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는 빈페이지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돼 제공받았습니다.바닷가 마을의 고양이 식당은 세상을 떠난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신비로운 장소입니다.식당을 운영하던 엄마가 돌아가시자 아들인 가이가 물려받은 고양이 식당은 손님이 망자와의 추억이 깃든 음식을 주문하면 그리운 이를 만날 수 있는 식당입니다.단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주문한 음식의 마지막 김이 사라지기 전까지입니다.고양이 식당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인 <고양이 고양이 식당 사랑을 요리합니다>에는 네 명의 손님이 각자의 사연을 간직하고 찾아옵니다.사소한 말타툼으로 출근하는 남편에게 모진 말을 던진 아내 히마리는 남편이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꿈을 좇아 고등학교도 중퇴하고 가수가 되기 위해 도쿄에 올라온 지도 10년 째인 미나토는 관객도 없는 공원에서 버스킹을 하던 중 팬이라 자청하는 리코를 만나게 됩니다.짧은 기간이지만 둘은 가까워지고 함께 할 미래까지 생각할 즈음 리코는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립니다.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갑자기 변한 어머니는 함께 살자는 아들 신지에게 독설을 퍼부으며 쫓아내다시피 합니다.얼마 후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집을 정리하던 신지는 어머니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오랜 세월 안경점을 운영하던 시게루는 젊은 나이에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며 혼자 살고 있습니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고양이 식당을 찾아갑니다.고양이 식당에는 남편의 죽음이 자신의 탓 같아 괴로워하는 아내가 찾아오지만 음식이 차려지고 나타난 남편은 아내에게 다정하게 대하지 않습니다.어린 아내에게 정을 때려는 듯 차가운 말을 내뱉는 남편의 모습에는 평생 죄책감을 안고 자신만을 그리워하며 살지도 모르는 아내가 자신을 잊고 ㅣ다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속 마음이 담겨있어 그 어떤 따듯한 말보다 진심을 품고 있습니다.미나토와 리코의 사연은 사랑은 얼마나 오랜 시간 함께 했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그리고 저 역시 치매를 앓는 엄마가 계셔서인지 신지의 마음이 어떠할지 가늠이 돼 가장 공감하며 읽었습니다.육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사람을 그리워한 시게루 할아버지의 순애보도 긴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영원히 만날 수 없는 누군가를 그리워하곤 합니다.그 사람과의 추억이 정말 아름다워서이기도 하지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의 아쉬움과 미안함이 남아서이기도 합니다.소중한 사연을 안고 고양이 식당을 찾아온 이들은 살아서는 전하지 못했던 진실을 전하고 상대의 진심도 알게 됩니다.“인생을 몇 번 거듭하든, 반드시 끝은 찾아온다. 죽음은 다가온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지 않고 끝나는 인생 따위는 없다.”(p282)현실에서는 실현될 수 없는 고양이 식당의 기적은 지금에 충실하라는 말을 전합니다.재고 따지지 말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미안한 사람에게는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나중에 후회를 남기지 말라고 합니다.복잡하지 않은 소설이라 금방 읽게 되지만 인생에 대해 한참을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나이 성별 무관, 같이 피자 먹고 재미있게 노실 분.‘두 달간의 유럽 여행 중인 선화는 나폴리에 머무는 동안 유럽 여행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고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그곳에서 최고의 피자를 먹으러 나폴리에 왔다가 피자이올로가 되기 위해 피자를 배우고 있다는 ‘한‘과 만나게 된다.일행들과 헤어진 선화와 한은 같은 방향이라는 이유로 함께 걷게 되고 선화는 한에게 먼저 한잔을 청한다.함께 술을 마시게 된 둘은 서로의 마음을 터 놓고 한은 자신은 여자가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남자라고 말한다.