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습, 책을 지적 자본으로 바꾸는 10가지 습관 - 삶의 격을 높이는 1% 독서법
윤영돈 지음 / 예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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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10가지 좋은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어떤 이는 책을 생각 없이 읽기도 하고, 그냥 한번 읽고 말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왕 읽는다면 제대로 읽어야 한다. 여기에 소개되어 있는 방법들은 취사선택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10가지의 방법을 모두 사용했을 때 좀 더 완성된 독서법을 실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 번에 이것들을 실행하기는 어렵다. 차츰 하나하나 목표의식을 가지고 도전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10가지 방법을 적용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소개된 방법 중 반 정도는 적용하고 있는 것 같다. 좀 부끄럽지만, 마지막 방법인 적독은 확실히 하고 있다. 집에 책이 산처럼 있다. 문제는 안 읽은 책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부끄럽다. 언젠가는 읽고 말리라는 신념을 갖고 읽어나가고 있지만 읽는 것보다는 새로 사는 책이 더 많으니 쉬 해결되지도 않고 있다. 그래도 책 사는 것은 좋다. 거의 유일한 용돈 사용처이니 아내의 구박으로부터 꿋꿋하게 실천하고 있다.

 

요즘 내가 수업시간에 주로 적용하는 방법은 하브루타와 슬로 리딩이다. 초등학교 현장에서도 새로운 독서법이 유행하고 있다. 이 방법을 책에서는 문독과 만독으로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방법 ‘문독’이다. 요즘 하브루타의 영향으로 교육현장에서 광풍이 불었다. 학습효율성이 가장 뛰어난 방법이 바로 설명하기다. 말하면서 공부하면 더 공부가 잘된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당연히 책을 읽는 좋은 방법이다. 하브루타가 유대에서 유래했다고 해서 배척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좋은 것은 차용해야 한다. 책 읽기를 할 때 질문하고 설명하고 대답하며 활발하게 때론 시끄럽게 굴면서 읽어야 한다. 그렇게 하니 재미있고, 재미있으니 더 읽고 싶고, 더 읽으니 성적이 오르는 건 당연하다. 질문하는 몇 가지 팁만 알려주면 글자 몇 없는 그림책으로도 몇 시간 동안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다. 정말 마법 같은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만독이다. 느리게 읽기, 영어로 하면 슬로 리딩이다. 일본에서 하시모토 다케시가 처음 시작하여 일본뿐 아니라 대한민국에도 유행하고 있는 학습법이다. 어떻게 책 한 권으로 3년 동안 가르칠 수가 있었을까? 정말 대단한 분이다. 당연히 학부모와 학생들은 불안했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봐서 그가 맡았던 아이들이 대단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방법을 우리의 교육 현실에 적용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바로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도입니다. 이 단원의 도입은 정말 획기적인 일이다. 독서교육에 일대 혁명이 일어났다고 봐도 된다. 그런데 이 단원을 수행하기 위해 초등학교는 8~10차시를 배정하고 있다. 이런 읽기가 어떻게 슬로 리딩이 될 수 있겠나? 배정된 시간만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20차시 이상으로 적용하는 사례를 주위에서 많이 보고 있다. 심지어 국어 수업을 중심으로 한 학년 동안 한 권의 책으로 진행하는 수업도 있다. 책 한 권으로 100차시 이상 진행된다는 뜻이다. 물론 조심스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효과가 검증되었다는 보고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는 것 같다.

 

‘탐독’을 읽는데 아쉬운 점이 있었다. 189쪽에 ‘내 인생의 책’을 적는 공간에 나의 책들을 적으려 하니 모두 채울 수가 없었다. 10권은 많은 건가? 그렇지는 않다. 너무나 좋아했던 책은 많았다. 그런데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책이 적었다는 뜻이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는 것이 그런 책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겠다. 더 많은 내 인생의 책을 만나고 싶다.

