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탈출
이호백 지음 / 재미마주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2003년 뉴욕타임즈 최우수 그림책에 영애를 안았던 이호백님의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의 뒤를 이어 또 다른 토끼이야기가 탄생했다.

전편에서 식구들이 없는 틈에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흔적을 남겼던 ‘빨빨이’가 낳은 ‘예삐’는 한층 더 활동적이고 대담하고 귀여운 토끼다.

귀여운 동물의 대표중 하나인 토끼는 대부분의 그림책에서 순하고 얌전한 이미지로 대부분등장하는 데 <토끼탈출>에서의 토끼는 정형화된 토끼와는 많이 다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외관상으로야 그 귀여움이 어디 가겠냐마는 하는 행동의 자유분방함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활동적인 토끼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작은 상자에 살던 토끼는 탈출해서 목욕탕 비누를 갉아 놓기도 하고, 거실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기도 한다.

점점 더 튼튼한 우리에 가두어지지만 매번 탈출에 성공하고 토끼는 축구도 하고, 컴퓨터도 하고, 학교도 다니게 된다.

짧은 이야기 속의 토끼를 보며 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겹쳐지는 토끼를 만날 수 있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에 얽매여 있는 아이들과 우리에 가두어 놓은 토끼가 닮아 있기에 매번 반항하고 뛰쳐나가는 토끼를 보며 마음이 짠해오기도 한다.


아이들이 작을 때야 토끼 상자 같은 작은 규칙에 묶어두겠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점점 규칙의 강도는 세져서 더 튼튼한 규칙의 우리가 필요하고, 그것도 모자라 빗장을 걸어두고, 자물쇠가 필요할 만큼의 견고한 규칙을 세워둔다.

하지만 그 규칙이라는 게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거라 아이들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구속으로

느껴지는 거야 당연할 것이다.

여러 번의 탈출로 나도 모르겠다고 포기한 엄마 덕분에 학교에 다니게 된 토끼는 수학 점수를 50점밖에 못 받아 토끼전문 보습학원을 다니게 되기도 하는 데 어쩜 이렇게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닮았는지?

우리에 가두려는 주인과 쉴 새 없이 탈출하는 토끼와 규칙에 묶어두려는 어른과 거기에 반항하며 자유로워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지는 건 나 만에 생각인지.......

예쁘고, 착하고, 날쌔고, 똑똑하고, 힘세고, 멋진 토끼가 탈출해 운동장을 자유롭고 힘차게 달리듯 어깨를 짓누른 책가방은 가볍게 내려두고 예쁘고, 착하고, 날쌔고, 똑똑하고, 힘세고, 멋진 우리 아이들도 어른들의 규칙은 잠시 잊고 자유로워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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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2-22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 책, 벌써 보시고 리뷰를 쓰셨군요. 저는 이제서야 신간에서 발견했네요. ^^(리뷰도 알라딘 잘 못 들어온 주말에 올리셔서 못 보고 지나쳤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