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대표 한시 312수 - 한시가 인생으로 들어오다
이은영 편역 / 왼쪽주머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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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예스러운 멋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꼭 한시도 즐기기를 바란다. 물론 한시는 어렵다. 한자를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한 편 한 편 읽어 나가다보면 차츰차츰 맛이 느껴짐을 얻게 된다. 시라는 것이 외워야 제대로 읽었다 말 할 수 있고, 낭랑하게 소리를 내어 읽어야 참맛을 알 수 있다. 한시도 운율에 맞춰 읽어보니 번역으로 읽는 것보다 훨~신 마음에 와 닿는다. 물론 번역을 못했다는 게 아니다. 어쩜 이렇게 변역했을까 하는 감탄을 하면서 읽었다. 직역이 아니라 의역을 통해 우리의 시로 재탄생하였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한시는 한자로 읽어야 제 맛이다.

 

나는 이렇게 읽어봤다. 우선 한시를 우리말로 풀어쓴 부분을 읽는다. 이 부분만 읽어도 시 한편을 읽는 것과 같다. 그리고 해설부분을 읽었다. 시와 지은이에 대해 짧지만 알차게 해설해 놓아서 시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새로운 인물을 많이 알게 되어 좋았다. 그리고 되든 안 되든 풀어쓴 부분과 한시를 연결해서 읽었다. 쉽지 않았지만 아는 한자의 기억을 더듬고 모르는 것은 맨 아래 한자풀이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도 모르는 것은 그냥 넘어갔다. 제대로 알면 좋겠지만 번역을 보면 대충 그 뜻을 알 수 있었다. 제대로 아는 것은 천천히 해결해 보려고 한다.

 

5언절구는 2+3으로 7언절구는 2+2+3으로 끊어 읽고 해석하니 그럭저럭 해석이 되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이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언젠가 한시를 보고도 저절로 해석이 가능할 날이 오지는 않을까!

 

요즘 미투 사건이 있어 90쪽의 시를 읽으면서 약간의 웃음이 나왔다. 정약용은 꿈에서 미녀가 나와 유혹하기에 시를 지어 보냈다고 했으나, 실은 유배 중 첩을 두었다고 한다. 유배를 끝내고 딸과 함께 정약용의 집까지 따라 올라왔지만 이내 쫓겨 강진으로 내려갔다고 하니, 첩이라고나 하나 평생을 책임져야할 처지인데 여자만 안 되었다. 당시 풍속에 첩을 두는 게 흠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내 마음은 이미 금강석이 되었다느니, 풍로가 있다 한들 그대가 어찌 녹일 수 있겠냐느니하는 이 시는 첩을 들인 후 감춰야 옳았다. 본인이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 후대라도 감춰야하지 않을까?(개인적으로 정약용을 무척이나 존경하고 있음을 밝힌다.)

 

이 책 한시 중 한 구절을 꼽으라면 춘래불사춘이다. ‘봄이 왔어도 봄 같지 않구나’(196) 요즘 코로나로 세상이 뒤숭숭하고 일상이 일상답지 않다. 봄도 그렇게 가고, 이제 다시 여름이 왔어도 여름 같지 않구나를 읊조릴 판이다. 방학이 왔어도 방학 같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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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속이는 말들 - 낡은 말 속에는 잘못된 생각이 도사리고 있다
박홍순 지음 / 웨일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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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속이는 말이 한 둘은 아니지만, 저자는 모두 12개를 골라 집중하고 있다. 이들 각각에 대해 그림과 책으로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림과 책 모두에 상당한 인문학적 능력을 가진 분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은 저자의 성별이었다. 시작할 때는 남자이겠거니 생각했다가 점점 여자가 아닐까 생각을 하면서 읽어나갔다. 그러다 마지막 장 여성은 모성애가 있다를 읽을 때는 여자라고 확신을 했다. 글을 섬세하게 잘 썼고, 여자에 대한 그의 관점이 나를 오해하게 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남자였다. 이것도 생각해보면 함부로판단을 했던 증거가 되었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생각하고 판단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과 판단이 오류가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이 세상 모든 것을 한 번쯤 비틀어 보고, 한 번쯤은 뒤집어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 글에서의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1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단은 위험하다. 하지만 사람의 경향성으로 인해 상당 부분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느 경우에는 열을 봐도 하나를 알기 어렵다인간의 내면을 누가 쉽게 말할 수 있겠나. 나도 나를 모르는데, 남이 어찌 나를 알겠는가!

