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잡아!
이혜경 지음, 강근영 그림 / 여우고개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초록색 바탕에 밝은 빛에 쌓인 다섯 마리의 애벌레가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초록 나뭇잎을 덮고 잠들어 있는 표지가 이야기의 궁금증을 일으킨다.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겨보면 면지가득 앵두를 든 애벌레들이 각기 다른 표정으로 다른 포즈를 잡고 즐거워하는 그림이 연둣빛 안에 싸여있다.


파릇파릇한 새싹이 가득한 화면에 작은 구멍 속에서 누군가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밀지 마, 밀지 마! 천천히, 천천히”

그 소리의 주인공은 세상 구경을 처음 나온 듯 한껏 들떠있는 볼이 발그레한 애벌레이다.

애벌레 친구 다섯이 손에 손을 잡고 풀밭에서 놀다 비를 만나 커다란 나뭇잎으로 우산을 삼는 다.

우산이 되었던 나뭇잎은 멋진 배가 되기도 한다.

나뭇잎은 튼튼한 보자기가 되어 작고 빨간 앵두를 넘치도록 담아 다시 굴속으로 들어간다. 따뜻한 보금자리로 돌아온 애벌레들에게 나뭇잎을 식탁이 되고 이불이 되기도 한다.

아하!! 표지의 애벌레들이 그렇게 행복한 표정이었던 건  바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따뜻한 집에 돌아와 맛있는 앵두를 배부르게 먹은 뒤라 그렇게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비를 만나 당황한 표정, 나뭇잎 우산 속에서 안도 하는 모습 등 애벌레들의 각기 다른 표정들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작고 약한 애벌레들이 집을 떠나 고생스럽기도 하고 위험하기도한 모험을 하지만 마지막에는 자신들의 아늑한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다음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다음엔 나뭇잎으로 무얼 할까?” 라는 끝없는 상상을 하게 한다.


내일은 나뭇잎으로 뭘 할까?

라는 끝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 나뭇잎 한 장을 들고 다시 작은 굴 밖으로 나가 신나는 하루를 보내는 애벌레들의 다음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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