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정말 과학자가 되고 싶니? - 자연의 아이들
권수진.김성화 지음, 이윤하 그림 / 풀빛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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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아!
우리 아들 꿈이 과학자라고 했을 때 엄만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단다.
엄마 어렸을 때 꿈이 바로 과학자였거든.
그때 엄마 조카, 그러니깐 너에겐 외사촌 형이 있었는데 태어날 때부터 많이 아팠어.
병명도 모르고 아프다 너무 어린 나이에 하늘나라로 가버린 그 형 같은 친구들을 고쳐주고 싶은 마음에 엄만 무작정 유전공학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단다.
그런데 엄마는 부끄럽게도 유전공학자가 되기 위한 어떤 준비도 하지 않고 무작정 되겠다는 마음만 먹었지.
당연히 엄만 유전공학을 공부하지 못했어.
핑계 같지만 그때 누군가가 유전공학을 공부하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일들을 알려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지금도 종종 든단다.

그래서 엄만 과학자가 되겠다는 너를 위해 책 한권을 선물한다.
‘과학자가 되고 싶은 아이에게 주는 책’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니 너에겐 제대로 길라잡이가 되어줄만한 책일 것 같아.
엄마가 이 책을 읽으며  어렵고 딱딱한 과학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예쁜 이모나 누나가 가까이에서 해주는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었어.
그래서 쉬지 않고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단다.
근데 과학자가 되고 싶다면 무작정 ‘난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가 아니라 정말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정해야 된데.
우리 아들은 엄마를 위해 집안 일하는 로봇을 만들어 준다고 했으니깐 로봇을 연구하고 만드는 과학자가 되면 되겠지.

그럼 어떤 과학자가 될지 정했다면 그다음엔 뭘 해야 할까?
열심히 공부하는 것!!!!
글쎄 엄마도 그렇게 생각했단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엄마가 잘못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
책에서는 참 자세하게도 이야기해 주고 있는 데 엄마가 우리 아들이 알기 쉽게 요약해 볼게.
첫 번째로 마법의 왕국을 만드는 것.......조용하고, 비밀스럽고, 내가 직접 만들거나 발견한 곳에서 재매있게 놀기!!!
너무 쉽다고 하지만 누구에 조언도 도움도 없이 직접 왕국을 만드는 건 쉽지 만은 않을 거야.
우리 아들도 너만의 마법 왕국을 아무도 모르게 직접 찾아보도록.
다음은 호기심을 갖는 것.......물 속 물고기가 뭍에 호기심을 갖고 ‘돌연변이 물고기'로 진화를 거듭해 우리가 되었듯이 본디 우리에겐 호기심 유전자가 들어있었고 그로 인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거래.
그 다음은 실수를 하자........실수를 일부러 할 필요는 없지만 실수가 두려워 망설인다면 정해진 대로만 하는 사람이거나 늘 가만히 있는 사람일거야.
그리고 관찰을 잘하는 것.......좋아하면 알게 되고 알면 더 많이 보인다! 이 말 명심해.
어떤 것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좋아하고 관심을 갖게 되면 그 만큼 많은 것을 볼 수 있단다.

아들!!!탐구란 말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알고는 있는 데 입에서 뱅뱅 돌기만 할뿐 설명하기는 어렵겠지?
탐구(探求)는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조금씩 많이 아는 것이 아닌 한 가지에 대해 전문가처럼 많이 알게 되는 거야.
아들이 정말 로봇 박사가 되고 싶다면 로봇에 대해 깊이 있게 많이 알아야 된다는 이야기야.
그 다음은 상상력 배우기........과학과 상상력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의아하다고.
사실 많은 과학 이론은 과학자들의 상상력에서 발견된 것들이란다.
아인슈타인이 빛에 대하여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새로운 우주를 상상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상대성 이론이란다.
근데 이런 상상은 꼭 증명되어야만 과학의 영역이 되고 우리가 믿게 되는 거야.
증명하지 못한 상상은 공상!!!
근데 아들이 상상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하고 묻는다면 바로 정답은 탐구를 열심히 하라는 거야.
많이 알수록 증명할 수 있는 상상이 가능하단다.

아!!엄마 말이 길어졌네.
근데 중요한 거니깐 길더라도 끝까지 읽어줘.
다음은 과학자처럼 생각하자.........과학자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굽히지 않아야 한단다.
꼭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는 건 중요하겠지.
마지막으로 글을 잘 써야 한다.........글쎄 이 말을 듣는 순간 과학자가 작가도 아닌데 글을 잘 써야 한다고 잘못 이야기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지?
근데 위대한 과학자들은 자신의 이론을 모두 책으로 남겼다는 놀라운 사실을 듣는다면 엄마 말에 고개가 끄덕여질 거야.
네가 재미있게 읽었던 파브르 곤충기만 봐도 자신의 생각을 알리기 위해선 얼마나 글을 잘 서야하는 지 이해가 되겠지.

엄마 편지를 읽다가 과학자가 되기 위한 방법만 나오면 재미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
사실 재미있는 과학자 이야기도 많이 나와 지루하지 않아..
침팬지에 대해 세상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제인 구달 할머니 이야기도 나오고, 깜짝 놀랄만한 개미의 비밀을 밝혀 내 퓰리쳐상과 프러버드상을 받은 에드워드 윌슨의 이야기도 나온단다.
물론 그 밖에 유명하고 훌륭한 과학자 이야기도 많이 나온단다.
그리고 덤으로 말이야 책을 잘 읽은 어린이만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책들도 여러 권 소개되어 있단다.
음.......엄마가 책 제목을 말해주고 싶어 입을 근질거린데 어떡할까?
우리가 재미있게 읽었던 ‘사자와 마녀 그리고 옷장’이 나온다는 것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나온다는 것만 이야기 해줄게 나머진 네가 직접 찾아봐.

엄만 책을 덮었지만 윌슨의 말이 자꾸 생각났단다.
“자연 속에서 자기만의 보물을 찾아다니고, 관찰하고, 탐험하고, 꿈꾸는 시간을 가져라! 원시인처럼 자유롭게! 부디 재미있게 놀아라.”
그리고 깨달았지.
이 책은 과학자가 되기 위한 어린이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은 어린이에게도 좋은 길라잡이가 돼 줄 책이라는 확신이 들었어.
엄마 우리 아들이 꼭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네가 행복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어.
마지막으로 작가 선생님이 당부했던 “재미있게 놀자. 재미있게 놀되, 반드시 스스로 하기. 그리고 책을 읽어라! 죽을 때까지.” 꼭 기억하자.
사랑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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