 

우리는 주변의 모든 자연적 사물의 본질을 인식하고 결정하고 규정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자신에 대해서는 결코 그렇게 할 수 없다.’(28,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에서 재인용)

 

행동 하나로 인간 전체를 단정 짓는 것이 섣부르고 부적절하다고 본다.’(23) 하필 이 글을 쓰는 요즘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 때이다. 우리는 그분의 위대한 업적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 죽음으로 인해 그의 행위는 추가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그의 마지막 과오와 그의 삶 전체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2사람은 변하지 않는다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경우와 비슷하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변하지 않는다고 확증하는 것은 위험하다.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조금씩 변하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고 느낄 뿐이다. 사람은 늘 변한다. 나는 사람이 선하게 태어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사람은 악해질 수 있다. 또한 동시에 다시 선해질 수도 있다. 어느 사람은 너무나 쉽게 변하기도 한다.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말하지만) 너무나 쉽게 일을 내기도 한다. 사람은 알 수 없는 존재가 맞다.

 

  

3공부는 때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부는 학창 시절의 한때 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바뀌지 않았나! 평생학습의 시대에 공부의 때를 운운할 수는 없다. 우정도 사랑도 때가 없지 않은가! 저자는 공부만큼이나 우정도 때가 있는 것이다.’(56)라고 했지만 공부를 위해 우정을 미루지 말라는 뜻으로 쓰이면 모를까, 우정에 어찌 때가 있겠는가. 언제나 우정도 공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공부만큼 꼭 필요한 감정과 욕구가 있다. 친구와 충분히 어울리고, 첫사랑의 설레는 경험을 하고, 여행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을 하는 것도 공부만큼 중요하다.’(67)

 

  

4찬물도 위아래가 있다는 말에는 나도 동의할 수 없다. 맹자는 나이하나만 가지고 위아래를 말할 수 없다고 했다.(장유유서가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없으며, , , 일을 따져가며 서열을 매기는 것이 유교의 문화라고 단정할 일도 아니다. 경전에도 다섯 살까지는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해서 서로 벗할 수 있다고 쓰여 있다.) ‘지위도 있고, ‘()’도 있다. 조직에서는 지위가 갑()이다. 하지만 마을에서는 나이가 갑이다. 문제는 덕에 있다. 덕도 없는 주제에 나이만 가지고서 설칠 수는 없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덕 있는 자에게는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다. ‘나이밖에 내세울 게 없는 사람은 사실 측은하다. 지위도 없고, 덕도 없으니 나이만 앞세운다. 그런데 은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니 나이가 어떠하든 함부로 대할 수는 없다. 나는 맹자의 덕이라는 개념보다. 사실 인간의 보편적 존엄을 대입해보고 싶다. 우리는 그 누구로부터 하대 받거나 멸시받아서는 안 되는 위대한 존엄을 갖고 있다. 이 존엄의 경중은 그가 누구라 할지라도 다를 수 없다. 그러므로 노인과 소년은 충분히 친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6인간은 다 이기적이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타성이 칭송받고 있지만 우리는 종종 제 몸 하나 간수도 못하는 주제에 남을 챙기는 자들을 보면서 실소를 짓곤 한다. 충분히 이기적이어야 넘쳐서 이타성이 발현된다고 본다. ‘유전자는 이기적인 동기를 실현하기 위해 현실에서 개체의 이타주의를 퍼뜨린다는 것이다. 이기성과 이타성의 경계가 대립적이지 않고 상호 보완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연다.’(113)고 했다. 이런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다른 사람을 충분히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인데 도와주지 못하면 마음이 불편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 나는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 이는 이타성일까 이기성일까?

 

  

7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이 말이 맞지 않다고 을 멀리할 수도 없지 않은가? 앎을 무조건 선행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후행할 수도 없다. 앎과 삶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우린 알아가면서 살아가고 살면서 알아간다.