 

10쪽에 도전적인 말이 있다. ‘책을 읽는 1퍼센트 고수가 책을 읽지 않는 99퍼센트 다수를 이끈다.’ 어떤 분야이건 성공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말 책은 성공의 열쇠인가? 만약 책을 읽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면 왜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을까? 혹시 책과 성공과는 관련이 없는 걸까? 아니면 너무나 관련이 많은데 단지 읽지 않는 것일까? 책을 읽어야 성공하고 지도자가 되는 게 확실하다면 책을 읽지 않은 행위는 성공도 포기하고, 그저 이리저리 이끌려 살겠다는 의미인가? 그것은 어찌 보면 노예 선언을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사실 이 문제를 극복하는 게 더 급하다. 사람들이 자신해서 노예의 삶을 살겠다고 해서는 안 되지 않는가!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고 텔레비전에 스마트폰에서 허우적거리며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러면 책은 저절로 읽게 되어 있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그리고 점점 더 읽어간다면 여기서 말하는 10가지의 독서는 저절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머리말부터 충격요법을 쓰고 있다. 나라별 한 달 평균 독서량에서 미국, 일본, 프랑스, 중국에도 밀리는 0.8권인데 이는 세계 166위라고 한다.(9)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미국이 6.6권이라고? 정말? 뭐 다른 나라가 얼마나 읽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그렇게 책을 멀리하고 산다는 게 중요하다. 이런 글을 읽고 있노라면 세계 최저의 출산율 뉴스를 듣는 것만큼이나 우울하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고, 문화국이 되려면 이러면 안 된다. 돈만 있다고 잘 사는 나라는 아니지 않나, 교양 있고, 문화가 융성한 나라가 되어 세계 누구에게도 부러운 나라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책을 읽자 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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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나를 위해서라면 - 새뮤얼 스마일스의 소소한 인생 참견
새무얼 스마일즈 지음, 이우일 그림, 이민규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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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뮤얼 스마일스 지음, 이민규 옮김, 책이 있는 마을, 2019.

 

스마일스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로 유명하다. 그의 두툼한 자조론을 사놓고도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가볍게 나온 책으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자조론을 읽지 않았기에 뭐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자조론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이 책으로도 충분히 그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고 본다. 일단 좀 더 깊게 읽고 나서 언젠가는 자조론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자조는 말 그대로 스스로 돕는다는 말이다.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삶을 개척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을 도와주지 남에게 의존하는 사람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요행이 살아갈 수는 있어도 영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글 내내 스스로 주인되기를 말하고 있다. 나의 주인은 바로 나다. 내 삶은 내가 책임진다. 나는 나 스스로 가치 있다. 그러니 비굴하게 굴지 말고, 낙담하지도 말라는 말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도덕적 가치들을 제시하고 있다. 인내, 근면, 노력, 불굴의 의지, 성실 등등 우리가 익히 들었고, 실천하여야 한다고 배워왔던 덕목들이 제시되어 있다. 이런 덕목들이 왜 필요한지 수많은 인물과 사례를 통해 강조하고 있다. 이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사실 위대한 발명가나 예술가, 사상가, 기타 모든 분야에서 이름을 떨친 사람들의 전기를 읽어보면 그들 대부분이 지칠 줄 모르는 근면과 노력으로 성공을 쟁취했다는 걸 알 수 있다.”(22)

천재란 곧 인내심과 통한다.”(35)

인격은 곧 재산이다.”(75)

스스로를 높이려 하면 낮아지고, 겸손한 자세를 가지면 남들이 치켜세워주는 것이 세상 이치다.”(81)

시간만큼 귀중한 재산은 없다. 남의 귀중한 시간을 방해하는 것도 죄악이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함부로 허비하는 것 또한 죄악이다.”(97)

강자와 약자의 차이, 위인과 쓸모없는 인간의 차이는 그가 왕성한 활력과 불굴의 결의를 가졌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다.”(148)

평범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근면이 그 결점을 보완해줄 것이다.”(178)

정신적인 자유를 마음껏 누리기 위해서는 본능을 억누르는 절제와 인내가 필요하다.”(199)

 

