교육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실천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안내서다.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꼭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도 나눔에 대해 이해하고, 재미있게 나눔의 삶을 경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다. 또한 아이들에게 나눔이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가정에서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부모를 위한 팁’도 함께 소개한다.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아이들이 자기중심을 가지고 ‘더 넓은 세상’에서 ‘더 큰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어른들에게 효과적인 지침서가 될 것이다.

‘나눔’을 주제로 하는 책이 몇몇 나와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게 나누는 삶에 대해 알려주고 재미있게 여러 가지 활동을 해볼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는 책은 없는 실정이다. 사회적으로 나눔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대두되는 지금 시점에,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생생한 나눔교육 현장으로의 초대

 

그동안 꾸준히 나눔교육에 대한 연구를 해오며 교육현장에서 이를 적용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나눔에 대한 이해를 돕는 동시에, 아이들과 함께한 수업사례를 중심으로 나눔교육 경험기를 풀어나간다.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와 더불어 나눔교육을 통한 아이들의 내적 성장과 변화하는 모습을 현장감 있게 들려준다. 이러한 경험은 나눔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통해 학교가 단지 지식뿐만이 아니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가치를 가르칠 수 있는 곳이라는 희망을 모두에게 심어준다. 함께 삶을 나누는 공동체의 가치와 경험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픈 모든 어른들에게 교육의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미래 교육의 핵심은 ‘경쟁’이 아닌 ‘나눔과 소통’

 

그동안 우리 사회는 경쟁을 통한 성공만이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풍조가 널리 퍼져 왔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른 사람을 제치고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압박감에 시달려왔다. 이러한 풍조는 교육현장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며 힘을 합하여 뭔가를 배우고 이루려는 노력보다는, 개개인이 경쟁적으로 지식과 능력을 갖추어 더 높은 지위와 더 많은 부를 취해야 함을 강조해왔다. 당연히 아이들은 무한경쟁과 맹목적인 지식 습득을 강요당해 왔으며 서로 마음을 나누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늘 뒷전으로 밀려나곤 했다. 무언가를 나누는 일은 일단 자신이 먼저 인정받아 부와 명예를 얻은 다음에 가능한, 인생의 마지막 정거장쯤에서나 실행 가능한 일로 인식되어 왔다.

 

문제는 그러한 결과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수많은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폭력과 성적비관으로 인한 아이들의 자살과 우울증 등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으며, 정작 교육현장 일선에서는 무엇을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난감해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위기에 맞서 교육계에서는 새삼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수습방안을 도입중이다.

 

이러한 때에 한번쯤 돌이켜 생각해 볼 일이 있다. 과거 우리가 훨씬 더 궁핍하고 어려웠던 시절에는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누구나 나누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좋은 일이 생기면 이웃과 같이 기뻐했고, 불상사가 생기면 도움의 손을 더해 슬픔을 나누었다. 물질이든 감정이든 공유하며 나눔의 즐거움을 누려 왔다. 인성교육이라는 거창한 말을 붙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배려와 공감을 배우고 서로를 북돋으며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왔다.

 

이제 다시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나눔의 문화를 통해 아이들에게서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공감과 소통능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때 ‘나눔’이라는 것은 단순히 사회의 약자를 향한 베풂의 의미를 넘어선다. 누구나 무엇이든 다른 사람과 함께 하면서 자신이 더욱 기쁨을 느끼고 더욱 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그것이 미래 교육의 핵심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함께 나누는 삶을 체득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 사회의 여러 기관에서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를 가르치고 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나눔’을 가르친다?

 

나눔을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은 어쩌면 낯선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나눔이란 내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눔을 생각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돈이고 돈은 있어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의 사람들은 나눔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이러한 우리의 인식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준다. “세상에 나눌 수 없는 것은 없다”고 말하면서, 나눔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나누는 삶에 대한 생각을 폭넓게 확장시켜준다. 돈은 물론이고 요즘 많이 퍼지고 있는 재능을 나누는 것을 비롯해 시간, 지식, 마음 등 누구든 나누려고 하는 마음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손쉽게 나누는 삶을 실현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이러한 나눔의 의미를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실천해볼 수 있도록 안내해 줄 필요성을 강조한다. 진정성 있는 나눔에 대한 교육이 교실에서 이루어진다면 학교가 더 이상 지식만을 전달하며 아이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의 자존감을 살려주면서 나눔의 즐거움을 누리며 이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를 배우는 희망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그러한 희망의 교육을 우리 사회 전체와 나누고자 하는 저자의 열망에서 비롯되어 출간되었다.

 

《아름다운 나눔수업》은 이 시대와 우리 사회에 진정성 있는 ‘나눔의 탄생’을 선언하는 책이자, 나눔 문화 확산의 밑거름 역할을 해 줄 책이다.

 

 

나눔을 몸에 익히도록 하는 쉽고 재미있는 방법이 가득

 

수년간의 저자의 경험에서 비롯한 나눔교육에 관한 기본 전제는 ‘나부터 행복해야 나눌 수 있다’는 것과 ‘나눔은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서로를 인정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서 출발해, 아이들 스스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통해 서로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나눔을 체험하도록 고민해온 저자의 고민과 노력이 곳곳에 녹아 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저자가 아이들과 함께 해온 나눔활동은 우리에게 신선한 자극을 준다. 친구와 서로의 얼굴을 그리면서 아이들이 친구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나눔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나눔 가치사전 만들기, ‘실수 데이’를 만들어 누구든 어떤 잘못을 하든 용서하고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을 키우기, 우리 몸으로 할 수 있는 나눔을 생각해보기, 지식과 재능을 나누는 나눔장터 등 얼핏 생각하면 ‘이게 나눔이야?’라는 생각이 드는 것에서부터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생각해볼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까지 다양한 나눔 활동들이 담겨있다.

 

또한 이 책이 빛을 발하는 점은 바로 나눔의 의미와 가치를 설명하고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하듯 다양한 활동을 하는 가운데 아이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 나누고 소통하는 삶의 기쁨을 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있다. 이렇듯 《아름다운 나눔수업》은 특별한 곳에 머물던 나눔을 일상의 삶과 문화로 건져내 주는 책이다.

 

 

 

▣ 이 책의 구성에 대하여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1․2장에서는 나눔에 대한 이해를 돕고, 3․4장에서는 나눔교육을 하기 전에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소개한다. 5장에서 8장까지는 나눔교육의 효과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나눔교육 활동들을 소개하며, 9장에는 교실에서 1년 동안 어떤 활동들을 할지 정리한 기록이 담겨 있다.

 

1장에서는 나눔에 대한 정의를 설명한다. 나눔을 하기 전에 나눔에 대한 생각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올바른 나눔을 할 수 없다. 생각이 없는 어설픈 나눔은 나눔을 주는 사람이나 나눔을 받는 사람 모두에게 생각지도 않은 상처가 될 수 있다.

 

2장에서는 나눔의 종류를 알려준다. 세상에는 많은 나눔이 있는데 우리는 대부분 기부와 관련된 돈의 나눔만을 생각한다. 좀 더 다양하고 쉽게 나눔을 할 수 있으려면 나눔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3장에는 나눔을 정의할 수 있는 활동들이, 4장에는 나눔교육을 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자존감 살리는 방법들이 담겨 있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는 나눔교육이라는 것이 별로 와 닿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가르치려고 해도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나눔교육을 하기 전에 아이들의 자존감을 점검하고 떨어진 자존감을 살려줘야만 한다. 그러한 과정 중에 교사나 부모 자신도 자존감이 회복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5장에서 7장까지는 나눔교육을 교실에서 어떻게 했는지 자세하게 이야기한다. 나눔교육의 효과를 바탕으로 구분해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교실에서 부족한 부분들에 해당되는 활동을 알맞게 적용해볼 수 있다. 5장에서는 주로 소통하는 방법들을, 6장에서는 쉽게 할 수 있는 나눔활동들을 , 7장에서는 나눔활동을 통해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활동들을 소개한다. 특히 나눔은 우리끼리 하고 끝나는 활동이 아니라 우리의 나눔활동을 통해 사회도 같이 변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게 하는 활동들을 소개했다. 8장에는 나눔교육을 정리하는 활동들을 모았다.

 

9장은 나눔교육 과정을 소개한다. 1년을 월별로 나눠 할 수 있는 나눔교육 과정을 비롯해 1년 동안 단계별로 할 수 있는 계획까지 교육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제시한다. 또한 복지관이나 복지단체에서 하고 있는 나눔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회기별 나눔교육 과정도 제시한다.

 

또한 부모들을 위한 가이드도 제시하고 있다. 학교에서뿐 아니라 집에서도 부모와 함께 해야 진정으로 생활 속의 나눔이 일어나므로 그런 나눔들을 집에서 어떻게 지도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 저자의 말 중에서

 

 

누가 나눌 수 있는지,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 언제 나누어야 하는지, 얼마나 나누어야 하는지 등을 판별하려 하면 나눔이 어렵게만 느껴지지만, 그런 구별이 없어지면 나눔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활동이 됩니다. 그러면서 누가 먼저랄 것이 없이 누구나 먼저 시작하게 됩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부족하다고 하는 리더십이 자연스럽게 길러집니다. 별도로 시간을 내서 리더십을 가르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동할 수 있는 기회만 주면 됩니다. 지식만을 전달하는 교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일 것입니다.

