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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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한국 문학계의 대들보중 하나인 박완서씨의 소설은 <<그 남자네 집>>이 처음이다. 그 이전에 나온 작품들은 오랜 외국 생활 때문에 접할 수가 없었고 돌아와서는 일상 생활에 지쳐 이런 저런 핑계로 멀리 했다. <<그남자네 집>>은 몇개월전  아내가 사가지고 들어와 읽고 서재 어딘가에 꽂아놓았던 것을 우연히 발견하여 맘잡고 읽어 보았다. 

 소설은 현재의 "나"로 시작하여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가는 시간의 역흐름 형식을 취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옛날 살던 동네를 찾아간 화자는  첫 사랑 "그 남자"의 흔적을 찾게 되고 그 남자와의 만남, 사랑, 이별을 회상한다. 화자의 첫 사랑과 결혼 이야기는 민족상잔의 비극인 한국 전쟁과 전후 사회상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의 중반부부터는 "그 남자" 이야기보다는 전후 화자의 인생 경로에 대해서 더 많은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한편의 <<베스트 극장>을 보는 듯해서 부담없었다.   

 첫 사랑.. 누구에게나 첫 사랑은 존재한다. 화자는 "그 남자"에게 구슬 같은 존재였다고 회상한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나는 첫 사랑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회상하면서 미소를 머금는다. 

 아내는 박완서씨의 또 다른 작품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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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지음 / 살림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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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귀자씨의 소설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설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은 무엇인가 금지되어 있는것을 소망하고 그것을 행한다. 그 금지된것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존재하는사회의 남성중심 사상 타파이다. 남성중심의 사회적 구조내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는 모든 여성들을 대표해서주인공 강민주는 "혁명"을 꿈꾸며 복수를 계획하고 실행한다.

 문학평론가 진형준은소설 후기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전설적인 여인족 아마조네스와 주인공 강민주를 비교한다. 아마조네스는 남자가 태어나면 눈을 멀게 하거나 아예 죽여버리는데 남자가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노예로 부리거나 종족보존을 위한 일정기간뿐이라고...

 아마조네스는 실존하지 않는 신화속의 형상이며 고대 모계사회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작가는 현대판 아마조네스, 즉 주인공 강민주를 통하여 남성 중심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현실속의 강민주가 보여주는 것은  남성들에 의해서 일그러지고 고통받고 억압받는우리 사회의 어머니, 누나, 아내, 딸들의숨겨진 욕망의 표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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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이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7
헤르만 헤세 지음, 김누리 옮김 / 민음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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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서재에 놓여 있는 책들중에 애착이 가는 것이 있다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다. 유년시절에 한번 읽었고 십수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그만큼 헤세의 작품은 두고두고 보아도 새로우며 내마음을 끌어당기는 무슨 마력이 있는듯하다.

 황야의 이리는 데미안과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처음부터 난해했다. 활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으며 활자와 활자사이의 숨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었다. 따라서 무엇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작품속에 삽입된 "황야의 이리론" 처럼 친사람만 볼수 있는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것이 처음 이책을 접한 솔직한 느낌이었다. 실제로 헤세가 이작품을 집필 당시 융의 제자인 랑박사에세서 심리치료를 받았다고 하니..

 두번째로 처음부터 다시 책장을 넘기는 순간 황야의 이리론에 접근할 수 있었고 헤세의 관념과 조우할 수 있었다. 

 작품의 구조는 소설속의 소설, 즉 액자 소설 형식을 가지고 있다. 편집자 서문을 통해 화자는 스스로를 황야의 이리라고 부르는 하리 할러라는 사내와의 첫만남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으며 작품의 주요부분은 자아분열을 극복하고 자신의 자아 정체성을 되찾아 "인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얻게된 하리 할러가 남긴 수기이다. 그 수기안에 신비스런 행상인이 건네준 황야의 이리론이 삽입되어있다.

 하리의 내면에서는 "감정과문화와 잘 길들여진 승화돤 본성의 세계"에 속하는 인간과 "충동과 야성과 잔인함의 어두운 세계, 승화되지 않은 거친 본능의 세계"에 속하는 이리가 공존한다. 마치 데미안에서 밝은세계와 어둠의 세계가 공존하듯이...그러나, 인간의 영혼은 이것아니면 저것이라는 이원성을 뛰어넘어 "수천의, 무수한 쌍의 극단에서 진동"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리는 정신분열 상태에서 "시민사회"와 "불멸의 인간"사이에서 방황하다가 자신의 반사상과도 같은 헤르메네를 만나고 그녀를 통하여 마리아를 소개받아 전에 느끼지 못했던 쾌락과 유희를 즐기게 된다.