요즘 들어 속상한 일이 있었다. 몇몇 사람에게 화가 난 상황이었다. 그런데 글 중에 수양을 통해 덕을 쌓은 사람은 여간해서 화를 내지 않는다고 한다.”(68)라는 게 있었다. 이 글은 흡사 논어의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이지 않겠는가라는 말과 비슷하다. 가만 생각해보니 화낼 일이 아니다. 욕할 필요도 없었다. 그들이 잘하든 말든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인가? 잘하면 그의 덕이고, 못하면 그의 흉이다. 차라리 그가 잘 못한 일에 대해 측은한 마음을 갖자고 생각했다. 그러니 마음이 많이 안정이 되었다. “참으로 훌륭한 사람은 남의 평가 따위에는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 오직 성심성의껏 자기의 본분을 다하고 양심적이었다고 느낀다면 그것을 자랑과 기쁨으로 여기고 만족하는 것이다.”(102)

 

고매한 인품을 지니기 위해 사람들은 종종 위대한 인물의 평전을 읽고 그를 동일시의 대상으로 삼아 그와 비슷한 삶을 살겠다고 목표를 정한다.’(77) 나는 누구를 동일시 대상으로 삼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공자와 양명이다.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퇴계, 율곡, 다산이다. 이 다섯 분을 나의 멘토로 삼고 있다. 공자는 꿈속에 언제부터인가 주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하였다. 공자의 멘토는 주공이었다. 공자가 위대해진 것은 주공을 꿈속에서까지 그렸기 때문이다. 얼마나 그렸으면 꿈속에서도 보일까! 나는 이분들이 꿈속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늘 마음속으로 그리고 있는 분들이다. 나도 그분들과 같은 사람이다. 그분들이 이룰 수 있다면 나도 이룰 수 있다.

 

 

## 기억하고 싶은 글

 

# 그들은 비록 내게서 물질적인 것을 빼앗아갔지만 신앙심과 양심만은 어쩔 수 없다.(47)

# 화나는 일이 있어도 웃고, 불쾌한 일을 당해도 웃어넘기고, 억울한 경우를 당해도 그냥 마음 편하게 웃어버리자. 웃는다고 주변에서 당신을 바보 취급하지는 않는다.(50)

# 문제는 나 자신이다. 나부터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63)

# 인격자는 자기 스스로 자신을 좋게 말하지 않는다. 이미 남들이 알아주고 인정하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묵묵히 제 할 도리에 충실할 뿐이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고 성실하게 세상을 살아간다.(64)

# 최고의 인격이란 노력 없이 얻어질 수 없다.(75)

# 누구나 갖고 있지만 누구나 존경받기란 어려운 것. 그것이 바로 인격이라는 정신의 산물이요, 가장 귀중한 인생의 재산이라는 것이다.(78)

# 미국의 문학가인 메이시는 여러 가지 기술 중에서 가장 훌륭하면서도 터득하기 어려운 기술이 바로 살아가는 기술이다.”라고 말했다.(108)

#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며 사는 삶이야말로 진정 보람 있는 삶이다.(209)

# 행복해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거울 보고 웃는 연습부터 해보라.(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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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뭐가 좋아? 민트래빗 일본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 선정 도서
하세가와 사토미 지음, 김숙 옮김 / 민트래빗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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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례는 비례다. 지나친 배려는 상대방을 불편하게 한다. 좋은 일도 적당히 해야 한다. 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오소리는 친구들을 지나치게 배려하고 있다. 친구들을 기쁘게 해줄 생각으로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을 키우려고 노력한다. 돼지를 위해서는 감자를 심을 계획을 하고, 다람쥐를 위해서는 사과나무를 심으려고 한다. 토끼를 위해서는 당근을 심으려고 하고, 고슴도치를 위해서는 나무딸기를 심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만 알았지, 그들이 필요한지는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미리 알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만약 그들에게 줄 것을 잔뜩 키우고 나서 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오소리는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 ‘뭐야 난 무슨 짓을 한 거지’ 친구들은 오소리에게 필요한 것을 말한 적이 없다. 오소리가 혼자 짐작으로 행동하려 했을 뿐이다. 솔직히 이런 상황을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선행에 보답이 없다고 화내고 있지 않는가! 받은 사람은 기대도 않았고, 필요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받아서 불편했는데 어떻게 고맙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받는 사람이 어떠하든 자기가 좋아서 했다면 그만이다. 오소리는 돼지가 감자를 키우든 말든, 다람쥐가 사과나무를 키우든 말든, 토끼가 당근을 키우든 말든, 고슴도치가 나무딸기 비밀 장소를 알든 말든 그냥 자기 좋아서 키우면 그만이다. 설사 그들이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해도 그들을 위해 더 키우는 게 어떤가? 혹은 새로운 레시피로 요리를 해서 주면 그것도 환상적일 것이다.