 

이렇듯 나눔교육은 아이들의 낮아진 자존감을 높여주고, 높아진 자존감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함으로써 소통이 일어나도록 하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게 해주면서 리더십도 길러줍니다. 나눔교육은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할 수 있어야 하고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 추천사 중에서

 

 

좋은 일을 하는 것도 굉장한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좋은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실천이 되는 게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웃과 함께 친구와 함께 나누고 고통을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부자 아빠 되기’라든지 어떻게 돈을 잘 벌 것인가 하는 것에만 큰 관심을 갖고 많이 가르칩니다. 생활 속에서 함께 나누는 삶에 대해서는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도 교육과 사회 교육을 통해서, 언론을 통해서, 그리고 모금기관을 통해서 사회공동체에 어떻게 기여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를 가르치고 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학교와 가정에서 이러한 아름다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 바람이 이 책의저자인 전성실 선생님 같은 분을 통해서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저 헛된 꿈만이 아니라는 확신이 듭니다. 나눔을 교육하는 선생님들이 점점 많아지고, 그 선생님들에게 배우는 학생들과 어른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뿌듯합니다.

- 박원순(서울시장)

 

 

요즘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이와 같은 나눔의 기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두 개를 가진 다음에 그 중의 일부를 남에게 떼어주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무엇이든 다른 사람과 함께하면서 자신이 더욱 기쁨을 느끼고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 말입니다. 이 책은 그러한 나눔의 가치와 나눔교육의 중요성을 잘 담고 있습니다. 나눈다는 것에 대한 우리의 오해를 바로잡고, 나눔이 교육의 핵심이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이 더욱 빛나는 점은 단지 나눔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구호처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학교 현장에서 적용해보면서 나눔을 통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해준다는 데 있습니다. 또한 학교나 가정에서 아이들의 도덕성을 높여주고 성숙하게 이끌고 싶은 부모와 선생님이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이 포함되어 있어 구체적인 지침이 된다는 장점이 돋보입니다. 나눔이 남을 위해서 자신의 것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더욱 풍부하게 채우는 일이라는 점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 문용린(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이 책은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몸소 느꼈던 교육내용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 나눔교육을 실천하고자 하는 교사에게 친절한 나눔교육 입문서가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나눔을 생활화하고자 하는 부모들에게도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건강한 나눔의 습관과 가치관이 형성되는 아이들이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 임주현(아름다운재단 간사)

 

 

“왜 얼굴도 모르는 아프리카 친구를 도와줘야 하나요?”유니세프에서 일하면서 종종 듣는 질문입니다. 모든 나라 어린이들은 똑같이 소중하답니다. 피부색, 국적, 언어, 성별 등에 상관없이요. 불쌍하니까 도와주는 것이 아니랍니다. 내 친구가 힘들 때 옆에서 위로해주는 그 마음과 같아요. 다른 나라 친구가 곤경에 처했으니 ‘나눔’을 통해 함께 이겨내자는 것이지요. 이 책을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길 바랍니다. 우리 아이들이 멋진 ‘세계시민’으로 자라기 위해 ‘나눔’은 꼭 필요한 산소와도 같다는 것을요.

- 최지민(유니세프 한국위원회 교육문화국)

 

 

이제는 나눔도 배우고 익혀야 하는 가치가 되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혀 온 나눔이 지금의 어린이들에게는 좀 생소한 가치가 되어버려서이지요. 어릴 때부터 나눔을 생각하고 또 실천하며 몸으로 익혀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 책에는 오랜 시간 동안 학교와 나눔이 필요한 다양한 현장에서 어린이들과 나눔교육을 해온 한 교사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과거에 어른들이 함께 삶을 나누었던 공동체의 기억을 미래의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수하기 위해 이 책은 좋은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 신은희(서초구자원봉사센터 간사)

 

 

 

 

▣ 본문 중에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나눔이란 내가 누군가에게 ‘주는 것(give)’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일방적으로 누군가에게 주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와 함께 ‘나누는 것(sharing)’도 나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넓게 생각하면 아무런 의미 없이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입장과 조건을 생각하면서 이뤄지는 것(communication)’도 나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방적인 물질나눔은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필요치 않은 것을 나누게 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인터넷상에서 별 생각 없이 서로의 정보를 나누는 것도 나눔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나눔이란 일종의 소통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통하는 법을 찾아가는 것을 나눔교육이라 할 수 있고, 소통이 이뤄지면 나눔이 이뤄진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P.23

 

 

나눔은 주는 것이라는 정의에서 조금 범위를 넓혀 내가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가진 것이 없어도 내가 조금은 부족해도 다른 사람과 나눌 것이 너무나도 많아집니다. 생활 그 자체에서 나눌 것을 찾게 되므로 서로 나누는 것이 자연스러워집니다. 그러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받게 됩니다. 이것이 일방적 소통이 아닌 순환적 소통입니다. 나에게 있는 것을 단지 다른 누군가에게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이동을 통해 또 다른 이동이 일어나면서 순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의 생활 자체가 변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눔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활동으로 제한되지 않습니다. 생활 그 자체가 나눔이기 때문에 모든 순간 모든 상황에서 모두에게 나눔이 일어나는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내 주위에만 나눔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지구 전체에 나눔이 일어납니다. 그러다 보면 불평등한 상황도 개선되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결국 나눔은 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진정한 나눔은 사람을 존중하고 그 사람과 소통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p.34~35

 

 

나눌 수 있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장에서도 살펴봤듯이 사람들은 ‘나눔’ 하면 물질적인 것들을 떠올립니다. 대표적인 것이 돈이겠지요. 요즘 사람들은 돈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웬만큼 모아서는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물질을 나누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계를 느끼는 사람들은 나눌 것이 없다고들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것이 물질적인 것들뿐일까요? 나눌 것이 없다고 말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많은 것을 나누고 있습니다. 개그 프로그램을 보고 온 다음날은 아침부터 서로 본 개그들을 나누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의 장난과 몸싸움으로 정말 많은 체력을 나눕니다. 그러다 벌을 서면서 창피함을 함께 나누기도 합니다. 여름이면 함께 졸면서 수업을 듣기도 하고요. 시험을 보러 가서 함께 떨림을 나누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자전거를 타면서 바람을 나누기도 합니다.

이는 레모나에서 2008년에 만든 광고 내용으로, 이 광고를 보여주고 나서 나눌 수 있는 것을 써보라고 하면 끝도 없이 씁니다. 나눔은 내가 가진 것이 없어도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나눌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p.37

 

 

학교 내 폭력도 우리 아이만 안전하다면 신경 쓰지 않는 학부모의 태도와 사건 자체만 무마하려는 교육 관계자들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사건이 벌어진 뒤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보다 사건을 예방하는 비용을 더 아까워하는 것 같습니다. 사건을 처리하는 사회적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데도 말입니다. 조금만 일찍 마음나눔이 일어나도록 사회 전체가 투자를 한다면 많은 사건들이 예방될 것 입니다. 이것이 바로 마음나눔이 중요한 까닭입니다. p.61

 

 

“없어진 물건을 찾아줄 수 있다. 같이 걸어줄 수 있다. 친구 발표를 들을 수 있다. 친구의 의견에 손뼉 쳐줄 수 있다. 친구를 칭찬할 수 있다. 고운 말을 할 수 있다. 외로운 친구와 친구가 되자고 말할 수 있

다. 슬픈 친구를 달래줄 수 있다.”

아이들은 평소 선생님이 하고 싶은 말을 자기들의 입으로 말합니다. 주변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나눔을 참으로 잘 찾아냅니다. 돈으로는 할 수 없는 정말 소중하고 값진 나눔들입니다. 이처럼 돈이나 재능이 있어야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만으로도 충분히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끼리 이렇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나눔에 대한 생각들이 조금씩 더 커나가게 됩니다. p.87

 

 

모두가 행복한데 한 사람이 불행하다면 진짜 행복한 게 아닙니다. 그 한 사람 때문에 다른 모든 사람이 불행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한 사람을 위해 나머지 사람들이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나눔이 필요한 것입니다. 모두가 행복한데 너만 불행하니까 너만 없으면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생각보다는, 너도 행복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에 우리도 너를 위해 조금 기다려줄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남는 것을 빼서 100이 되기보다는 부족한 것을 더해서 100이 되는 것이 진짜 나눔일 것입니다. p.191

 

 

 

▣ 차 례

 

 

■추천사

■머리말

 

 

1장 나눔은 소통하는 것입니다

1. 나눔은 주는 것 ┃ 2. 나눔은 주고받는 것 ┃ 3. 나눔은 소통하는 것

 

 

2장 세상에 나눌 수 없는 것은 없어요

1. 돈┃ 2. 재능 ┃ 3. 시간 ┃ 4. 지식 ┃ 5. 가치 ┃ 6. 마음 ┃ 7. 지구

 