 작품의 절정은 가면 무도회와 마술 극장의 장면이다. 가면무도회장의 지하 "지옥"에서의 마지막 유희를 즐기고 마술극장의 "거울"을 통해서 자신의 자아가 수백, 수천으로 조각나 잇는것을 확인하게 된다.헤세는 말한다."인간은 수백개의 껍질로 된 양파이고, 수많은 실로 쌓인 천이다"라고..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나도 모르게 거울을 찾았다. 분열된 나의 자아를 확안하기 위해서. 아직은 혼란스럽지만 바쁘게 현대 "시민사회"를 살아가는 모든이들에게 한번쯤 거울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고 충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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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자 -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3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이광윤 옮김, 김효진 그림 / 동녘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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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서 받은 감동이 너무나 컸던 탓일런지는 몰라도 2부 <<햇빛 사냥>>과 3부 <<광란자>>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인 것 같다.  비록 저자 바스콘셀로스는 "나는 나의 작품 가운데 <<광란자>>에 가장 큰 애착이 갑니다"라고 말했지만...

  3부에서는 청년이 다되어버린 제제가 등장한다. 제제는 더이상 라임오렌지나무 밍기뉴와 뽀루뚜가 아저씨와 꾸루루 두꺼비와 모리스 아저씨와 가슴 저미는 이야기들을 하지 않는다. 제제는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씰비아와의 첫 키스.

 "아! 세상이 빙빙 도는 것 같았고, 깊은 꿈 속으로 빠져 드는 것 같았다.

머리와 가슴 속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바다 같았다. 아니, 바람이었다.

얼마나 달콤한 입맞춤이었던가?

내 몸은 마치 공중으로 둥둥 뜨는 것 같았고, 온몸의 피는 요란하게 고동을 치고 있었다.

아, 이것은 바람에 실려온 아득한 꿈이 아닌가!"

 그러나, 아버지의 병환과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한 따뜻한 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으로 아버지의 부탁을 듣는다. 사랑을 하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아버지의 말...제제는 첫 사랑을 포기하고 새로운 모험의 세계로 나갈 준비를 한다. <<광란자>>속의 제제는 더이상 장난기 어리고 무조건적인 반항을 하는 소년이 아니다. 제제는 이제 삶에 대해서 고뇌하고 사랑에 아파하는 청년이 되었다. 어린시절 제제가 마음속 깊이 담아 두었던 자신만의 새를 하늘높이 날려보냈듯이 마지막 책장을 덮고 이젠 제제와의 이별을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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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사냥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2
J.M.바스콘셀로스 지음, 박원복 옮김, 김효진 그림 / 동녘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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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읽으면서 다섯 살짜리 제제와 함께 웃고 울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 책장을 다 넘겼는데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던 기억이난다. 

  그 작품의 2부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주저 없이 구입을 했다.  <<햇빛사냥>> 은 2부로 제제는 어느덧 11살의 소년으로 나온다.

  1부에서 슬픔과 기쁨, 그리고 따뜻한 사랑을 함께 했던 유일한 사람인 뽀르뚜가 아저씨와의 이별 뒤 제제는 부유한 집안의 양자로 입양되어 물질적으로는 풍요한 생활을 누리게 되지만 따뜻한 가족애는 느끼지 못한다.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제제는 유아기를 벗어나 점차적으로 성숙한 행동을 하게 되지만 제제의 따뜻한 마음과 상상력 풍부한 제제의 동심의 세계는 다섯 살때나 열한살이 된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것 같다. 다섯 살때 날려보낸 가슴속의 새대신에 이번에는 상상속의 꾸루루 도깨비를 마음속에 받아들여 그와 대화하며 영화배우 모리스씨를 등장 시켜 느껴보지 못한 아빠의 사랑을 받는다. 훌쩍 성숙해버린 제제는 결국 꾸루루 두꺼비와 모리스씨와 작별을 고하게 된다. 

  제제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꾸루루 두꺼비가 언젠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내려주신 태양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서 솟아오르는 태양 <..>우리들의 희망의 태양. 우리의 꿈을 뜨겁게 달구기 위해 우리가 가슴속에서 달구고 있는 태양"(p102-103). 열 다섯살의 제제는 그 태양을 달구기 위해, 꿈을 실현하기 위해 또 다시 모험을 떠난다.

 1부에 비해 짙은 감동을 주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이 한번쯤은 읽을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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