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비밀 레시피
박새한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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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문학동네 그림책 서포터즈 뭉끄 6기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

여러 가지 나물만 준비하면 누구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게 비빔밥입니다.
아이는 배가 고파 헐레벌떡 집으로 돌아오지만, 엄마는 안 계시고 냉장고에 편지만 덩그러니 붙어 있습니다.
아이는 편지에 적힌 대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습니다.

먼저 밥솥을 열어서 따끈한 밥을 가득 퍼 담고 그다음 하얀 애벌레를 닮은 무나물을 넣고 나뭇가지같이 생긴 당근볶음을 넣고 그 옆에는 잡초를 닮은 애호박나물을 놓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평범한 비빔밥은 아이가 나물을 담는 순간 특별한 비빔밥으로 탄생합니다.
무나물, 당근볶음, 애호박나물 다음에는 어떤 나물을 넣을지 궁금해하며 그림책을 봅니다.

원색을 사용한 단순한 그림은 아이 혼자 비빔밥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어울려 군침을 돌게 합니다.
엄마가 만들어 준 평범한 나물은 아이가 나물의 특징을 살려 말하는 순간 특별한 존재가 돼 비빔밥을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참기름과 용기를 내 넣어보는 고추장도 빠져서는 안 되는 자료들입니다.

“푸슉, 꾸물꾸물, 엉금엉금, 흐물흐물, 아슬아슬, 휘리릭, 반짝반짝, 쓱쓱, 싹싹,냠냠, 뇸뇸,달그락달그락, 꿀꺽”

그림책에 등장하는 흉내 내는 말은 소리 내 읽었을 때 더 큰 즐거움을 줍니다.
저는 여린 상추잎이 잔뜩 들어간 비빔밥을 좋아하는 데 앞으로는 ”하늘하늘 손짓하는 상추잎”을 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맛있는 그림책, 맛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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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 빌런 고태경 - 2020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정대건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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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이 영화 같을 줄 알았는데…….
오케이는 적고 엔지만 많다.
편집해버리고 싶은 순간투성이야.“

영화학교를 졸업 후 제작한 첫 독립 장편영화인 ‘원찬스’가 흥행에 실패한 이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조혜나는 촉망받는 신예 배우인 전 남자 친구 종현의 GV에 초대된다.
종현은 혜나가 연출했던 단편영화에 출현한 적이 있어 감독 자격으로 참석한 자리라 질문이 혜나에게도 향한다.

무난히 GV를 이어가던 중 극장 맨 뒷좌석의 중년 남성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지고 혜나는 당황하게 된다.
그는 GV 빌런으로 불리는 고태경으로 혜나가 감독이 된 계기가 됐던 영화 <초록 사과>의 조감독 출신이다.

작가가 대표작으로 기억됐으면 싶을 만큼 특별한 애정을 느낀다는 소설은 <급류>를 쓴 정대건 작가의 데뷔작이다.
소설은 30대의 성공하지 못한 영화감독이 50대의 아직 자신의 영화를 찍지 못한 감독의 다큐멘터리를 찍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기할 만도 한 나이의 고태경은 좋은 영화를 찍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글을 쓰고 365일 극장에 다닌다.
그에 비해 젊은 혜나는 함께 영화를 공부했던 동료들이 하나둘 영화판을 떠나는 것을 지켜보며 자신의 미래를 불안해한다.

나이와 무관하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는 고태경과 먹고 사는 현실의 벽에 꿈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가는 혜나의 동료들을 보며 성공한 인생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현실감이 느껴지는 영화판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는 걸 알기에 꿈꾸는 자와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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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낯선 동행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11
김진영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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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상 회사에 다니던 스물아홉 살의 혜성은 대표의 성희롱이 계기가 돼 회사를 그만두고 거기다 3년 동안 사귀던 연인과도 헤어진다.
첫 해외 여행지를 스페인으로 고른 혜성은 함께 여행할 동행자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고 여행 경험이 많다는 지효와 동행하기로 한다.

부산에 살고 있다는 지효와는 메신저로만 연락하며 여행 계획을 세우고 각자 출발해 스페인에서 만나기로 한다.
바르셀로나에 먼저 도착한 혜성이 아무리 기다려도 지효는 나타나지 않고 하는 수 없이 지효가 예약한 호텔로 향하지만, 예약이 취소됐다는 말을 듣게 된다.

어쩔 수 없이 호텔을 나온 혜성은 다시 공항을 돌아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한국인 여행객 길우의 도움으로 숙소를 구하게 된다.
연락이 되지 않는 지효를 걱정하며 혜성은 여러 차례 스페인을 여행한다는 길우와 동행하게 되면서 야릇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함께 여행하기로 했던 동행자와는 연락이 되지 않는 데다 예약했던 숙소마저 취소된 상황에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 순간 감사한 마음을 넘는 특별한 감정이 싹틀 것 같다.
혜성 역시 우연히 만난 길우와 여행지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쉽게 마음을 열고 연인이 된 듯 함께 하면서 의지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알 수 없는 불안은 두려움으로 변하고 길우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배신감과 함께 큰 공포를 느끼게 된다.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만남이 공포로 변하는 순간 여행의 낭만은 사라지고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새로운 불안에 싸이게 된다.