 

3장 나눔은 어렵지 않아요

1. 얼굴나눔 ┃ 2. 검은툭눈금붕어 ┃ 3. 나눔 가치사전 ┃ 4.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4장 나부터 행복해야 나눌 수 있어요

1. 친구 얼굴 그리기 ┃ 2. 실수 데이 ┃ 3. 백만 가지 감자이야기 ┃ 4. 뚱뚱이와 홀쭉이

 

 

5장 서로를 이해해야 나눌 수 있어요

1. 나눔 그리기 ┃ 2. 베개친구 ┃ 3. 친구책 만들기 ┃ 4. 화해전문가 ┃ 5. 소통 게임

 

 

6장 누구나 작은 것부터 나눌 수 있어요

1. 나눔연대기 ┃ 2. 띠앗놀이 ┃ 3. 지식시장 ┃ 4. 나눔에 필요한 시간 ┃ 5. 장애인의 날

6. 재능나눔장터 ┃ 7. 나만의 백과사전 ┃ 8. 방학 1% 나눔

 

 

7장 모두가 행복해야 진짜 행복이에요

1. ‘빼빼로 데이’대 ‘농업인의 날’ ┃ 2. 어릴 적 내 꿈은 사과장수 ┃ 3. 기부촌지 ┃ 4. 나눔장터

5. 1,000원의 기적 ┃ 6. 기부 게임 ┃ 7. 나눔텃밭

 

 

8장 마무리도 나눌 수 있어요

1. 나눔잔치 ┃ 2. 나눔상장 ┃ 3. 나눔에 대한 새로운 상상

 

 

9장 나눔교육의 실제

1. 나눔을 통한 학급경영 ┃ 2. 나눔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3. 나눔교육 활용 가이드

나눔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책

 

 

 

▣ 지은이 소개 - 전성실

 

 

서울 동광초등학교에서 10년째 아이들과 지내고 있으며, 성공회대 사회교육과에서 교육철학을 정리해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나눔교육 교사연구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나눔교육과 프레네 교육에 빠져 관심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 철학을 공유하면서 서울시교육연수원과 여러 혁신학교 등에서 강의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급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고민하는 선생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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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많이 하면 수학도 잘 하게 된다.”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한국인만큼 영리하고 핀란드인만큼 우수하다.” - 타게스차이퉁

 

 

풍부한 창의력과 자율성, 원칙을 가지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내일의 학교상’을 제시하는 학교, 헬레네 랑에 학교 이야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헬레네 랑에 학교의 혁신은 20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교 혁신 모델로 자리잡았다. 이 유명세는 2000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독일 내 최우수 학교로 선정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교사와 학생 개개인이 교육의 주체가 되어 그야말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모두의 부러움을 사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학교 혁신에 대한 본격적인 시도는 이제 갓 5년을 넘어서는 정도다. 이 열정을 꾸준히 이어가더라도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이 더 지나야 제대로 된 학교 혁신 모델로 인정받는 학교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공교육 최후의 보루는 교사들의 협동

 

헬레네 랑에 학교의 성공은 개혁의 선봉에 선 에냐 리겔 교장 선생님의 열정과 전체 교사진의 열정과 협동이 주된 요인이 되었다. 이 선생님들이 없었다면 학교 개혁은 절대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독일의 경직된 교육 시스템에 때론 맞서고, 때론 설득하며 선생님들은 자신들의 원칙과 열정을 이어갔다. 교사야말로 학교 혁신의 선봉장이자 최후의 보루임에 틀림없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시민들의 협동이라면 공교육 최후의 보루는 교사들의 협동이라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혁신학교 교과서

 

지금 무너진 공교육 시스템, 그러니까 매년 수만 명의 학교 중퇴자를 양산하고, 수백 명의 학생을 자살로 내몰고, 교사와 학생 간 그리고 학생들 간의 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는 우리 교육 현실에 ‘혁신학교’는 주요한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혁신학교를 꿈꾸는 교사와 부모, 교육관계자들에게 이 책의 저자이자, 헬레네 랑에 학교의 전 교장인 에냐 리겔은 학교 혁신의 경험을 풍부하고 현실감 있게 전하고 있다. 그녀의 담담한 필치에서 전해지는 열정과 의지는 이 책의 독자들에게 변화에 대한 믿음과 용기를 주기에 충분하다.

 

 

왜 헬레네 랑에 학교인가?

 

 

“우리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얻은 중요한 깨달음은 바로,

여러 시도와 실패의 경험들을 거치면서도

이 꿈이 그 신비를 잃지 않고 점점 구체화되고 탄탄해졌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학생과 교사가 날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그런 학교를 꿈꾸었습니다.

“내가 이곳에 있어 참 좋다.”라고 느껴지는 곳 말입니다.

우리는 물론 좌절의 경험 앞에서 실망도 했고 심지어 의심도 했습니다.

이 같은 순간마다 우리에게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새롭게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을 준 것은

다름 아니라 이 꿈과 그 첫 열매들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우리가 꾸었던 꿈이 현실이 되어가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단지 훌륭한 교육철학과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는 헬레네 랑에 학교가 그리 큰 주목거리가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미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의 널리 알려진 대안학교를 비롯해 최근에는 핀란드 교육에 이르기까지 자유롭고 학생이 주체가 되는 다양한 교육방식이 국내에 소개되었고, 이에 많은 이들이 큰 관심과 호응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이상적인 교육이라 하더라도 늘 ‘우리의 교육현실’이라는 장벽 앞에서는 오르지 못할 산처럼 느껴진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독일의 공립학교인 헬레네 랑에 학교는 우리와 닮은꼴로서, 험난한 학교 혁신의 과정을 겪고 마침내는 이상적인 교육을 실현한, ‘혁신학교’의 본보기로서 우리에게 수많은 힌트와 경험을 제공한다.

 

독일의 학교 체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낙제점을 받아왔다. 재정 부족, 교사수의 부족, 과도한 학습량 등 모두가 입을 모아 문제점을 늘어놓았다. 헬레네 랑에 학교는 이처럼 우리나라와 비슷한 교육환경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학교운영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발전시켰다. 그 동안 독일 내에서도 헬레네 랑에 학교가 추진한 교육정책과 학교운영 방침에 대해 온갖 불신과 의심이 팽배했다. 하지만 20년 넘게 지속적으로 이례적인 학교 혁신을 시도한 결과 독일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실의 하나로 헬레네 랑에 학교는 2000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독일 내 최우수 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독일의 슈피겔지는 이를 두고 “혁신학교 하나가 거의 모든 것을 정규학교와 반대로 하더니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다.”라고 평했다.

 

‘혁신학교 만들기’라는 이 시대의 과제를 앞에 두고 있는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볼 때 헬레네 랑에 학교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하나의 완결된 모형을 한순간에 이루어냈다기보다는 여러 교육이론과 착상들을 한데 모으고 시도해보면서 ‘자기 자신만의 작품’이 되도록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혁신학교를 꿈꾸는 교사와 부모, 교육관계자들에게 이 책의 저자이자 헬레네 랑에 학교의 교장이었던 에냐 리겔은 학교 혁신의 과정과 경험을 풍부하고 현실감 있게 전해주는 동시에 믿음과 용기를 주는 안내자가 될 것이다.

 

헬레네 랑에 학교는

 

5~10학년(10~16세) 학생들이 다니는 종합학교다. 재학생은 620여 명가량 되고 각 학년은 4개 반으로 모두 24반(학급당 인원수는 26명)이다. 매 학년의 4개 반은 각각 6~8명의 교사팀이 맡아서 가르친다. 1980년대 중엽 당시 부임한 에냐 리겔 교장의 주도하에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전개되어 온 이례적인 혁신 작업으로 독일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독일에서는 19세기 후반부터 전통적인 학교를 내적으로 쇄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어 왔는데, 헬레네 랑에 학교는 이 전통의 맥에서 독특하고 아름답게 피어난 현대적 혁신학교라 할 수 있다. 헬레네 랑에 학교에서는 프레네나 발도르프 교육 같은 전통적인 혁신교육의 사상적 모티브들을 풍부하게 찾아볼 수 있는가 하면 이 학교만의 시각에서 개척된 신선하고 독창적 면모들을 풍부하게 만나볼 수 있어 놀랍다. 2003년 리겔 교장의 은퇴 후에도 혁신활동은 또 새로운 차원에서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유럽에서 현대적 혁신학교들은 많지만, 그 면면을 개혁자 자신의 살아있는 필치로 이렇게 자세히 소개한 책은 그리 접하기 쉽지 않다. 일상적 어법으로 담아낸 수많은 이야기들은 혁신학교를 위해 용기 있는 행보를 시작한 우리나라 혁신학교들에게 생산적 자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헬레네 랑에 학교는 이제 하나의 유력한 혁신학교 모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혁신학교 만들기에는 두 가지 길이 있을 것 같다.