로마로 떠날 계획이던 선화는 철도 파업으로 나폴리에 남게 되면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한과의 만남을 이어가며 호감을 쌓아간다.6년 전 낯선 여행지에서 짧게 만난 ’한’과 선화의 인연을 보며 한순간의 선택이 우리 인생의 궤도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만약에 선화가 적극적으로 한에게 다가갔다면 둘은 어떻게 됐을까.그래도 결과는 똑같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한이 비밀을 이야기한 것은 자신의 호감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큰 용기가 아니었을 까 생각돼 아쉽기도 하다.지난 시절의 추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아름답게 기억되고 현실의 고단함이 없는 인연이기에 아름답기도 하다.짧은 소설은 젊은 날 스쳐간 인연과 잡지 못한 순간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과 함께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나폴리의 풍경과 그곳의 마르게리타 피자의 맛이 궁금해지게 한다.🍕”부오니시모”
🕰️본 도서는 웅진주니어에서 제공받았습니다.시간을 잘게 쪼개 쓰는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아이는 제발 저 소리가 멈췄으면 하고 간절하게 기도합니다.그날 아침 엄마는 시계로 변해 있고아이는 밥도 천천하 먹고 느긋하게 학교 갈 준비를 합니다.시간이 지나도 엄마는 여전히 시계가 된 채 가만히 있자119에 전화에 구조 요청을 하기도 하고 시계 병원에도 가보지만 시계 병원 할머니는 휴가 중이라고 내일 시계탕으로 오라는 말만 남기고 가버립니다.아이 입장에서는 바쁘게 시간을 쪼개 가며 쓰는 엄마의 말은 전부 잔소리로 들립니다.“10분 내로 준비해.”“3분 후에 불 끄는 거야.”“1분 남았어! 빨리 정리하고 자!”어딘지도 모르는 시계탕을 찾아가는 길은 험난한 모험길입니다.동굴을 지나고 아슬아슬 다리를 건너고 숲 속 길을 지나 드디어 시계탕에 도착했습니다.과연 아이는 고장 난 엄마를 무사히 고쳐서 돌아올 수 있을까요?작가님의 다른 책 <엄마 도감> 속 아이가 자라 <시계탕>에 등장한 듯합니다.엄마를 찬찬히 살피던 아이는 엄마의 잔소리가 지겨워지기도 했지만 엄마를 되돌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시계탕을 찾아갑니다.소중한 엄마를 찾기 위해 용기를 내는 아이의 여정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사랑스럽습니다.늘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쪼개 써야 하는 엄마도 때로는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다 잊고 푹 쉬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작가의 다정한 말에 울컥해집니다.어떤 날엔 엄마도 시계탕에 푹 쉬고 싶은 날이 있답니다.그런 엄마를 조금만 이해해 주길 바라네요.
“엄마가 태어났습니다.나와 함께”막 태어난 아이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엄마는 어떤 모습일까요?<엄마 도감>은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전혀 새로운 인종으로 탄생한 엄마의 모습을 관찰한 도감입니다.태어나서 처음 본 엄마 얼굴은 배 속에서 상상했던 모습과 많이 다릅니다.눈도 제대로 못 뜨고 어찌 시간이 지나간 지도 모르게100일이 되고 엄마의 몸은 아이가 자라는 만큼 손가락도 손목뼈도 근육까지 다 달라집니다.많은 그림책이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는 부모의 시점으로 그려졌는데이 그림책은 아이가 엄마를 관찰하는 시점으로 그려진 그림책입니다.처음 엄마였던 탓에 실수도 많았고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제대로 된 길로 가려 노력하지만 부모가 되는 길은 쉽지가 않습니다.작은 그림책이 엄마의 고단한 수고로움을 알아줍니다.부모 앞에선 여전히 아이인 엄마 모습에 괜히 코끝이 찡해집니다.
한 번도 떨어져 산적 없던 큰아들이 자대 배치받은 곳이 강원도다.그래서 강원도는 가슴이 먼저 반응하는 지명이다.청명하기까지 한 표지의 시집은 팔십이 넘은 작가가 시집이라고 우기고 싶지 않다는 시집이다.“강원도 이천군 이천면 탑리”가 원적이고어린 시절 잠시 국민학교를 다녔던 강원도를 시에 담았다.독어독문학을 전공해서인지 파우스트에 관한 시를 여러 편 실고 민주주의와 성소수자 등의 사회문제에도 눈 감지 않고 글을 쓰셨다.남녘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봄이 왔는가 싶더니 뒤늦은 꽃샘추위에 꽃잎이 오들거린다.그래서인지 <벚꽃 무덤>을 여러 번 읽게 된다.벚꽃 무덤벚꽃 무덤을 보러 나갔다집 앞 창문 밖 뒤 창문 밖모두 모두 벚나무로 가득가득한데눈이 부셔서 피하러 나간 길에서 산 전체를 덮고 있는 벚꽃 무덤을 보고야 말았다차마 한두 그루 나무 앞에 설 수 없어서 먼 산의 핑크빛만 눈으로 씻었다오래 못 본 작은 아들의 그림자가뜬끔없이 그 빛 속에서 나오더니화려함 속에서 멀어져가는 봄오는 것 가는 것이 모두 그리움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