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op.37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90.58
앵콜) 슈베르트 군대 행진곡
코리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 이대욱
은빛 잔향을 남기며 허공을 거니는 그의 담담한 피아니시모에 그냥 한숨을 쉬었다. 노쇠한 탓에 빼먹은 많은 음표들이 어쩐지 사소하다 싶었다. 그는 작고 소박하게 노래했지만, 돌아오는 울림은 그렇지 않았다. 아늑한 신비와 기묘한 정적이 콘서트홀을 떠돌았다. 말년에 이른 대가들이 종종 건네곤 하는 알 수 없는 경이를 오랜만에 맛보았다. 남은 생애가 줄어들수록 음악의 밀도는 오롯이 높아지는 게 어떤 이들이 보여주는 드문 경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