하나는 가능한 한 하나의 완결된 모형을 찾아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때그때 떠오르는 착상들을 한데 모아 실현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점에서 헬레네 랑에 학교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그 안에서 여러 모형 이론과 착상들이 작용했지만 결국에는 이런 것들을

자기 자신의 작품이 되도록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혁신학교를 꿈꾸는 우리나라 교사들에게도 충분히 시사적인 대목이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할까?’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나?’ ‘학생과 교사, 부모 모두가 행복한 교육은 과연 무엇일까?’

 

오랫동안 묵어온 이러한 물음들이 최근 ‘혁신학교’라는 틀을 만나면서 물꼬가 터진 듯 솟구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신자유주의적인 경쟁교육은 이미 도처에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학교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한 목소리도 그 어느 때보다 거세다. 이러한 때에 맞추어 교육과 배움에 관한 철학과 방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행하고 있는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발판으로 혁신학교의 철학과 지향에 대해 알리는 책들도 출간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한 것은 교육철학에 대한 소개를 넘어, 실제 교육현장에서 실천하고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경험과 사례이다. 특히 기존의 교육방식과 체계가 굳어져 있는 우리 학교의 경우 원칙이나 당위보다는, 그것이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경험과 사례가 실제로 쓸모 있는 지침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기존 수업방식을 고수하던 독일의 한 전형적인 김나지움이, 저마다 강점과 약점을 지닌 학생들 개개인이 중심에 서는 혁신학교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아이들이 어떻게 읽기와 쓰기를 익히도록 하는지,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와 책임의식을 어떻게 알려주는지, 아이들이 어떻게 즐겁고 재미있게 ‘삶을 위한 공부’를 하는지, 학부모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고 협동해나가는지 등 “내가 이곳에 있어 참 좋다.”라고 느껴지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여러 과정과 작업들이 세세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속속들이 전해줌으로써, 학교를 혁신하는 일이란 하나의 정답이 있다기보다는 그것을 이루어내려는 사람들이 모여서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 일임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헬레네 랑에 학교는 무엇이 다른가?

 

 

 

“학생들 개개인이 중심에 서는 개별화된 수업을 하기 위해 우리는

전혀 새로운 방법들을 개발해내야 했습니다. 연필과 종이 그리고 기존의 교과서만으로는

모든 아이들에게 합당한 수업을 제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머리뿐 아니라 가슴과 손 그리고 모든 감각을 이용한 수업을 하고자 했습니다.

학생들이 더는 수동적인 가르침의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탐구하는 주체로서,

학교문 밖 실제 삶의 현장으로 나가보고, 연극을 하고, 실험을 하고, 작업실에서 아름답고 쓸모 있는 물건을 만드는 등의 활동을 통해 전인적인 배움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마디로,

배움은 될 수 있는 한 모든 아이들에게 하나의 도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야만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삶을 위한 공부” “배움의 주인이 되는 교육” “꿈을 심어주는 교육” 헬레네 랑에 학교에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또 아이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영국의 서머힐과 프랑스의 프레네 학교와 더불어 유럽에서 대안적인 교육을 하는 학교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헬레네 랑에 학교가 이처럼 주목을 받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헬레네 랑에 학교가 학교 혁신에서 주요하게 여긴 출발점은 획일적인 교육을 거부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학생 각자의 관심사와 꿈을 고려해 하고 싶은 공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는데, 이것이 바로 기존의 커리큘럼 대신 새로운 방식의 프로젝트 수업을 도입한 것이다.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이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토론하고 실제 모형을 만들어보는 등의 작업을 통해 스스로 지식을 습득하고 다양한 체험을 한다. 학생들 누구나 ‘내가 수업시간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까닭은 이처럼 일방적으로 가르쳐주는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심사와 생각을 탐구하고 실현해볼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헬레네 랑에 학교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교육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헬레네 랑에 학교의 학생들은 스스로 교실 청소를 하고 그로 인해 절약한 돈으로 연극연출가, 가수, 요리사와 수공기술자 등 여러 전문가들을 고용한다. 학생들의 성적을 점수로 평가하는 제도를 없앴으며, 교사들이 팀을 이루어 공동체로서의 연대를 느끼며, 자신의 학급을 5학년부터 10학년까지 6년간 책임지고 맡는다. 또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해 몇 주 동안 연극작품을 연습하고 공연을 하며, 네팔의 한 작은 마을과 자매결연을 하고 구호활동을 벌인 결과 9개의 학교를 짓기도 했다. 이처럼 헬레네 랑에 학교의 학생들은 다양한 프로젝트 수업, 학생 간에 교사 간에 서로 돕는 연대의식, 평범하지 않은 학교 일상이라는 교육환경에서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삶을 위한 공부’를 한다.

 

이 책의 전반부에는 이밖에도 자유글쓰기나 연극 활동, 학교 문을 나서서 배우는 실천학습, 상상력과 침묵 훈련 등 헬레네 랑에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육활동에 대한 실제 사례와 경험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이러한 교육 내용들을 실현 가능하도록 하는 학교의 일상생활과 운영체계에 대해 알려준다. 연대를 이루는 교사공동체나 학업성적의 평가방식, 학교 공간의 구성, 교육적 시도를 위한 재정운영에 관한 문제 등 단순한 교육내용에 대해 알려주는 것을 넘어서서, 실제로 학교 운영에서 학생과 교사, 부모가 함께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에 대해 주요한 점들을 짚어주며 이때 생기는 고민과 갈등, 해결의 지점들을 상세히 알려준다.

 

▣ 저자와 역자

 

지은이 에냐 리겔

 

10년간 다양한 학교에 재직했으며, 이어서 4년간 헤센 주 교육계획 및 학교개발연구소에서 일했다. 그 뒤 19년간 비스바덴의 헬레네 랑에 학교에서 교장직을 수행했고 지난 2003년 2월에 은퇴했다.

 

옮긴이 송순재

 

길이 열리는 대로 이곳저곳에서 철학과 신학, 교육학 등을 공부했다. ‘학자로서 이 시대를 산다는 게 무언가’ 하는 생각이 깊어져 때때로 이른바 ‘정도’와는 다른 길을 찾아다녔다. 지난 1990년 중반부터 친구들과 같이 대안교육운동에 뛰어들었고, 최근에는 혁신학교 운동도 거들고 있다. 십수 년 전부터 ‘대화와 실천을 위한 교육사랑방’, ‘학교교육연구회’ 같은 모임도 꾸려 ‘교사로 산다는 것’ 혹은 ‘학교를 단위로 한 변화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놓고 씨름해왔다. 최근 펴낸 책으로는 《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 《아이들이 위험하다》《위대한 평민을 기르는 덴마크 자유교육》 《상상력으로 교육에 말걸기》 등이 있다.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이자 서울교육연수원장을 맡고 있다.

 

▣ 차례

 

한국 독자들에게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일러두기

 

01. 아이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기

- 읽기와 쓰기 배우기

02. 학생생활나눔터의 나무 한 그루

- 프로젝트 수업과 교과수업에서 하는 실천학습

03. 네가 만일……

- 상상력과 학습

04. 진지하게 대화하기

- 종교수업

05. 다투고 화해하기

- 민주주의와 책임의식 배우기

06. 학교 문을 나서서

- 실제 상황에서 배우기

07. 연극을 많이 하면 수학을 잘하게 된다고? 116

- 무대가 곧 학교다

08. 문 걸어 잠근 나홀로 교사를 대신해 140

- 연대를 이룬 교사공동체

09. 실력이 인정받는다 162

- 학업성적의 평가

10. 내가 속한 곳은 여기야 190

- 학교에서의 의례

11. 우리가 개입한다 210

- 사회정치적 참여 : 학교 울타리를 넘어서

12. 벽을 허물기 226

- 공부하고 함께 사는 공간

13. 기업으로서의 학교 238

- 부수입 직접 창출하기

14. ‘학교 문지방’을 넘어 들어오세요! 252

- 학부모들과의 협동과 갈등

15. 평가하기 276

 

- 학업성취도 평가와 교육의 질 보장

추천사 | 바깥에서 본 교장선생님

감사의 말

 

▣ 본문 중에서

 

숲에는 어떤 생물이 살고 자라는가? 6학년 C반의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6학년 담당 교사들은 다양한 질문들 가운데 이 질문을 꼽아 놓았다. 교사들은 공동으로 프로젝트 초안을 만들고 이 초안에 의거하여 앞으로 몇 주간의 수업을 계획한다. 우선 질문에 걸맞는 연구방법과 수행과정에 대해 논의한다. 질문 옆 빈칸에는 “나무, 동물, 식물과 강의 종류에 대한 탐구”라고 쓰여 있다. 그 옆에는 학생들이 무엇을 관찰하고 창조할 수 있을까를 예상한 긴 목록이 적혀 있다. “생태계 균형에 대한 관점 키우기 - 개체 수 조절의 원인과 결과”라고도 쓰여 있다. 교사들은 주요 질문에 대하여 자기가 맡은 교과목 영역과 관련지어 성급히 해답을 도출하는 대신, 학생 개개인과 탐구모둠, 그리고 교사모둠의 관심을 한껏 불러일으켜, 실천학습을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둔다. pp.33~34

 

에산과 브뤼안 반 아이들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교사가 가르쳐준 것 이외에 되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는 데 익숙해져 있다. 따라서 아이들은 교사가 도움을 주거나 지시 혹은 조정을 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당황하지 않는다. 브뤼안은 혼자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짝꿍인 에산에게 묻는다. 에산도 모르면 둘이 같이 그 반에서 수학을 가장 잘하는 아이에게 가서 묻는다. 그 아이도 모르면 그제야 셋이서 교사를 찾아가 묻는다. p.48

 

반다는 몇 주에 걸쳐 수학수업에 들어가지 못했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에서 수공업자의 쪽지 역할을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연극연습 말고는 아무 관심도 없었다. 숙제도 안 했다. 적어도 수학과외라도 받으라던 선생님들의 조언(“지금 이러면 나중에 큰일 난다.”)도 무시했다. 그 해 말, <한여름밤의 꿈>은 성황리에 상연되었고 학교 역사에 길이 남을 무대였지만 반다의 수학성적은 두 단계나 하향 조정되었다.