 

유한준의 글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곧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곧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122) 참 좋은 글이다.

 

  

8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것은 젊은이들에게 너무 굴레를 씌우는 말이다. 우리는 어느 시대이건 삶의 고통과 마주하고 있다. 이 고통이란 건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인간이 벗어날 수가 없다. 시대에 따라 고통의 종류가 변할 뿐이지 늘 우리에게 고통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고통을 딛고 살아갈 수 있다. 고통을 즐길 수는 없지만 이용할 수는 있다. 난 젊은이들에게 고통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 그들도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 그래서 모든 세대에서 행복을 누리기를 바란다.

 

‘N 포 세대란 말이 싫다. 그런 말은 그런 행위를 규정하여 고착화 시킨다. 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가. 왜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를 포기하는가. 난 젊은이들에게 포기하라는 말도 아니고 포기하지 말라는 말도 아니다. 연애, 결혼, 출산이란 게 결코 사치가 아니다. 돈 때문이라고 결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돈이 없어도 연애할 수 있고, 결혼할 수 있고, 아이도 낳을 수 있다. 속 좋은 이야기라고 누가 욕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안타까워서 그런다.

 

  

9소확행을 즐겨라소확행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다만 삶의 많은 순간에서 행복함을 느끼기를 바란다. 아니 행복을 느끼라는 것도 억지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렇게 말을 바꿔보자. 삶의 많은 순간에서 고통을 느끼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충분히 행복한 거니깐.

 

  

10손님은 왕이다라고? ‘손님을 왕이라고 규정하는 순간,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자신이 마음대로 부려도 되는 하인 정도로 취급하는 태도가 만들어진다.’(176)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하대는커녕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소비자는 기껏해야 만 줄뿐이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시간과 육체적 고통, 정신적 스트레스 등등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것까지 제공하고 있다. 오히려 그들이 갑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한없이 감사해야 한다.

 

 

11그놈이 그놈이다라고 말하면서 정치 혐오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주장에 강력하게 동의한다. 정말로 정치가 희망이다.’ 함석헌 선생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정치란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다. 그놈이 그놈이라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제일 나쁜 놈들이 다 해 먹는다.”(199) 내가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인 중에는 제법 깨끗한 사람도 많다. 또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정치적 결과물이 너무 안 좋기에 사람마저 그렇게 매도된 측면이 크다. 경제가 발전하고 있듯, 정치도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당연히 관심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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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흔들릴 때 소크라테스를 추천합니다 메이트북스 클래식 9
플라톤 지음, 김세나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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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입문서> 이렇게 제목을 붙여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향연을 번역한 것이라고 한다. 처음 읽는 책이다 보니 술술 읽히는 것에 비해 내용은 그리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대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이야기인데 쉬우리라 생각한 것은 아니다.

 

제목이 주는 메시지가 묵직하다. 보통 사람의 삶은 쉬이 갈대 같이 흔들린다. 그럴 때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의지가 된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를 내세우고 있다. 그의 흔들리지 않는 모습에서 충분히 그런 자격이 있음을 느꼈다. 죽음에 초연하는 모습, 철학자의 삶을 살다간 모습이 책속에 녹아 있다. 죽음을 당당히 받아들이는 그의 신념은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슬픔과 괴로움은커녕 당당하게 죽어가는 모습에서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러니 죽게 되었다 해서 화내는 사람을 자네가 보게 된다면, 이는 그가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충분한 증거 아니겠는가?”(115) 죽음은 화낼 일이 아니다. 오히려 영혼이 육체에서 벗어나니 신나는 일이다. 이 정도의 위인이면 우리의 스승으로 삼을만 하지 않겠나.