 

누구를 ‘위하여’ 사는 삶은 불행하다. 남이란 기준은 명확하지도 않다. 남의 변덕에 나는 지쳐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불행한 것이다. 나를 ‘위해서’ 살면 그게 바로 행복이다. 나를 위해서 살았기에 만족할 수 있다. 기준이 나이기 때문에 그 기준이 변하지도 않는다. 적당한 목표를 세웠다면 목표를 도달할 수도 있다.

 

남을 위하여 사는 것에 대한 사례는 여럿 있다. 예를 들어 공부는 자기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쉽게 말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공부하는 것을 남을 위해서 하니깐 커닝도 하고, 시험지도 빼돌리고, 성적도 조작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서 하면 몇 점을 맞든 무슨 상관인가! 청와대에 ‘여민관’이 있었다. 이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위민관’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지금 대통령이 처음 이름 ‘여민관’으로 다시 돌려놓았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말장난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차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하늘인 백성을 무슨 수로 ‘위’한단 말인가!

 

고슴도치의 뼈 깊은 한마디, “그렇다면 오소리야, 넌 뭐가 좋아? 뭐든지 네가 좋아하는 걸 만들면 되잖아. 그리고 말이야, 넌 내가 갖고 온 이 주스를 맛있게 마시면 돼. 그러면 나는 정말 기쁠 거야” 남 눈치 보지 말자. 하고 싶은 것을 하자.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뭐 그리 남 눈치 보면서 사나.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막살자는 것은 아니다.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도 아니다. 나 하고 싶은 것을 남과 더불어 하면 된다. 그게 바로 ‘여민’의 마음이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가 흑색과 칼라 그림의 교체 배치다. 왜 그랬을까? 작자의 말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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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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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 이상을 하는 책이다. 빈센트의 그림을 이렇게 예쁘게 보여주고, 빈센트의 삶을 이렇게 친근하게 소개한 책으로 이 값은 너무 적다. 고흐의 삶과 그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삶 속에 그림을, 그림 속에 삶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엮여가는 것이 놀라웠다. 긴 시간의 여행을 함께하는 느낌이었고, 사진작가의 빼어난 사진도 그 현장을 가본 듯 느끼게 해 주었다. 표지조차 두 가지 그림으로 두 배의 기쁨을 주고 있는 이 책, 책값을 올려도 될 듯싶다.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면 빈센트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빈센트를 생각하면 잘린 귀, 정신병, 평생 혼자서 외로이 살다간 불우한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나니 오히려 그의 열정, 사랑, 헌신 등의 이미지로 변색되었다. 측은한 마음에서 부러운 마음이 되었다. 이제 빈센트가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느낌이다.

 

저자는 빈센트를 좋아하여 빈센트 같은 사람이 되려고 하였다. ‘나는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21) 남을 의식했다면 빈센트는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어떤 시선도 뛰어넘은 빈센트의 삶을 닮고 싶어 했던 저자를 나 또한 닮고 싶다.