3년 뒤, 다른 학생들의 작품이 처음으로 무대 위에 오르던 어느 날, 반다도 그 자리에 참석했다. 반다는 10학년을 마치고 김나지움으로 올라갔고 몇 주 후면 아비투어를 보게 될 것이다. 그녀는 동급생 가운데 아주 우수한 학생 중 하나다. 막이 내리자 반다는 무대 뒤로 가 장미꽃을 한 아름 안겨주며 후배들을 격려한다. 꽃다발에는 다음과 같은 쪽지가 들어 있었다. “학교에서 성적 잘 받고 싶으면, 죽도록 연극을 하렴!” pp.138~139

 

사실 우리는 모두 독일 연방 내 모든 주의 교육과정이 얼마나 과중하게 편성되었는지를 알고 있다. 1990년대 초 헤센 교육부장관이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짜서 새로운 교육과정안을 내놓으려 했다. 그때 그는 자기가 기존 교육과정을 꽤나 자세히 들여다봤는데, 거기 나온 내용을 제대로 배우려면 의무교육을 20년으로 연장해야 되겠더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렇게 볼 때, 교사들이 아예 처음부터 어떤 내용을 그냥 넘어가고 어떤 것에 더 무게를 실을 것인지, 어떤 내용을 종합적으로 다룰 만한지 등을 심사숙고해서 학생들 앞에 서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겠는가?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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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머니, 착한 돈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 세계를 움직이는 돈의 비밀과 희망의 경제학

 

 

 

 

 

 

 

 

 

 

태초에 빚이 있었다. 이자가 붙으니 보기에 좋았다!


돈은 빚이다. 중앙은행에서는 돈을 발행한 뒤 시중은행에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준다. 시중은행은 다시 기업이나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며 이자를 받는다. 기업은 이 돈으로 사업을 해서 돈을 벌고 은행에 이자와 원금을 갚는다. 개인은 사업을 하거나 기업에 노동력을 제공하여 돈을 번다. 어쨌거나 이러한 과정에서 시중은행과 사업자는 모두 원금에 이자까지 더하여 돈을 갚아야 한다. 개인이 받는 급여에도 물론 이자 지불을 위한 금액만큼이 이미 차감되어 있다. 이자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 돈은 결국 빚인 것이다.

 

자연은 이자를 낳지 않는다!


이제 시중은행과 기업과 개인사업자는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생겼다. 원금과 이자를 갚고도 이익이 남을 만큼 돈을 벌어야 한다. 은행은 이익을 많이 낼 수 있어 보이는 기업에 돈을 빌려준다. 그 기업이 무슨 일을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무기를 만들건 농약을 만들건, 서민들을 대상으로 사채업을 하건 상관없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원금과 이자를 갚고 남을 정도로 이익을 올리기만 하면 된다. 환경이 파괴되는 것, 가난한 사람들을 쫒아내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다. 무슨 일을 해서건 당장 이익만 올리면 된다.
그렇다면 개인은 다를까? 사람들은 금융회사의 고이율 금융상품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 돈을 잘 벌어들이는 회사의 주식을 산다. 금융회사와 기업은 고객과 투자자의 요구에 부응해 더 많은 이익을 올릴 수 있는 곳에 다시 투자를 한다. 끝없이 더 높은 수익성을 찾아 지구 곳곳을 헤매게 된다. 그러는 동안 자연은 파괴되고,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진다. 누군가는 죽어가고 누군가는 가난에 허덕이게 된다. 소위 말하는 선진 기업과 선진국 정부는 물밑에서 제도와 시스템으로 이를 지지한다.

우리가 은행이나 보험, 연금 등에 돈을 맡기거나 직접투자를 할 때에는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와 배당을 요구한다. 국가와 기업은 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자원을 남획하거나 생태계에 무리를 주는 개발을 하고 이상화탄소의 배출을 증가시키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자, 배당과 이러한 환경파괴를 떼놓을 수 있을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자와 배당의 요구가 작은 사회’, 그러니까 ‘가능한 한 단리로 돌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금리 메커니즘이 지역경제와 환경을 파괴한다’ 중에서)

 

돈의 흐름을 바꿔야 모두가 산다!


돈의 흐름이 이대로 가서는 자원쟁탈전도, 보복테러도, 지구온난화도, 빈곤과 사회의 양극화도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나의 돈과 우리의 돈이 어디로 흘러들어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드러나도록 하면 된다. 우리의 돈이 누군가의 손에 총을 들려주고, 아이들을 죽이는 지뢰로 바뀌고, 열대우림의 울창한 나무들이 잘려나가게 하는 것을 지켜본다면 마음 편히 있을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까. 우리의 돈이 가난한 사람들의 한 끼 식사가 되고, 아이들이 공부할 책이 되고, 지구를 지키는 친환경 에너지가 되는 것을 지켜본다면 삶의 기쁨을 느낄 테니까.

미국은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니 군사비로 50조 엔 정도를 지출하는 것이 그리 부담은 아니라고 여겨질지 모른다. 하지만 사실 미국은 거액의 재정적자를 안고 있으며, 2005년에는 재정적자가 약 3,0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아무리 봐도 50조 엔이나 되는 군사비를 세금에서 낼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그래서 미국은 미국 국채를 발행해 세계 여러 나라에 판매함으로써 국가 운영에 필요한 돈을 조달하고 있다. 결국 다른 나라에서 돈을 빌려 무기나 폭약을 사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전쟁을 하는 것이다.
……
이렇듯 우리가 ‘전쟁은 좋지 않다’, ‘거들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도, 우리의 저금은 군사예산이나 군수산업으로 흘러들어 가 전쟁을 치르는 데 사용된다. 이는 우리가 저금한 돈의 사용처를 지정할 수 없기에 빚어지는 문제다. ‘전쟁이든 환경파괴든 아무 데나 사용되어도 좋다’고 백지위임을 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전쟁을 돕고 있다’ 중에서)


우리가 은행이나 우편저금에 맡기는 돈은 학교․병원․공원 등의 건설, 도로․공항․다리의 정비 등 우리 생활의 기반이 되는 공공사업에도 쓰인다. 민간사업체가 공급하기 힘든 공공재나 서비스는 중앙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데, 공공사업 가운데는 환경을 파괴하거나 사람들의 생활에 악영향을 주는 것도 많다. …… 이들 사업의 배경에는 정치가와 건설업계의 유착, 불충분한 환경영향평가, 주민에 대한 사전설명과 합의형성 과정의 결여 등 문제가 많다. …… 공공사업으로 인한 환경파괴는 우리 생활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잘못된 공공사업에 사용되는 돈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맡긴 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돈을 빌릴 때 국가는 국채를, 지자체는 지방채를 발행하지만, 그 가운데 얼마가 댐 건설에 쓰이는지는 불투명하다. ……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불투명한 돈의 흐름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서 공공사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지역 발전을 꾀하거나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잘못된 공공사업에 우리의 돈이 흘러들어 간다’ 중에서)

 

《굿 머니, 착한 돈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는 우리 모두를 위험으로 내몰고 있는 지금의 돈의 흐름과 경제 시스템을 짚어보고, 돈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시도들과 성과들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바람직한 돈의 흐름과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보다 먼저 시민사회의 윤리적 실천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개개인이 정의의 물방울이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언제까지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을 것인가? 패배감이 우리를 무너뜨리기 전에 손을 잡고 일어서서 돈의 흐름을 바꾸어내야 한다.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먼저다!


세계 곳곳에서 의식 있는 사람들이 기존의 시스템에서 벗어난 사업이나 활동들을 벌이고 있다. 개인 또는 지역 공동체 수준에서 할 수 있는 활동도 있고, 법이나 조세제도 개혁을 통해 시행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 어떤 경우에서건 정부와 지자체, 입법기관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시민영역에서 먼저 목소리를 내야 한다. 윤리적 소비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일들이 많다. 윤리적인 금융 시스템과 공평한 과세제도 등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지식과 정보는 세계화할수록 좋다. 그리고 시민사회의 연대 또한 그렇다.


