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만화 교과서 속담편 - 초등학교 선생님이 직접 쓴 똑똑한 만화 교과서
문향숙 지음, 유남영 그림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제목에 교과서라는 말이 들어있거나 학년이 표시된 책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린이 책에는 대놓고 뭔가를 가르치려하는 책이 있고, 재미있어서 읽다보면 뭔가를 배우게 되는 책들이 있는데 후자의 책들을 선호하다보니 제목부터 대놓고 가르치는 걸 티내는 책은 이 책 읽고 공부해라하는 소리 같아 잘 고르질 않는 다.

하지만 아이의 학년이 올라가면서는 무시할 수 없는 게 학과공부고 기왕이면 재미있는 책 도 읽고, 더불어 뭔가 배우는 게 일석이조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게 되었다.

솔직한 마음은 비유나 은유가 많은 속담을 많이 알아 나중에 국어 점수를 많이 받게 하고 싶은 욕심에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직접 쓴 똑똑한 만화교과서 속담편]이라는 긴 제목을 단 이 책을 살펴보자면 재미를 원하는 어린이와 뭔가를 가르치고 싶은 부모의 욕심을 둘 다 충족시켜줄만하다.

수많은 속담들을 “태도와 마음가짐에 관련된 속담들” “말과 배우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속담들”등 아홉 마당으로 분류해서 정리되어 있다.

본문은 한 가지 속담을 각각 두 페이지를 할애해 소개하고 있고 첫 페이지에는 토끼와 돼지 등의 귀여운 캐릭터의 동물이 등장하는 만화가 나온다.

만화는 그 속담의 상황에 맞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다.

또 간혹 등장하는 숨은 그림 찾기 또한 인기 만점이다.

그렇다고 다음 페이지의 이야기가 재미없다거나 어렵거나 하지는 않는 다.

속담마다 공통적으로 ‘똑똑한 속담이야기’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코너는 앞 페이지의 속담에 대해 시사이야기로 풀이해 주기도 하고 옛이야기를 통해서 설명해 주기도 한다.

거기에 우리 속담과 북한의 속담을 비교해서 설명해 주기도 하고 비슷한 속담과 영어 속담과 세계의 여러 나라의 속담이 소개되기도 있다.

덤으로 속담의 관련 교과까지 표시되어 정말 친절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특히나 과학과 연결시켜 설명해 준 속담을 읽는 것도 재미있다.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속담은 임시방편으로 일을 처리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데 사실 과학적으로도 언 발에 오줌을 두면 처음엔 체온과 같은 36.5도의 오줌이 잠깐 언 발을 녹이겠지만 나중에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의 열전달 때문에 발은 더더욱 시리게 되고 종내는 동상에 걸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들어 확실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아홉 마당의 속담 이야기 뒤에는 “숙제를 도와주는 속담”편이 나오는 데 ‘동물에 빗댄 속담’ ‘화폐와 관련된 속담’ ‘열두 띠 동물에 관한 속담’ ‘도깨비와 관련된 속담들’ 등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끌만한 속담들이 한 꾸러미씩 등장한다.

마지막으로 고학년 어린이에게 유용할 만한 속담을 이용한 글쓰기 요령이 나와 있어 속담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실례를 들어주기도 한다.


사실 이 책은 처음 페이지부터 차례로 읽을 것을 강요할 필요가 없는 책이다.

일상생활에서 쓰고 싶은 속담을 ‘찾아보기’에서 확인하고 읽어보는 것도 좋고, 눈 감고 아무 페이지나 순서 없이 찾아 읽어도 재미있다.

일선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쓰신 글답게 수업을 듣는 듯한 말글도 편하고 좋다.

이 책을 읽고 아이는 더 자주 일상에서 속담을 사용하고 있다.

제 동생이 떼를 쓰고 성가시게 하면 어른스럽게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고 의젓하게 나무라기도 하고 수학 문제를 풀다가도 “식은 죽 먹기”라고도 한다.

속담은 힘들게 일일이 외울 필요도 없고, 일상생활에 억지로 사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짧은 문장을 알고 이해하면서 좀 더 깊은 생각과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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