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이 두번째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접한것이... 첫번째가 츠지 히토나리와 공저한 <<냉정과 열정사이>>였다. 첫번째로 접한 그녀의 소설이 감성적이고 깔끔한 문체로 수놓아져서 너무나 맘에 들어 <<도쿄타워>>가 출간되자마자 구입하였다.
마흔살의 여인과 스무살의 청년과의 사랑과 욕망을 그린 작품으로 토우루와 코우지 두 청년과 그들과 짝을 이루는 시후미, 키미코가 등장한다. 토우루와 시후미의 관계는 사랑과 욕망의 경계선에서 코우지와 키미코의 관계는 욕망과 에로스의 경계선에서 묘사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며 관계를 지속하는 코우지와 키미코와의 관계보다는 욕망을 사랑으로 발전시켜나가는 토우루와 시미코와의 관계가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스무살의 두 청년과 마흔살의 두 유부녀와의 사랑과 애증을 섬세한 문체로 그려나가고 있으나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무엇인지 모르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중간중간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섬세한 필치를 느낄 수 있는 가슴에 와닿는 구절들이 있다.
"사랑은 하는것이 아니라, 빠져드는 거야, 토우루는 그것을, 시후미에게 배웠다.
일단 빠져들고 나면 다시 나오기가 어렵다는 것도"
저자후기에 에쿠니 가오리는 도쿄 타워가 지켜봐주는 장소의 이야기, 즉 도쿄소년들의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하지만 본문중에 도쿄타워는 유달리 토우루와 관계가 깊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풍경은 비에젖은 도쿄타워이며 토우루는 젖어있는 도쿄타워를 보며 슬퍼한다. 토우루에게 있어 도쿄타워는 건축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같이 살지 않아도 함께 살아 있자는 시후미의 말처럼 비에젖은 도쿄타워는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없는 토우루의 무조건적인 슬픈 사랑을 대변하고 있는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시후미의 속삭임이 들린다.
"이렇게 함께 살아 있어"
조용히, 시후미가 말했다.
"같이 살지 않아도, 이렇게 함께 살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