시민사회 또는 지역공동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이 있다. 마이크로크레디트, 사회책임투자, 국제연대세, 지역화폐, 시민사업, 소비자 직거래, 공정무역, NPO 은행, 에코 저금, 친환경 기술 지원, 공평한 과세, 올바른 금융교육, 내셔널트러스트, 공동체 운동, 예산감시활동 등의 시민단체 활동 등. 그 어느 때보다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돈벌이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투자가의 행태, 그리고 도움이 되지 않는 원조를 강요하는 국제기관과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빈곤을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돈이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파괴력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사회책임투자, 환경파괴․인권무시․전쟁 관련기업 제품 불매운동, 반(反) 빈곤 캠페인 등 생활과 밀접한 활동들로 돈에 우리의 의지를 실을 수 있게 되었다. 돈의 힘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강하게 키워나감으로써 기업과 나라의 근본을 바꿀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양의 탈을 쓴 자금원조’ 중에서)

 

지역 단위로 통화를 관리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 지금처럼 미국이 ‘기축통화’의 힘을 이용해 국제경제를 통제하거나 자국의 전쟁을 위해 국제시장에서 전쟁비용을 조달하는 것과 같은 일들이 제한될 것이다. 국제적인 통화의 구조는 국제평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국이 제멋대로 주무르는 세계경제’ 중에서)

 

《굿 머니, 착한 돈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는 개인 차원에서, 공동체 차원에서, 그리고 시민사회 차원에서 벌일 수 있는 일들을 제시한다. 누군가는 시작했고, 어디에선가는 하고 있는 일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시작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례들도 소개하고 있다. 지역화폐 공동체 ‘한밭레츠’, 생협운동, 공정무역, 사회적 기업, 의료생협, 내셔널트러스트, 아름다운재단, 물만골 공동체 등 시민의 힘으로 사회를 바꾸어나가고 있다. 이제 우리의 힘을 보탤 때이다.


“ 돈의 흐름이 이대로 가서는
자원쟁탈전도, 보복 테러도, 지구온난화도, 빈곤과 사회의 양극화도
없어지지 않는다.
사람과 자연을 파괴하는 생산과 소비를 멈추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돈의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


돈은 더럽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그 색깔이 달라진다. 나는 오래 전부터 아름다운 돈쓰기를 주창해왔다. 기부문화는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예산을 바로 쓰게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시민의 의무이다. 이익생산을 임무로 하는 기업 역시 요즘은 달라졌다. 착한 기업이 장수한다는 말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 윤리적 소비가 중요해졌다. 사회적 기업이 도도한 강물이 되고 있다. 이제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경계를 넘어 새로운 자본주의로 가고 있다. 이 책은 그 새로운 사회로 안내하는 가이드북이다.
- 박원순 |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내가 저금한 돈이 어떻게 ‘나쁜 돈’이 되어 돌아오는지 알고 싶은 사람, 우리가 낸 세금이 어떻게 해서 환경을 파괴하고 전쟁고아를 만들게 되는지 궁금한 사람, 세계의 빈곤을 퇴치한답시고 뿌려지는 해외 원조가 왜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빈곤의 덫에 더 옭아매는지 의문을 가진 사람, 나부터 시작하는 작은 실천으로 세상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 강수돌 | 고려대 교수, 조치원 마을 이장

우리는 날마다 돈을 사용하지만 정작 그 돈이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도대체 돈은 어디로 대출 또는 투자되어 어떤 현실을 빚어내고 있는 걸까요? ……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나 의지가 아니라 실제로 ‘어디에 돈을 맡겼는가’입니다. 세계에는 이미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고 지구 전체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지도록 돈의 흐름을 만드는 금융기관도 있습니다. …… 환경을 배려한 곳에 투자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 또 한편으로는 최신 기술을 응용해 식량 자급이나 에너지 자급을 이루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돈이 필요 없는 삶을 실현하면 돈의 지배를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바람은 아직 미약하기 그지없는 이 흐름을 커다란 흐름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우리가 왜 그러한 흐름을 기대하는지, 그 흐름은 무엇에서 시작되는지 알리고 싶습니다. 전쟁의 동기와 환경파괴의 원인을 분명히 밝히면 대책도 확실히 밑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돈이 불러일으키는 문제를 탐구하는 일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이 책이 제시한 방법 가운데 하나라도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입니다. - 머리말 중에서

이 책은 돈과 세상과의 관계를 다룬 대안경제서입니다. …… 돈은 에너지라 생각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착한 에너지’. 그것이 돈이어야 한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오늘날의 금권․배금주의, 경제지상주의에 물든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바꿔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 옮긴이 말 중에서


 

차 례


1장 나쁜 돈이 세상을 망친다
▪ 우리는 모두 전쟁을 돕고 있다
▪ 잘못된 공공사업에 우리의 돈이 흘러들어 간다
∙ 다시 생각해봐야 할 국책·공공사업
▪ 양의 탈을 쓴 자금원조
∙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의 의미와 과제
▪ 미국이 제멋대로 주무르는 세계경제
▪ 미국의 헤지펀드가 통화위기를 부른다
▪ 나쁜 에너지가 세상을 망친다
∙ 우리나라 심야전력 제도의 문제점
[칼럼01] 점점 심각해지는 개발도상국의 채무구조

 

2장 나쁜 돈을 만드는 나쁜 시스템
▪ 국민을 빚쟁이로 만드는 잘못된 공공사업
∙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밑빠진 독상’ 수여
▪ 돈의 중앙집권이 지역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 24시간 깨어 있는 돈이 24시간 노동을 부른다
▪ 지금의 금리 메커니즘이 지역경제와 환경을 파괴한다
▪ 일하는 자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다국적 기업의 돈벌이
▪ ‘착한 가격’은 정말 착한가?
[칼럼02] 돈과 전쟁의 관계

 

3장 착한 돈으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
▪ 빈곤 탈출의 기회, 마이크로크레디트 | ∙ 우리나라의 마이크로크레디트 운동
▪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책임투자로 기업이 바뀔까? | ∙ 우리나라의 사회책임투자
▪ 지역통화로 돈에 정당한 가치를 부여한다 | ∙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역화폐 공동체 ‘한밭레츠’
▪ 돈의 교환기능을 극대화시키는 방법
▪ 아니! 일주일에 이틀만 일해도 충분해?
▪ ‘시민사업’으로 모두의 희망을 실현한다 | ∙ 우리나라의 생협운동·안성의료생협 이야기
▪ 공정무역으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든다 | ∙ 공정무역의 대명사 ‘히말라야의 커피’
▪ 돈의 사용처를 공개하는 착한 금융기관을 만든다
▪ 작은 가능성의 싹을 틔우는 NPO은행
▪ 계좌를 바꾸면 세계가 바뀐다! ─ 3억 엔의 에코 저금 실천
▪ 자급자족이 가져다주는 평화
▪ 100년 가는 집은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다 | ∙ 철거민들이 만든 친환경 건설회사 ‘달팽이건설’
[칼럼03] 사회문제는 가까이에 있다 ─ 화학물질 과민증 지원센터

 

4장 착한 제도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
▪ ‘굿(goods) 감세·배드(bads) 과세’가 세계를 바꾼다
▪ 공평한 과세가 만드는 착한 세상 | ∙ 종부세 논란
▪ 올바른 금융교육이 착한 세상을 만든다 | ∙ 아름다운재단의 아름다운 기부문화 일구기
[칼럼04] 소비자금융의 이익을 시민이 되찾는다면

 

5장 우리 손으로 만드는 착한 세상
▪ 유통에 드는 돈을 생산자에게 돌려준다
▪ 공유지 보전으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든다 | ∙ 우리나라의 내셔널트러스트 운동
▪ 지금 돈의 주인으로 사는 방법 | ∙ 개발을 거부한 도심 속의 ‘오래된 미래’, 물만골공동체의 도전
[칼럼05] 우리 스스로 의사를 고용해보자


지은이

 

다나카 유(田中 優)


1957년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미래은행 사업조합 이사장, 일본 국제볼런티어센터 이사, ‘에이피 뱅크(ap bank)’ 감사를 맡고 있다. 폭넓은 시야와 지역을 바탕으로 한 활동을 통해 이상과 현실을 모두 충족시키는 해결책을 만들어내고 있다. 강연과 집필 등을 통해 일본 안팎에 폭넓은 관계망을 형성함으로써 평화와 환경, 그리고 지속가능한 사회 만들기를 위한 실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쓰고 엮은 책으로는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 (알마, 2007)》 《환경파괴의 메커니즘》 《일본의 전기요금은 왜 비싼가》 《왜 우편저금을 하면 안 되는가》 《비전(非戰)》 《Eco·에코 에너지 절약 게임》 《전쟁 없는 세계를 만드는 30가지 방법》 《전쟁을 멈추고 환경파괴를 막는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방법》 《전쟁은 환경파괴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지구온난화 ─ 인류 멸망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는가》 들이 있다.

