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대표 한시 312수 - 한시가 인생으로 들어오다
이은영 편역 / 왼쪽주머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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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예스러운 멋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꼭 한시도 즐기기를 바란다. 물론 한시는 어렵다. 한자를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한 편 한 편 읽어 나가다보면 차츰차츰 맛이 느껴짐을 얻게 된다. 시라는 것이 외워야 제대로 읽었다 말 할 수 있고, 낭랑하게 소리를 내어 읽어야 참맛을 알 수 있다. 한시도 운율에 맞춰 읽어보니 번역으로 읽는 것보다 훨~신 마음에 와 닿는다. 물론 번역을 못했다는 게 아니다. 어쩜 이렇게 변역했을까 하는 감탄을 하면서 읽었다. 직역이 아니라 의역을 통해 우리의 시로 재탄생하였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한시는 한자로 읽어야 제 맛이다.

 

나는 이렇게 읽어봤다. 우선 한시를 우리말로 풀어쓴 부분을 읽는다. 이 부분만 읽어도 시 한편을 읽는 것과 같다. 그리고 해설부분을 읽었다. 시와 지은이에 대해 짧지만 알차게 해설해 놓아서 시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새로운 인물을 많이 알게 되어 좋았다. 그리고 되든 안 되든 풀어쓴 부분과 한시를 연결해서 읽었다. 쉽지 않았지만 아는 한자의 기억을 더듬고 모르는 것은 맨 아래 한자풀이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도 모르는 것은 그냥 넘어갔다. 제대로 알면 좋겠지만 번역을 보면 대충 그 뜻을 알 수 있었다. 제대로 아는 것은 천천히 해결해 보려고 한다.

 

5언절구는 2+3으로 7언절구는 2+2+3으로 끊어 읽고 해석하니 그럭저럭 해석이 되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이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언젠가 한시를 보고도 저절로 해석이 가능할 날이 오지는 않을까!

 

요즘 미투 사건이 있어 90쪽의 시를 읽으면서 약간의 웃음이 나왔다. 정약용은 꿈에서 미녀가 나와 유혹하기에 시를 지어 보냈다고 했으나, 실은 유배 중 첩을 두었다고 한다. 유배를 끝내고 딸과 함께 정약용의 집까지 따라 올라왔지만 이내 쫓겨 강진으로 내려갔다고 하니, 첩이라고나 하나 평생을 책임져야할 처지인데 여자만 안 되었다. 당시 풍속에 첩을 두는 게 흠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내 마음은 이미 금강석이 되었다느니, 풍로가 있다 한들 그대가 어찌 녹일 수 있겠냐느니하는 이 시는 첩을 들인 후 감춰야 옳았다. 본인이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 후대라도 감춰야하지 않을까?(개인적으로 정약용을 무척이나 존경하고 있음을 밝힌다.)

 

이 책 한시 중 한 구절을 꼽으라면 춘래불사춘이다. ‘봄이 왔어도 봄 같지 않구나’(196) 요즘 코로나로 세상이 뒤숭숭하고 일상이 일상답지 않다. 봄도 그렇게 가고, 이제 다시 여름이 왔어도 여름 같지 않구나를 읊조릴 판이다. 방학이 왔어도 방학 같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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