 

빈센트의 걸작들이 1888년에서 그가 죽은 1890년 사이에 수없이 그려졌다. 지나간 시간에 가정은 부질없지만 그가 단지 몇 년이라도 더 살았더라면 어떠했을까? 만약 조금이라도 그를 보듬어줄 사람이 나타났다면? 좀 더 재력이 있었다면? 조금이라도 더 사교적이었다면? 제수 요하나는 “그때 우리가 함께 있었을 때 내가 조금만 더 그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었더라면! 그때 그에게 짜증을 부린 것이 지금은 얼마나 후회되는지 모른다.”(292)라고 회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평소 고흐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지금 내 스마트폰 케이스는 고흐가 그린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제대로 미술교육을 받지도 못한 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사로 살아오면서 ‘역연금술사(찬란한 금을 돌로 만들어버리는 사람)’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교사지만 그가 미술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게 더 다행스럽게 생각되는 것은 왜인가? 빈센트가 만약 정규 교육과정을 받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교사에 의해 그의 창의성이 혹시 꺾이지 않았을까?

 

빈센트의 그 열정을 나도 품고 싶다.

 

## 기억하고 싶은 글

 

# 빈센트는 내게 속삭였다. 삶이 내게 허락하는 제한된 지평선을 뛰어넘으라고, 내가 여기에 안주하면 절대로 보이지 않는 것들, 내 영역에 만족하면 절대로 보이지 않는 ‘저 너머의 세계’를 꿈꾸라고.(9)

 

# 나는 빈센트를 통해 깨달았다. 가혹한 불운에 대한 가장 멋진 복수, 그것은 예술의 창조임을.(10)

 

# “눈앞에 보이는 것을 정확히 묘사하기보다, 나를 강렬하게 표현하는 데 어울리는 색을 내 마음대로 쓰고 싶어.”(212)

 

# 그리스도는 자신의 이야기를 제자들에게 받아쓰라고 하지도 않았다면서, 빈센트는 ‘눈에 보이는 예술 작품’의 형태로 남겨놓은 것이 전혀 없는 그리스도야말로 위대한 예술가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279)

 

# 빈센트는 현실의 모습에 자신의 상상을 더하여 그리는 게 아니라, ‘자신의 눈에 비친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화가가 그림을 창조한다기보다 자연 속에 이미 존재하는 것을 발굴해낸다고 믿었다.(334)

 

# “매미가 서럽게 우는 쇠를 듣고 있으면, 우리 고향에서 농부들이 화롯가에서 귀뚜라미 소리를 듣는 것처럼 운치 있단다. 테오야, 이렇게 사소한 느낌들이 우리 인생을 밝혀준다는 것을 잊지 말자.”(337)

 

# “우리는 되도록 더 많은 것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해. 진짜 힘은 바로 거기서 나오기 때문이란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더 행복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있어. 그 사람 역시 가끔은 흔들리고, 의심도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마음속에 신성한 불꽃을 품고 살아갈 수 있지”(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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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Off - 휴대폰을 내려놔. 그때부터 인생이 시작될 거야!
스테판 가르니에 지음, 최진영 그림, 권지현 옮김 / 큰솔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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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가르니에 지음, 권지현 옮김, 큰솔, 2019.

 

요즘 성인 중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초등학생조차 흔하게 들고 다니는 게 스마트폰이다. 폴더 폰 시절에도 중독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과는 비교를 할 수 없다. 중독 문제는 문제이지만 이제 어찌 손쓸 방법이 없을 정도다. 완전히 Off 할 수 있을까? 아마 불가능할 것 같다. 대신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는 방법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이제 스마트폰을 절제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한갓 유용한 도구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기 바란다. 아무리 좋은 거라도 목숨을 내놓고 하거나 인생을 나락으로 빠뜨리면서 할 수는 없다. 특히 어린이들이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인생을 망치게 할 수는 더더욱이나 있으면 안 된다.