소설은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낯선 여행지에서의 로맨스가 어느 순간 공포로 장르가 변하면서 느껴지는 재미와 지금을 사는 현대인들의 불안과 고민을 읽을 수 있어 좋다.
특히나 여행에서 돌아와도 긴 여운이 남듯이 길우와의 인연이 끝난 듯하지만, 다른 모습의 악연으로 등장할 것 같아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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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괴 도감 101
잭 데이비슨 지음, 강은정 옮김, 최준란 감수 / 공명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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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돼 공명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옛날이야기를 좋아했던 나는 어른이 된 후에도 귀신이나 요괴가 나오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특히 일본의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기담이나 괴담을 좋아하는 데 일본어를 못하는 까닭에 원어를 그대로 옮긴 요괴가 등장하면 이름이 갖고 있는 의미를 찾기 위해 검색을 하곤 한다.

검색하다 보면 흐름이 끊기는 건 물론 제대로 검색이 안 되는 경우가 있어 일본 요괴 백과사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일본 요괴 도감 101>은 일본 요괴 101종을 소개한 도감으로 요괴 박사들의 전문적인 해석과 문헌 속 삽화 250점이 실려 있다.

도감은 요괴의 정의를 시작으로 시대 별 요괴의 변화는 물론 요괴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본문에 수록된 요괴는 철학자이자 민속학자, 역사학자, 만화가인 ‘미즈키 시게루’가 <요괴대백과>에서 분류한 방법을 쓰고 있다.

* 헨게(형태 변화)-평범한 형태에서 특별한 형태로 바뀌는 존재
* 카이주(생물)-신비롭고 마법 같은 힘을 가진 존재
* 초시젠(초자연)-신비롭거나 수수께끼 같은 자연현상
* 유레이(유령, 망령)-이 세상에 남아 있는 죽은 자들의 영혼

소개된 요괴 중 갓파나 텐구, 오니, 우부베, 로쿠로쿠비처럼 낯설지 않은 이름의 요괴는 물론 처음 알게 된 요괴도 옛이야기 방식으로 요괴의 원류와 요괴가 된 사연을 자세하게 풀어준다.
그중에서도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귀령인 이누가미를 만드는 과정이 너무 잔혹해 다시 한번 귀신이나 요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되새기게 된다.

도시 전설 중 현대 시대의 첫 번째 요괴라고 할 수 있는 구치사케온나를 비롯 하나코상, 유레이타쿠시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유행했던 적이 있어 더 흥미롭다.
이렇듯 새롭게 현대 시대의 요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며 요괴는 새롭게 만들어질 수도 있고 다양한 캐릭터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도감은 여타의 다른 소설처럼 한 번에 읽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여러 날에 걸쳐 몇 꼭지씩 읽어 나갔다.
처음 책을 받아본 순간 얼마나 많은 수고와 정성을 들였는지가 느껴졌고 진즉에 이런 도감이 있었다면 훨씬 재미있게 일본 괴담을 읽을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도감에서 요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읽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지만 고대부터 현대까지 문헌 속에 기록된 250여 점의 삽화를 보는 즐거움도 대단히 크다.
특히 일본어 이름을 풀어서 설명하고 있어 일어를 모르더라도 이름만으로도 요괴의 특징을 짐작할 수 있어 좋다.

일본의 요괴들이 현대에도 여전히 다양한 창작물로 재탄생되면서 세계인이 즐기는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의 요괴들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분명 우리에게도 도깨비, 구미호, 달걀귀, 삼족오, 몽달귀, 야광귀 등이 있지만 점점 잊히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고 여전히 사랑받는 일본의 요괴들이 부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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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담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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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내가 듣고 경험한 것들 중 가장 섬뜩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리고……어쩌면 가장 위험할지도 모를 이야기를.”

프롤로그 첫 문장부터 단단히 각오하게 한다.
공포 장르를 즐겨 쓰는 소설가인 작가 전건우에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라는 제목의 메일 한 통이 도착한다.

오랜 지인인 민속학 교수 차문수의 딸 차미조가 보낸 메일로 부고 소식과 함께 아버지의 괴이한 죽음에 대해 의논하자는 내용이다.
밀실인 현장과 기괴한 형태의 주검을 확인한 작가는 차미조와 힘을 모아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본인이 듣고 경험했다는 말로 시작하는 무서운 이야기는 신빙성을 더하고 공포 또한 배가시킨다.
작가와 같은 동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해 자신이 실제로 듣고 경험한 이야기 중 가장 섬뜩한 이야기라는 밑자락을 깔고 시작하기에 읽는 내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전건우 작가가 경험한 일인지 생각하게 된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 누군가를 흉담의 저주로 끌어들여야만 한다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끝까지 고민하게 한다.
소설은 개인의 사악한 마음에서 발현한 공포가 아닌 우리 역사에서 숨기고 싶은 비극과 연결된 공포라 진실을 알게 됐을 때는 애달프고 슬프기까지 하다.

”그 이후로 나는 엄청나게 왕성한 활동을 했다. 장편도 여러 권 내고, 앤솔러지에도 많이 참여했다. 많이 써서 빨리 털어버리는 것, 그게 내 목표였다.“

이 문장을 읽으며 <흉담>이 실제 경험담임을 굳게 믿게 된다.
이제는 흉담을 들은 지도 5년이 지났고 소설로 다 풀어냈으니 건강 챙겨가며 집필하길 바라본다.
그래야 작가님의 공포를 오래 읽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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