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한겨레출판의 서포턴즈 3기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2056년, 몸 일부를 기계로 개조한 프리랜서 용병 오하나는 다국적기업인 SG의 의뢰로 아이서를 찾아 중앙아시아에 도착한다.SG가 키워낸 해양생명공학자인 아이서는 위그르스탄 지역 사막 지하층의 염수를 이용 신종 해조류를 양식해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한다는 계획인 ‘사막의 바다’에 반기를 들고 고향으로 돌아와 반대 세력과 손을 잡은 인물이다.온갖 어려움을 뚫고 마적단과 함께 있던 아이서를 생포하지만 오하나의 기계 다리는 망가지고 마적단에게 쫓기게 된다.다행히 신유목민이자 네오노마이드인 세미라의 도움을 받게 되지만 오하나는 SG에게 버림받고 아이서가 새로운 고용주가 된다.아이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시추탑에서 지하층을 시추할 계획이 진행되고 둘은 시추를 막기 위해 다시 사막으로 돌아간다.한겨레출판과 리디가 공동 기획한 장르 소설 시리즈 턴의 아홉 번째 이야기이다.지금으로부터 30년 후 지구의 기후 재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특별한 사명감이 아닌 고용주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용병 오하나와 기후 위기에서 세상을 구할 프로젝트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아이서가 어떤 계기로 뜻을 모아 위험을 헤쳐나가는 로드무비 형식의 이야기다.전혀 접점이 없던 두 인물이 서로를 이해하고 지켜나가는 모습과 낯선 지역인 중앙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모험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게 한다.소설 속 SG는 사막 지하층의 염수를 개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막의 붕괴 위험을 알고 있으면서도 기후 위기에서 지구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계획을 진행하려 한다.더 무서운 것은 사막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의 안전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할 방법만을 생각하자는 것이다.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SG로 대표되는 다국적 기업의 모습은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근로자는 물론 소비자에게 끼치는 손해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현실의 기업과 겹쳐 찜찜함과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이제 막 축구 교실을 다니기 시작한 6세 남아를 위해 고른 그림책입니다.‘4~7세 아이들을 위한 축구 규칙 사전’이라는 소제목이 붙었지만 딱딱한 축구 용어를 설명하는 그림책이 아닙니다.축구는 11명의 선수가 함께하는 스포츠입니다.축구를 시작하기 전 준비물을 잘 챙겨야 하고 시작하기 전 꼭 준비 운동을 해야 하지요.축구는 모든 친구가 어우러져 같이 할 수 있는 스포츠지만 태클을 걸어서 순식간에 공을 빼앗아야 하기도 합니다.짧은 글의 축구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물들이 상황에 맞게 등장해 설명하고 있습니다.글을 읽기 시작하는 친구는 물론 부모님이 읽어주기에도 부담이 없는 글밥이네요.축구 지식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일과 상대 팀에 대한 배려와 매너도 이해하기 쉽게 아이 눈높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단순히 이기는 축구가 아닌 즐기는 축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축구를 사랑하고 축구를 잘하고 싶은 축구를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한 축구 이야기”는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는 물론 축구를 잘 모르는 친구까지 두루 좋아할 만한 그림책입니다.
올해 계획 중 하나가 책장 파 읽기였는데 오래전 사두고 읽지 않은 고전 한 권을 고른다.고전이라면 겁부터 나는 지라 일단 얇은 책을 골라본다.멕시코를 대표하는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초면인 작가의 소설 <아우라>는 이인칭 시점으로 풀어가고 있다.그래서인지 ‘너‘라고 칭하는 펠리페와 함께 저택에 있는 듯해 더 오싹하다.가난한 역사학자인 펠리페가 신문에 난 구직 광고를 보고 퇴락한 저택을 찾아간다.그곳에는 족히 백 살은 넘음 직한 노파 콘수엘로가 60년 전 사망한 남편 요렌테 장군의 비망록을 정리해 주길 원한다.저택에서 함께 지내며 원고를 정리해 달라고 요구하자 펠리페는 망설이게 된다.하지만 콘수엘라 부인의 조카이자 벗이기도 한 아우라를 본 순간 그곳에 머물기로 한다.소설의 본문은 60페이지도 되지 않는 짧은 분량이다.이야기는 어디서부터가 현실이고 환상인지 경계가 모호할 뿐 아니라 저택에서 일어난 괴이한 현상을 직접 경험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요렌테 장군이 남긴 원고와 사진을 보고 현실을 자각하는 장면은 흡사 상영 당시 스포일러 금지였던 영화의 마지막을 떠올리게 할 만큼 강력하다.아우라를 연달아 두 번 읽었다.두 번 연달아 읽어도 그 공포는 덜하지 않았지만 아쉽게도 소설을 한 줄로 요약하기는 여전히 어렵다.펠리페와 콘수엘로, 아우라 중 실제로 살아서 저택에 머무는 자는 과연 누구며 펠리페는 어디를 떠돌다 지금의 모습으로, 저택으로 돌아왔는지 궁금하다.<작품해설>을 읽으면 아우라에게 더 다가가게 되지만 나는 그냥 영원한 젊음을 갈구했던 콘수엘로와 그 욕망의 집합체인 아우라, 그리고 아우라를 사랑했던 펠리페를 가끔 다시 만날 생각이다.
<본 도서는 한겨레출판의 서포턴즈 3기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콘텐츠 플랫폼 리디와 한겨레출판이 공동 기획한 ‘턴 시리즈‘는 sf, 스릴러, 미스터리 등의 장르 소설을 담은 시리즈이다.시리즈의 여덟 번째로 출간된 ‘마지막 방화‘는 2025년 황금펜상 우수상 수상 작가인 ‘조영주’의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이다.경찰인 함민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할 때마다 참을 수 없는 방화 충동에 휩싸인다.그 시작은 30년 전 학교에서 단체로 간 대전 엑스포 숙소에서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드럼통에 불을 질러 불길이 거세지자 잠자는 친구들을 구조하고 자신은 1년 동안 학교를 쉴 만큼 큰 상처를 입으면 서다.함민은 자신이 방화 사건의 진범이라는 죄책감과 끊임없는 방화 충동에 시달리며 괴로워하지만, 주위에서는 화마에서 친구들을 구한 영웅으로 칭송한다.경찰이 된 후에도 충동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아 여러 경찰서를 전전하다가 평택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된다.소설은 팀장인 함민을 필두로 한 평택 경찰서 강력 1팀의 동료들이 여섯 건의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이다.여섯 건의 사건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소재”로 “추리소설의 여섯 가지 법칙 ‘5W1H‘에 입각해 구성”되었다.(작가의 말 중에서)촉법 소년이 저지른 살인 사건을 시작으로 층간 소음으로 인한 단순해 보이던 자살 사건을 파헤치다 숨겨진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거기다 동료 형사의 미성년자 아들이 저지른 성추행 사건은 실제로 사회문제로 대두됐던 청소년을 상대로 한 마약 사건의 실체를 보여준다.여섯 가지 에피소드는 실제 뉴스에서 접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 현실감 있게 느껴졌고 등장인물 개개인의 매력이 돋보인다.특히 어린 시절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괴로워하는 함민을 껴안으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동료들의 모습은 잔인함이 넘쳐나는 사건 현장에서 숨통을 트여주는 역할을 한다.소설을 다 읽고 에필로그와 인터미션, 프롤로그를 다시 읽으며 시시때때로 일어나는 방화 충동을 누르고 발군의 수사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가 개인의 능력뿐만이 아니라 드러내지 않고 함민을 믿고 지켜준 이들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진실을 알게 된 함민이 훨씬 홀가분한 마음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속편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