 

그가 아테나이인에 했던 말이 준엄하게 다가온다. 이보시오, 가장 위대하고 지혜와 힘으로 가장 유명한 도시 아테나이의 시민인 당신이 부와 명예와 명성은 되도록 많이 획득하려고 안달하면서도 지혜와 진리와 당신 영혼이 최선의 상태가 되도록 하는 데에는 관심도 없고 생각조차 하지 않다니 부끄럽지 않소?”(38) 나에게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 명예, 명성은 뒤로 미루고 지혜, 진리, 영혼을 앞세우자. 부자가 되지 말자는 게 아니고, 부자가 되기 위해 영혼을 팔아먹지 말자는 말이다. 그도 이렇게 말했다. 부에서는 미덕이 생겨나지 않지만, 미덕에서는 부와 다른 모든 인간적인 좋은 것들이 생겨납니다. 개인적인 것이든 아니면 국가적인 차원의 것이든지요.”(39) 부와 미덕에는 선후 관계가 존재한다. 진정 현실 세계에서도 그런 것이라 믿고 싶다.

 

개인적으로 소크라테스는 신비로운 인물이다. 잘 몰랐기 때문이다. 플라톤의 이 네 개의 책은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인물됨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스스로 죄가 없음을 밝히는 변론’, 도망가라는 친구 크리톤을 향해 행복한 죽음을 택하는 크리톤’, 영혼은 영속하니 자신도 역시 영속하리라는 믿음을 보인 파이돈우리는 이 세 개의 이야기에서 그의 진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지막 이야기인 향연에서는 알키비아데스의 소크라테스 예찬에 보이는 그의 모습은 흡사 공자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재미있게 읽었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 있다. 배고픔과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에서 공자의 안빈낙도가 엿보였고, 술을 잘 드셨지만 결코 취하지 않는 모습에서도 공자의 양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취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성인(聖人)은 통하는 데가 있는가 보다.(312)

 

변론할 때부터 죽음에 초연한 그의 모습을 어떻게 봐야할까? 배심원들은 그가 비굴하게 굴기를 바랐을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조금만 비굴했으면 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소크라테스에게 무슨 의미일까! 동시에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후세의 우리에게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아는 소크라테스가 될 수 없다. 나의 삶과 죽음도 어떠해야 하나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육체의 쾌락과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먼저이어서는 안 된다. 그의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전에 육체의 여러 가지 쾌락과 감정을 이롭다기보다는 해롭다 여겨, 멀리하고 배우는 즐거움에 열중함으로써, 자신의 영혼을 남에게 빌려온 장식물이 아닌 절제와 정의, 용기, 자유, 진실 같은 영혼 자체의 장식물로 치장하고 그리하여 운명이 부르면 언제라도 저승으로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은 자신의 혼에 대해 안심할 수 있는 걸게.”(207)

3부 파이돈은 솔직히 읽기가 힘들었다. 영혼에 대한 나의 신념과 다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소크라테스 특유의 화법이 아직 적응되지 않아서이다. 뭔가 핵심을 바로 찌르지 않고 빙빙 도는 느낌, 자꾸 반복되고 논리적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격다짐이 느껴졌다. 물론 나의 고집도 만만치 않아서 설득당하지 못한 면이 있지만 말이다.

 

앞에 비해 4부 향연은 재미있게 읽었다. ‘에로스라는 주제가 신선하기도 했지만 죽음을 벗어나 사랑을 이야기한다는 자체가 좋았다. 요즘 시각으로 보면 거부감이 들 정도의 표현도 많아서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에 대한 거부감으로 확대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특히 동성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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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 영상 편집 - 줌 영상 회의와 실전 온라인 수업을 위한 지침서
앤미디어 지음 / 성안당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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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미디어, 성안당. 2020.

 

컴퓨터 관련 서적이 그러하듯, 컴퓨터 화면을 넣어 책을 구성하여 쉽게 따라갈 수 있었다. 시의적절한 주제로 좋은 책을 만들어주신 출판사에 감사를 전한다.

 

코로나 시대에 원격수업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었다.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아직 실제 줌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지는 못했다. 현재 가르치고 있는 2,3,4 학년에서는 무리라도 판단했다. 그래도 언제 기회가 된다면 고학년 아이들과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전에 선생님들끼리 확실히 배워둘 필요가 있다.

