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처음 책을 빌렸어요 I LOVE 그림책
알렉산더 스테들러 글.그림,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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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막 들어서면 나는 책 냄새는 도서관을 다니는 사람만이 아는 향기일 것이다.

막 나온 따끈한 신간은 읽는 것도 즐겁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구석진 서가에서 우연히 좋은 책을 찾는다면 그 기쁨은 훨씬 크다.

좀 낡고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지만  내가 알아보는 순간 그 책은 어떤 책보다 더 향기로운 책 냄새를 풍기며 행복한 기분이 들게 해준다.


매주 화요일 오후면 엄마와 도서관에 다니는 비벌리는 드디어 자신의 대출카드를 만든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백악기 시대의 공룡들]을 빌려 아주아주 재미있게 읽는다.

밥 먹을 때도, 잠자리에 들 때도, 목욕을 할 때도, 책은 비벌리의 손을 떠나지 않는다.

그런데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반납일이 지났음을 알고 친구들에게 반납 일을 넘기면 어떻게 되는 지 묻는다.

친구들의 대답은 하나같이 비벌리를 걱정스럽게 하고 드디어는 악몽까지 꾸게 된다.


우리 가족도 시립도서관의 대출증을 갖고 있다.

사진 한 장과 엄마 신분증과 의료보험증을 가져가 만든 대출증은 아이에게 보물 같은 존재고 자신의 이름으로 빌려보는 책은 훨씬 소중하게 다루었었다.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을 가야 하는 도서관이었지만 일주일에 한 번하는 도서관 나들이는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일 중 하나였다.

지금은 훨씬 더 편안한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지만 아빠 자동차로 가기도 하고, 힘들게 버스를 타고 가기도 했던 시립도서관에서의 추억을 이따금 이야기하기도 한다.


대출마감일을 지키지 않으면 벌금을 물고, 감옥에 갇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서관 앞에서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하고, 아무리 맛있는 것도 먹고 싶어 하지 않은 모습에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 앞에서 잔뜩 겁먹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처음 도서관을 이용하는 어린이에게 다른 친구를 위해 대출마감일을 꼭 지켜야한다는 말 대신 이 책을 건네준다면 더 효과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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