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진실 한 조각 그림책 보물창고 14
더글라스 우드 지음, 존 J 무스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옛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아름다운 땅이 있었습니다.

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게 하고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다.


아득하고도 아름다운 이 땅에 진실은 길게 꼬리를 그리며 떨어지다 두 조각이 나고 만다.

한 조각은 불빛을 내뿜으며 밤하늘 어딘가로 사라져버리고 다른 한 조각은 땅 위로 떨어진다.

땅에 떨어진 진실조각은 동물들의 수집품이 되기도 하지만  한쪽은 부서져 너무 날카롭고,  점점 그 아름다운 빛을 잃어갈 뿐만 아니라 조각난 진실의 달콤함 끝에는 쓴 맛만 남는다는 사실에 동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하지만  인간은 “당신은 소중합니다.”라고 적힌 진실조각을 보며 자랑스럽고 행복해한다.

진실조각을 본 모든 이들은 그 것을 소중히 간직하고, 그 힘을 믿기 시작하며 이 진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두려워지고, 그들에게 화가 나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생명체나 다른 사람들이 점점 쓸모없게 느껴지고, 다른 어떤 것에서 귀기우리거나 눈을 놀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조각난 진실을 차지하기위해 수많은 전쟁을 일으키고, 그로인해 아름다운 땅에 모든 것들은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 한다.


어떤 책은 글의 길이에 상관없이 생각을 실타래처럼 엉키게 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게 하기도 하는 데 60쪽이 채 안돼는 이야기는 깊은 생각에 빠져들게 했다.

온전하지도 않고, 동물들조차 거들떠보지 않는 조각난 진실에 눈이 어두워 자신을 포함해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인간의 모습에서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다행스럽게도 작은 소녀가 지혜로운 거북을 찾아가 나머지 진실 조각을 찾는다는 이야기는 해피 엔딩으로  끝을 맺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이야기 속 어디쯤일까?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진실조각을 안고 피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고, 지혜로운 소녀도 거북도 등장하지 않은 막막하기만 한 그때가 아닐까 싶다.

 

누구나 “당신은 소중합니다.”라는 진실조각을 만난다면 그 달콤함에 혹 할 것이다.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나. 얼마나 가슴 설레고 멋진 말인가?

하지만 바꾸어 말하면 이 세상사람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진실이 숨어 있는 데 그저 내편한 대로 해석해 나만 소중하다는 정의를 내려버린다.

태초에 아름답기만 하던 이 땅에 너는 아니고 나만 소중하다는 조각난 진실만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기에 자연은 아파하고, 이 땅의 생명체들은 시들어 간 것인데.........

조각난 진실 조각을 맞추는 데 공을 세운 이는 아직 어리고 약해보이는 소녀와 인간의 눈에는 한낮 미물에 불과한 거북이다.

한껏 자신을 드러내고 뽐내는 영웅이 아닌 작고 보잘 것 없기까지 한 이들이 맞춘 조각이기에 더 빛을 발한 건 아니었나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도 진실의 조각을 맞춰 나갈 이들은 작은 목소리를 가진 힘없고 약한 민중이 아닐까?


“다른 얼굴을 한 사람,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서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일 때, 조각난 진실과 삶은 치유될 수 있다. 비로소 사람들은 모든 생명체가 중요하다는 것, 세상은 우리 모두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거북의 말이 가슴을 더 파고드는 까닭은 나보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우리 민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고개 돌렸던 우리들의 모습을 꾸짖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는 마땅히 존중되어야 할 권리가 분명하게 있다.

하지만 우리들은 어리석게도 조각난 진실 조각을 가슴에 품고 다른 이들을 상처내고 있다.

“당신은 소중합니다. 그들 역시 소중합니다.”라는 진실의 완전한 모습을 알게 되고, 가슴에 새긴다면 이 땅에서도 나무가 사다리처럼 별을 향해 올라가고, 강물은 거울처럼 반짝이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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