 

에이 시드 재팬(A SEED JAPAN) 에코 저금 프로젝트


에이 시드 재팬(A SEED JAPAN, Action for Solidarity, Equality, Environment and Development)은 1991년 10월에 환경, 개발, 연대와 평등을 위한 국제 활동을 하고자 설립된 국제 청년환경 NGO(비영리·비정부조직)이다. 국경을 넘어 환경문제와 사회의 불평등에 주목하고,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사회 만들기를 지향한다. 그 가운데서도 ‘에코 저금 프로젝트’는 환경파괴와 빈곤층의 증가, 생태계의 파괴 등 사회문제의 대부분이 우리의 저금과 관계가 깊다는 점에 주목해, 돈의 흐름을 좀 더 환경 친화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시민과 금융기관을 일깨우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2005년 3월부터 ‘계좌를 바꾸면 세계가 바뀐다 ─ 3억 엔의 에코 저금 실천 캠페인’을 시작해 스스로가 의지를 갖고 금융기관을 환경이나 사회를 배려한 곳으로 다시 선택해야 함을 일반 시민에게 호소하고 있다. 환경관련 행사와 음악 페스티벌 등을 통해 자신의 돈을 맡길 금융기관을 바꾸겠다는 에코 저금 선언을 모았으며, 외부강사를 초청해 세미나와 워크숍을 여는 등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옮기고 쓴 이

 

김 해 창


17년간 주로 환경 전문기자로 일해 오다 2007년부터 (재)희망제작소에서 부소장을 맡고 있다. 1994년 《인권과 보도》라는 편역서를 펴내 언론 보도에서 인권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등의 노력을 해왔으며, 1997년부터 1998년까지 일본 도쿄의 시민환경 단체인 ‘AMR' 회원으로 있으면서 일본의 환경 NGO 등을 취재한 뒤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지향하는 환경 저널리스트의 길을 걷고 있다. 2002년에 한국기자협회의 ‘이 달의 기자상’을 두 차례 받았고, 2003년에는 제5회 교보생명 환경문화상(환경언론부문)을 수상했으며, 2008년에 부산대 대학원에서 환경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금은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우리 사회의 새로운 희망과 변화를 모색하는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로서 이론과 실천이 하나 되는 삶을 꿈꾸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일본, 저탄소 사회로 달린다》 《환경 수도, 프라이부르크에서 배운다》 《어메니티 눈으로 본 일본》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이산화탄소, 탈것으로 알아 보아요》 《사계절 생태도감》 《어메니티 : 환경을 넘어서는 실천사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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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강에게 모자 같은 거란다.

 

숲이 햇볕을 막아 강물을 시원하게 유지해 주지.

 

연어에게 숲이 필요한 까닭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거야.

 

 

 

 

 

 

 

 

 

시작과 끝이 같은, 끝없는 순환에 대한 이야기

 

화창한 가을날, 케이트는 아빠와 함께 강으로 갑니다. 강가에는 울창한 숲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빠는 연어 숲 이야기를 꺼냅니다. “신비한 수수께끼, 순환 그리고 수많은 새끼물고기들에 관한 이야기”를 말입니다. 그때 케이트는 강가에 죽어 있는 연어들을 발견합니다. 죽음은 생명의 끝을 의미하기에 케이트는 지레짐작으로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끝이 난 것인지 묻습니다. “이 이야기는 처음과 끝이 같단다. 그래서 순환 이야기라고 한 거야.”라며 아빠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흔히 알고 있듯 연어는 바다에서 돌아와 강물을 거슬러 상류로 올라갑니다. 그러고는 알을 낳자마자 자신의 생을 마감합니다. 연어는 강에 도착하면 먹이도 먹지 않습니다. 강의 상류로 오르기 위해서는 몸이 가벼워야 하기 때문일 겁니다. 강의 상류는 연어가 알을 낳기에 아주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강바닥에는 자갈이 많고 물이 잔잔하게 흐르기 때문이지요. 연어와 숲의 수수께끼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왜 연어와 숲이 서로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 말입니다.

 

연어는 숲을 만들고 숲은 연어를 키운다

 

연어 산란지의 물은 아주 시원합니다. 시원한 물은 갓 낳은 알들에게 좋습니다. 물이 시원한 이유는 숲이 있기 때문입니다. “숲은 강에게 모자 같은 거란다. 숲이 햇볕을 막아 강물을 시원하게 유지해 주지.” 아빠는 적절한 비유로 딸에게 설명을 해줍니다. 연어에게 숲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나무 뿌리가 흙을 잡아 주어 강물이 탁해지는 걸 막아 주는데, 알에게도 알에서 나온 새끼에게도 깨끗한 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숲에게 연어가 필요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알을 낳고 죽은 연어는 박테리아와 곰팡이류의 먹이가 됩니다. “그 균들은 곤충의 먹이가 되고, 새끼연어가 부화하면 자기 부모의 몸을 먹이로 삼아 자란 박테리아와 곤충을 먹고 살아.” 연어는 죽음으로써 자기 새끼들이 먹고살아 가는 데 도움을 준다는 아빠의 설명은 ‘살신성인’이 무엇인지, 죽음과 탄생이란 생명의 순환에 대해, 그리고 가늠하기 힘든 사랑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아빠의 말은 이어집니다. “파리가 죽은 연어의 몸에 알을 낳으면 부화해서 구더기가 되지. 구더기가 연어의 몸을 먹고 자라서 파리가 되면 새들은 또 그 파리를 먹고.” 연어는 결국 새들을 먹여 살리고, 곰과 독수리, 수달, 까마귀 등의 먹이가 됩니다. 그리고 연어를 먹은 새와 곰 등 동물들의 똥과 연어의 썩은 몸은 흙의 영양분이 되지요. 좋은 흙이 가득한 숲은 점점 더 무성해지겠지요. “숲이 무성해지면 연어 산란지가 그늘로 가려지게 되고요.” 이제 케이트는 연어와 숲의 순환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딱 한 가지만 빼고요.

 

그것은 바로 사람들 또한 강물과 숲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어는 동물들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아주 좋아하는 물고기입니다. ‘자연에 있는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물고기족 아줌마의 말처럼 이 모든 순환에는 우리 인간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시작과 끝이 맞물려 돌아가는, 대자연의 순환에 대한 끝없는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 인간이 강과 숲에 가하는 무자비한 폭력이 결국은 우리 자신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음을 깨우쳐 줍니다. 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데이비드 스즈키가 케이트와 아빠의 입을 빌어 ‘시작과 끝이 같은’ 생명의 순환에 대해 감동적으로 이야기하는 까닭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환경을 보호하자’는 상투적인 구호가 아니라 진정 자연을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임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과학적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줍니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성경 구절을 모르는 이는 없을 테지만, 이를 간과하는 존재는 이 땅에 인간뿐이란 사실 또한 상기시켜 줍니다. 《연어 숲에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직접적이지 않은 아름다운 언어로 전달해 주는 감동적인 책입니다.

 

책 속으로

 

“그래, 맞아.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 수백만 마리의 새끼들 이야기,

그리고 연어와 숲은 왜 서로에게 필요한지와 같은 이야기 말이야.

연어는 강과 하나로 어우러져 살아간단다. 강바닥에는 자갈이 많고 강물이

잔잔하게 흐르지. 그래서 그곳에 알을 낳을 수 있는 거야.”(p.9)

 

케이트와 아빠는 강기슭에 앉았습니다.

“물을 한번 만져 보렴.”

아빠가 말했습니다.

“앗, 물이 차가워요!”

“그래야 연어 알들에게 좋단다. 물이 시원해야 하지. 그런데 물이 왜 시원한지 아니?”

케이트는 나무를 올려다봤습니다.

“그늘 때문이에요?”

“맞아. 숲은 강에게 모자 같은 거란다. 숲이 햇볕을 막아 강물을 시원하게

유지해 주지. 연어에게 숲이 필요한 까닭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거야.”

“또 다른 까닭이 있나요?”

“나무의 뿌리가 흙을 잡아 줘서, 흙이 씻겨 내려가 강물을 탁하게 만드는 걸 막아 주지.

알에게는 물이 깨끗해야 하고 그건 알에서 나온 새끼연어에게도 마찬가지란다.”(p.10)

 

“연어들은 언제 강으로 돌아와야 하는지 어떻게 알아요?”

“그게 바로 수수께끼야. 긴 여행을 해야 하는 때를 어떻게든 알고는 알을 낳으러 돌아오지.”

아빠가 말했습니다.

“그럼 돌아오는 길은 어떻게 아는 거죠?”

“그게 두 번째 수수께끼야.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에서 헤엄쳐 오는데도 자기들이

태어난 강으로 정확히 돌아온단다. 과학자들은 강마다 각기 독특한 냄새가 있어서

그 냄새로 구별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p.14)

 

“연어가 죽으면 그 몸은 작은 박테리아와 곰팡이류의 먹이가 되지. 또 그 균들은

곤충의 먹이가 되고. 새끼연어가 부화하면 자기 부모의 몸을 먹이로 삼아 자란

박테리아와 곤충을 먹고 살아. 바로 부모는 죽음으로써 자기 새끼들이 먹고살아 가는 데

도움을 주는 거지.”

