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 신나는 놀이마당 - 제2권 홍성찬 할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민속.풍물화 기행 2
원동은 지음, 홍성찬 그림 / 재미마주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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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들이 요즘 집안에서 하는 놀이는 놀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망설여지는 컴퓨터 게임, TV보기, 레고 조립, 유희왕 카드 게임 정도고 큰 맘 먹고 밖에서 하는 놀이라고는 학교 운동장에서 하는 축구가 다다.

축구마저도 몇 분을 못하고 들어오니 하루 종일 움직이는 양은 제한되어 있고 자연히 밥맛도 없어서 밥투정하기 일쑤다.

특히나 장난감이 없으면 노는 것 자체를 못하는 아이들이다.


30년 전 내가 보낸 이맘때 여름은 빈손으로 나가도 하루 종일 놀 수 있을 만큼 무궁무진한 놀이로 가득했었다.

작고 넓적한 돌만 있으면 되는 사방치기, 지금은 문방구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공기를 팔기도 하지만 작은 돌멩이만 있으면 되는 공기놀이, 땅따먹기, 아이들 수가 많으면 했던 꼬리  잡기, 여우야 여우야 놀이, 숨바꼭질 등등 셀 수도 없이 많았다.

그저 밖에 나가면 모든 게 장난감이었으니 따로 장난감이 필요 없던 시절이다.


지금 놀이는 대부분 혼자서 즐기는 놀이라면 우리 조상들의 전통 놀이는 여럿이 어울려 노는 어울림의 놀이였다.

어느 순간 그 맥이 끊겨버린 놀이 문화를 읽으며 활기찼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본다.

요즘이야 남녀의 놀이 구분이 모호해져 공기놀이나 인형놀이도 남자애들도 하지만 우리의 옛 놀이는 남녀노소의 구분이 뚜렷한 특징이 있다.


남자 아이들은 쥐불놀이, 비석치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을 통해 남을 배려하고 협력하는 법을 배워 나갔고, 여자 아이들은 공기놀이, 실뜨기, 고무줄놀이 등으로 손재주를 기르고 아름다운 몸매를 가꿀 수 있는 놀이를 즐겼다.

화전놀이, 놋다리밟기, 길쌈놀이 강강술래, 널뛰기 등은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여성을 위한 놀이는 한때나마 자유롭지 못한  여성들의 숨통을 터주었다.

또한 남자어른들을 힘과 지혜를 겨루는 놀이인 나무쇠싸움, 돌싸움, 씨름, 고누, 바둑, 장기 등이 있었다.


마을 전체가 함께 어울리는 놀이로는 고싸움, 차전놀이, 줄다리기, 농악들도 빼놓을 수 없고, 특정 계층을 위한 놀이인 투호 놀이와 격구, 마상재, 택견이 있고 전문 놀이 패가 벌이는 줄타기와 남사당패들을 보는 것만으로 큰 즐거움이었다. 

정감어린 옛 어른들의 모습을 잘 표현한 그림과 입맛의 놀이 설명으로만 끝나지 않고 놀이에 얽힌 유래와 속담 등은 참고 자료는 내용의 풍부함뿐만 아니라 재미까지 선사해 준다.


아이들은 분명 놀고 있으면서도 심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거기다 가게에 갈 때마다 장난감 코너를 기웃거린다.

언제부터인지 흙을 밟고 땀을 흘리며 놀던 놀이가 거짓말처럼 싹 사라져 버렸다.

노는 건 시간 낭비고 제일 중요하게 공부가 돼버린 순간부터 놀이는 사라져 버렸다.

어쩜 한번 자취를 감춘 놀이가 쉽게 다시 아이들 곁에 오지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원한 방안에서 상대가 없어도 얼마든지 놀 수 있는데 몸을 움직이고 친구를 모으는 놀이가 처음엔 부담스럽울 것이다.

하지만 옛날 어린이들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놀이가 아이들을 건강하게 자라게 했듯이 분명히 지금의 아이들에게도 즐거움을 될 것을 확신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자연과 함께 노는 방법을 기억하는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없어도 즐거운 자연 놀이를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옛 놀이를 기억하는 어른들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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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9-04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재미마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