 

중독의 폐해야 더 말해 보았자 잔소리가 된다. 연구에 의하면 하루 평균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간이 2.3시간이며 18~24세에서는 3.2시간으로 늘어난단다. 다른 연구에서는 사용자들이 하루에 평균 2,617회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했다고 한다.(21) 이 정도면 중독이 아닐까? 이렇게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생활에 지장이 없을까? 당연히 지장이 있을 것이다. 어린이들이라면 더욱 문제가 된다. 어린이들은 단순히 공부를 할 수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정말 중요한 사실은 뇌가 망가지게 된다는 데 있다. 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면 권장희가 쓴 우리 아이 게임 절제력을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세바시에도 출연하였으니 찾아보아도 도움이 된다.

 

어린아이들에게 휴대전화 사용을 스스로 조절하라고 요구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집에서는 부모가 이와 관련된 교육을 잘 시켜야 한다.(81) 아이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을 거라고 믿을 수 없다. 한번 빠지면 어른조차 헤어 나오기 힘들다. 당연히 제대로 된 교육과 훈련, 약속과 규칙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을 받아들였을 뿐 아니라 그것과 함께 태어나지 않았나.(36)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새로운 세대이다. 성인들이 이해하는 수준 이상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냥 두어야 하나? 그건 아닌 것 같다. 빌 게이츠나 잡스도 나름의 교육을 했다. 다음 빌 게이츠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 집에서는 밥을 먹을 때 식탁에 휴대전화를 가져오지 못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친구들은 다 가지고 있다고 불평을 해도 열네 살이 되기 전에 휴대전화를 사주지 않았습니다.” 천하의 빌 게이츠도 아이들이 집에서 컴퓨터 쓰는 시간을 엄격히 제한했다고 한다.(120)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도 들어보자. 아이패드를 써본 적이 없어요. ..... 아이들이 집에서 쓸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제한하고 있습니다.”(120) 자기들이 만들 기술과 제품을 제 자식들은 쓰지 못하게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그 해악을 알기 때문이다. 구글의 임원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앱이나 아이패드가 아이들에게 읽는 법이나 수학을 더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은 엉터리입니다.”(121) 그렇다면 지금 유행하고 있는 교육들은 다 뭐란 말인가! 첨단 교육이란 미명하에 학교에서도 디지털 기기들을 사용하고 있고, 하다못해 유치원생도 학습 비디오다, 학습 게임이다 하면서 스마트패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오늘 날씨 좋을까?”

몰라, 날씨 앱에서 찾아볼게.”

알았어. 근데 그냥 하늘을 올려다보는 건 어때?”(68)

 

이걸 희극이라고 해야 할지, 비극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더 잔인한 사례도 있다.

 

요즘은 사고나 재해를 목격한 사람의 첫 번째 반응이 119에 신고하는 게 아니라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서 SNS에 올리는 거야.”(71)

 

이건 확실히 비극이다.

 

이 책은 스마트폰에 대한 92가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하나하나가 스마트폰이 왜 문제인지, 왜 절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나라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스마트폰과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떨어뜨려 놓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스마트폰은 단지 내가 편하게 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 디톡스 솔루션

 

# 눈앞에서 치워라: 누군가 좋아요를 누른 것이 왜 그렇게 당신에게 중요한가?(22)

# 댓글 금지!(25)

# 두고 나가기(27) (이건 정말 어려울 것 같다. 어떤 이는 그럼 스마트폰을 왜 사요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루라도 두고 나간다는 것은 생각해 보지 못했다. 집을 나선 후 스마트폰이 없는 것을 알고 집으로 다시 들어간 적이 여러 번 있다.)

# 취침 모드로!: 잠잘 때는 비행기 모드로 설정할 것(38)

# 일하자!: 일하는 시간에는 개인 휴대전화를 멀리 하라.(57)

# 미래를 위해 아이의 사생활을 보호하자.(75)

# 필요 없는 알림은 꺼두자!(105)

# 만남이 통화보다 백 배 낫다.(107)

# 밤이 되면 거실에 스마트폰을 두고 자자.(140)

# 종이는 구시대의 유물일지도 모르지만 깨지지도 않고 배터리가 나가지도 않는다.(182)

# 무용하고 지루한 시간을 채우려고 애쓰지 않는 것은 사실 과부하가 걸린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일이다.(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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