“벌레는 연어를 먹고 다시 연어가 벌레를 먹는다. 또 다른 순환이네요!”(p.17)

 

“숲이 무성해지면 연어 산란지가 그늘로 가려지게 되고요.”

케이트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연어는 동물들의 먹이가 되고.”

아빠가 말했습니다.

케이트는 웃었습니다.

“그리고 동물들은 숲의 영양분으로 되돌아가고. 이것도 또 순환이네요.”

“그럼 그 순환들엔 항상 누가 들어가 있지?”

“연어요!”(p.23)

 

 


■ 저자 소개

 

 

글쓴이 ․ 데이비드 스즈키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과학자이자 환경보호운동가이며 방송인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쓴 책을 포해서 40권이 넘는 책을 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작품 중에는 《우리 집은 자연박물관》《우리가 바로 지구입니다》《즐거운 생태학 교실》을 비롯해 어린이들을 위한 책도 많습니다.

 

그동안 지구환경에 대한 문제를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유네스코(UNESCO) 과학상과 유엔 환경보호상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캐나다의 밴쿠버에 살고 있습니다.


글쓴이 ․ 사라 엘리스

 

어린이 책을 많이 쓴 작가로, 여러 상을 받았습니다.

 

베이비 프로젝트》《막대기 수집 놀이》《바다처럼 거친 들판》 등의책을 썼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노스밴쿠버에 살고 있습니다.

 


그린이 ․ 시나 롯

 

생생한 수채화로 《제시의 섬》《산에서 보낸 깊은 밤》을 비롯해

 

많은 어린이 책을 아름답게 꾸며왔으며 여러 상을 받았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빅토리아에 살고 있습니다.

 


옮긴이 ․ 전광철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나와 줄곧 출판업에 몸담았습니다.

 
현재는 출판 기획, 번역 프리랜서와 기획번역 모임 마음물꼬 회원으로 활동하고


그동안 《맘껏 우는 아이가 활짝 웃을 수 있다》《잘 자요, 대장》《웃으면 행복이 와요》

 

《끝나지 않은 노예의 역사》《우리도 친구가 될 수 있어》 등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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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한가운데, 집 위에 마련한 잠자리에 누웠어.

 

 

한밤중,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의 품에 안긴 아이와

아이 곁을 지켜주는 엄마의 달콤한 휴식 같은 이야기

 

 

 

환한 달빛 아래 도시 옥상에서 만나는 대자연의 넉넉함.

 

여름밤 옥상에 자리를 깔고 누워 쏟아질 듯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빨랫줄과 장독대가 늘어서 있고, 화분엔 고추와 토마토가 자라고 있던 어린시절의 옥상. 지금은 흔치 않지만 그 시절의 옥상은 자연스러운 생활공간이었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옥상은 답답한 일상의 탈출구로 그려진다.

 

여기 그 시절의 추억을 담은 그림책이 있다. 그것도 지구 반대편에 사는 미국의 그림작가가 지은이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세상 어디에서나 비슷한가 보다. 우리나라 사람이 그렸다고 해도 별로 어색하지 않을 모습들이기 때문이다. 󰡒나의 어머니에게󰡓라는 헌사가 씌어 있는 것을 보면, 지은이의 어린시절을 되살린 작품임을 짐작할 수 있다.

잠 못 이루는 밤, 바람을 따라 올라온 옥상에서 소녀는 자연의 품에 안겨 잠이 든다는 이야기. 이 단순한 이야기가 정감 있는 그림과 어우러져 추억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아이에겐 조용한 모험으로, 엄마에겐 모처럼의 휴식으로 다가오는 그림책

표지와 도입부를 보면, 옥상에서 엄마가 빨래를 널 때 아이는 화분에 물을 주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한다. 아이에겐 아주 친숙한 공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아이 옆엔 언제나 고양이가 함께 있다.

옷차림을 보면 반팔과 긴팔 옷이 모두 등장한다. 계절은 아마도 초여름이나 늦은 여름일 것이다. 그리고 왠지 잠이 오지 않는 밤, 이야기는 시작된다.

 

엄마, 아빠는 먼저 동생들을 재운 뒤 주인공 아이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남기고 잠자리에 든다. 그 전에 이미 잠자리에 든 아이는 식구들이 모두 잠든 뒤에도 한참동안이나 잠들지 못하고 누워만 있다. 그러다 방안 공기가 답답해서 열어놓은 창문을 통해 한줄기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누워 있어도 잠이 오지 않으니, 소녀는 문득 일어나 바람을 쫓아가기로 한다. 그러다 도착한 곳은 시원한 밤공기에 둘러싸인 옥상. 소녀는 다시 방으로 내려와 베개와 이불을 챙겨 올라온다. 그리고 드디어 옥상에 잠자리를 마련한다. 하지만 조용한 밤, 계단을 오르내리는 발걸음 소리에 엄마는 그만 잠이 깨고 만다.

 

아이는 이제 시원함을 만끽한다. 달빛은 환하게 빛나고, 도시의 불빛들도 정겹게 보인다. 달빛을 머금은 하늘과 강과 산은 은은하게 도시를 감싸고 있다. 조금 전 방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살아 있다는 느낌을, 자연은 언제나 우리를 감싸고 있다는 것을 아이는 온몸으로 느끼며 미소 짓는다. 그런 뒤 아이는 조용히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든다.

 

이제 마지막 페이지. 편안하게 잠든 아이와 고양이가 보인다. 그런데 아이 곁에 어느새 엄마가 앉아 있다. 잠도 안자고 옥상을 오르내리는 아이 때문에 잠이 깨어버린 엄마는 아이가 걱정된다. 옥상으로 살짝 따라 올라와 보니 아이가 잠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엄마는 아이의 마음이 이해된다. 그래서 아이를 말리는 대신 조용히 내려와 차를 끓인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와 보니 아이는 어느새 잠이 들어 있다. 잠든 아이를 내려다보니 마냥 예쁘고 귀엽다. 그리고 시원한 밤공기를 즐기며 밝게 빛나는 달을 올려다본다. 아이 덕분에 간만에 만끽하는 휴식이 달콤하기만 하다.

 

평화롭게 잠든 아이의 얼굴이 보이고, 엄마는 달을 바라보고, 엄마가 들고 있는 찻잔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이야기는 끝을 맺었다. 그런데 이 그림책의 화자는 누구일까? 작가일까? 아니면 표지에서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아이 옆을 떠나지 않는 고양이일까?

 

책의 특징

 

1. 책장을 넘기면 먼저 갈색 톤의 벽지, 짙은 색의 무거워 보이는 가구들, 좁은 복도, 답답해 보이는 이불들이 보인다. 작가는 답답한 정적에 싸인 소녀의 집을 묘사하기 위해 대충 그은 듯한 사각의 프레임 안에 일러스트레이션을 담았다. 이후 펼쳐지는 옥외의 장면들에서는 이내 테두리가 사라지고 옥상에서부터 도시 전체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2. 잠 못 이루는 여름밤, 자기만의 시원한 보금자리를 찾은 소녀의 작은 모험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이야기 속에 정적과 답답함, 고요와 충만함, 그리고 믿음과 사랑이 모두 표현되어 있다. 쉽사리 잠을 못 이루는 여름밤에 아이와 함께 볼 만한 최고의 그림책이다.

 

《한밤중에》 수상 내역

 

1. 2008 샬롯 졸로토 아너상 수상

2. 2008 보스턴 글로브 혼북 상 수상

3. 뉴욕 공공도서관 선정 ‘100권의 책’

4. 퍼브리셔스 위클리 선정 ‘2007 최고의 어린이책’

5. 커커스 리뷰 선정 ‘2007 최고의 어린이책’

 

저자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 조나단 빈 - 펜실베이니아에서 하이킹을 즐기고 새들을 관찰하고 풍경화를 그리며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2003년 뉴욕으로 이사해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세트럴 파크 근처에 살면서 어릴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하이킹을 즐기고 새들을 관찰하며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07년에 처음으로 혼자서 쓰고 그린 《한밤중에》를 펴냈으며, 이 책으로 2008 샬롯 졸로토 아너상과 2008 보스턴 글로브 혼북 상을 받았다. 또한 이 책은 뉴욕 공공도서관 선정 100권의 책, 퍼브리셔스 위클리 선정 ‘2007 최고의 어린이책’, 커커스 리뷰 선정 ‘2007 최고의 어린이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 밖에 그린 책들로는 《모키와 비크》 《아빠가 구운 애플파이》 등이 있으며, 《아빠가 구운 애플파이》로 에즈라 잭 키츠 신인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받았다.

 

옮긴이 : 엄혜숙 -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와 일본에서 문화과 그림책을 공부했다. 현재 어린이책 집필, 기획, 편집, 번역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혼자 집을 보았어요》《누가 똑똑 두르리지?》《단 방귀 사려!》《나의 즐거운 그림책 읽기》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개구리와 두꺼비의 친구’ 시리즈, ‘소피의 성장동화’ 시리즈, 《집에 있는 올빼미》《꼬마 돼지》《큰고니의 하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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