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쿵! (보드북) 아기 그림책 나비잠
다다 히로시 지음, 정근 옮김 / 보림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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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쿵’이라는 책을 처음 본 게 아마도 15년 전쯤인가 보다.

물론 그때는 보림의 위대한 탄생이라는 전집 중 한 권으로 제목도 ‘커다란 사과’였다.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조카가 오빠 집에 갈 때마다 들고 와 읽어 달라고 했던 책인데 도대체 말도 안돼는 이야기에 엉성한 그림의 책에 무슨 마력이 있어 조카가 이리 좋아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던 책이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그때의 조카 나이가 되었을 때 뭐든 소중하게 여기는 새언니 덕분에 그 낡은 책은 우리 집 책꽂이 한 칸을 차지하게 되었다.

조카를 통해 검증(?)된 책이긴 했지만 혹시 한 번도 안 읽게 되는 건 아닌 가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챙겨주는 성의를 봐서 가져온 책들이기도 했다.


우와! 크다.

너무너무 크다.

빨갛다


라고 시작하는 책은 우리 아이에게도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덩달아 읽어주는 엄마까지 그 책을 사랑하게 되었다.

커다란 사과가 풀밭에 쿵하고 떨어지자 많은 동물들이 찾아와 사과를 사이좋게 나눠 먹는 다는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해준 책은 그 뒤로 ‘사과가 쿵’이라는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번역으로 재탄생되어 나왔다.

그리고 요번에 유아들을 배려한 둥근 모서리와 절대 찢어질 것 같지 않은 아이 손에 꼭 맞는 크기의 보드북으로 더욱 새롭게 탄생되었다.

아이들은 어릴수록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보고 또 보는 특징이 있어 우리 집에 있는 책도 보수에 보수를 해 온 지라 제 본 두께에 배는 두꺼워진 모습을 하고 있다.

좀 더 튼튼하고 안전한 책을 원하던 분들에게는 정말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 

 

지금은 3학년과 1학년인 아들들은 보드북에 머리를 들이밀며 한참 동안 이야기를 한다.

처음으로 사과를 먹은 두더지의 활약에 키득거리고 사과 꼭지를 지나가는 개미에게도 눈길을 준다.

풀밭 어딘가에 숨어있다 달려왔을 애벌레의 움직임을 살피는 것도 재미있고, 노란 나비도 꿀벌도 제 양껏 먹고 떠나는 모습에도 할말이 많은 가보다.

다음으로 찾아오는 동물들이 점점 커진다는 사실도 그리고 마지막에 모두 행복해하는 모습도 어릴 적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지 전혀 새로운 책을 보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사각 사각 사각’ ‘야금 야금 야금’ ‘쪽 쪽 쪽’ ‘냠 냠 냠’ ‘아삭 아삭 아삭’ ‘우적 우적 우적’‘날름 날름  와사삭 와사삭’의 흉내 내는 말들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군침을 삼킨다.


우리 집 책꽂이에는 너무 낡고 연령이 낮아 버리려고 했던 ‘커다란 사과’와 보드북 ‘사과가 쿵’이 나란히 꽂혀 있다.

그리고 아이들은 엄마를 위해 그림책을 읽어 줄때면 그 두 권을 들고 와 어린시절 내가 아들들에게 읽어주었듯이 맛깔 나게 낭랑한 목소리로 읽어준다.

지금은 조카나 아이들이 이 책에 열광했던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에 눈을 돌리면 글보다도 훨씬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 책은 나오는 동물들도 반갑고 보통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툼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행복한 모습으로 맛있는 소리를 내어 나누어 먹는 미덕 때문이 아니겠나하는 짐작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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