 

우선 동영상 자료를 만들기 위해 스마트폰을 웹캠으로 만들어 보았다. 아이들 보여줄 자료에 내가 나올 필요는 없으니깐 파트 1, 섹션 4를 따라 해 보았다. iVCam 웹캠을 스마트폰과 피씨에 설치하니 바로 활용을 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사진으로 찍어 바로 컴퓨터로 보낼 수 있고, 동영상 촬영으로 시작과 끝만 누르면 바로 컴퓨터에 저장되었다. 이 동영상을 나중에 다빈치 리졸브를 활용하여 편집하면 끝! 유튜브에 올리면 바로 아이들이 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바로 뒤 섹션이 마이크 연결하기인데, iVCam 웹캠으로 찍은 동영상을 확인하면 그렇게 배치한 까닭을 알 수 있다. 너무 목소리가 작게 녹음되었다.(내가 기능을 몰라서 일 수도 있다.)

 

뒤의 다빈치 리졸브를 다운로드해 사용해보았다. 동영상을 자르고, 연결하기, 자막 넣기 등이 너무 쉬웠다. 책을 읽으면서 바로바로 적용이 가능했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나 기분이 좋았다 (여담이지만 문제가 있었다오후 늦게 프로그램을 신나게 활용하고다음날 아침 컴퓨터를 켜서 한글을 쓰려고 하니이런한글한쇼한셀 등 한컴오피스가 열리지 않았다이런 멘붕이 따로 없다유력한 용의자는 다빈치 리졸브였기에 이를 삭제하고 다시 실행해도 안 되었다이번엔 한컴오피스를 모두 삭제하고 다시 설치하려고 했으나이번에는 이도 안 되었다다시 깔리지도 않고다시 설치도 안 되었다. 원인은 교육청문서 열때 필요한 odt와의 충돌때문이었다. 이를 다시 설치하니 문제가 해결되었다. 결국 학교에서는 사용하기 어렵고 편집작업은 집에서 해야 한다. 물론 해결 방법을 찾으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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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개 - 반려견과 공존을 응원하는 책 밝은미래 그림책 46
박자울 지음 / 밝은미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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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개

 

박자울 글그림, 밝은미래, 2020.

 

아직 개를 키워본 적은 없다. 막연하게 힘들다고들 한다. 차라리 아이를 한 명 키우라고 한다. 개 한 마리는 사람 한 명과 같을까? 다르게 본다면 더 나은 면도 있지 않을까? 무조건으로 인간을 따르는 모습을 보면 사람과 비교하는 것조차 미안하다. ‘공존이란 함께 사는 것이다. 소유와 경제적 가치로는 설명될 수 없는 존재와 존재의 만남이다.

 

뒤쪽 글을 보니 이 이야기는 작가가 키우는 개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었다. 가슴 아픈 사연이다. 병든 개를 입양하고 정성으로 돌본 작가에게 응원을 보낸다. 그림 속의 개는 작가가 입양한 개의 모습일까 궁금하다. 아픔은 뒤로하고 알콩달콩 살아가기를 바란다.

 

반려견과의 공존을 응원하는 책이란 부제가 있다. 개의 시점에서 개의 목소리로 글이 진행된다. 개 주인은 키우던 개를 병들었다는 이유로 보호소로 돌려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몇 살인지, 몇 번이나 입양과 파양을 거듭했는지 정보는 없다. 그게 한 번이라도 개에서는 커다란 아픔일 것이다. 책에 드러난 마지막 가족은 세 번째이다. 개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일은 설레었지만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벌써 여러 번 버림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가족은 달랐다.

 

새 가족은 내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어, 나도 바라는 건 없었어.’

 

앞으로 표현은 개라는 존재를 존재 자체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새 가족은 상처받아 아픈 사연을 알고 있었으리라. 그래서 그냥 그렇게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을 것이다. ‘나도 바라는 건 없다는 말은 아직도 상처가 치유되지 못해서 인간을 믿지 못하는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 서로는 마음을 열게 된다.

 

개에게 다시 병이 찾아왔을 때 새 가족은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치료해 주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지금 나는 행복해하고 막을 내린다. 병이 다 나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번 걸린 병은 다시 쉽게 도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지금 가족으로 살아가는 순간이 행복인걸. 마지막 그림에서 주인과 개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마무리된다.

 

글이 많지는 않다. 그림도 투박한 편이다. 하지만 가만가만 음미하면서 읽는다면 느끼는 점이 있을 것이다. 슬픔, 분노, 기대, 외면, 놀람, 사랑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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