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예절 배우기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2
조안나 코울 지음, 이복희 옮김, 재러드 더글라스 리 그림 / 시공주니어 / 199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집 책꽂이에 책들은 다들 저마다의 사연이 있습니다.

첫애를 임신하고 구입했던 전집들과 큰애 두 번째 생일에 선물했던 도깨비이야기며 도서관에서 몇 번씩 빌려보고도 구입했던 책들까지 지금도 그런 책들을 읽다보면 서점에 들려 책을 찾고 즐거워했던 일이며 읽어 주었을 때의 반응까지 새록새록 다시 기억이 되살아나 가슴이 벅차옵니다.

“괴물 예절 배우기”는 2004년 7월 2일에 도서관에 다녀오던 길에 구입한 책입니다.(기억력이 좋아 날짜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책 속지에 그렇게 적어 놓았네요.^^*)

처음 이 책을 읽은 건 버스를 여러 정거장씩 타고 다녔던 도서관에서였지요.

대출 기간을 연장해서 2주를 보고도 반납하고 나오는 길에 다시 빌려가자고 떼를 써서 근처 서점에서 구입했던 책입니다.

출판사의 코너를 한참을 찾고도 못 찾아 서점주인과 함께 책꽂이를 샅샅이 뒤진 끝에 찾아낸  정말 얇고 작은 책이지요.

1학년이던 큰 애보다 6살이던 둘째가 더 좋아해서 한동안 유치원 가방에  넣어 다녔고 잠자리 책의 일번이기도 했습니다.


로지는 작지만 날카로운 갈퀴 모양의 발톱에, 캄캄한 밤에도 번쩍번쩍 빛나는 초록색 눈까지 갖춘 작지만 흠잡을 때 없는 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괴물들의 예절을 하나도 지키지 않는 로지는 괴물 사회에서는 걱정꺼리였대요.

괴물들은 친구와 싸우며 장난감을 망가뜨려야하고 거칠게 으르릉거리며 전화를 받아야만 한답니다.

그리고 바위를 우두둑우두둑 씹어대며 자신의 과격함을 과시해야하고요.

하지만, 하지만 로지는 그런 괴물들의 예절과는 거리가 먼 괴물이랍니다.

로지는 누구하고나 사이좋게 지내고, 상냥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고, 바위를 먹은 뒤에는 꼭 양치질도 하지요.

그런 로지가 걱정인 엄마아빠는 친구 프루넬라를 과외 선생으로 부쳐 주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로지는 자신의 행동 때문에 남들이 얼마나 불행한지 깨달았어요.

자신에게 실망한 로지는 프루넬라와 집에 오게 되고 그 사이 수도관이 터져 집은 온통 물바다가 되었고 배관공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배관공이 으르릉거리는 괴물들의 전화에 대꾸하겠어요?

다행히 괴물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상냥한 로지의 전화에 배관공이 찾아와 무사히 수리를 끝낸다는 이야기예요.


이 책은 우리가 잘 아는 “신기한 스쿨버스”의 작가인 ‘조안나 코울’의 이야기입니다.

재미난 이야기에 재미난 그림..정말 금상첨화죠.

그림만 보는 걸로도 즐거워지는 책입니다.

괴물들의 예절을 잘 차리는 괴물들의 표정과 그와 대조적인 괴물사회에선 예의라고는 없는 로지의 표정이 얼마나 귀여운지 우리 아이들은 로지의 괴물표정을 따라하곤 하지요.

예절이라는 게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거잖아요.

그냥 나만 좋다고 아무렇게나 행동한다면 자신은 신나고 즐거울지 모르지만 그 걸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괴로운 일이겠어요?

아이와 책을 읽으며 한 번도 너는 사람이니깐 프루넬라처럼 강아지를 발로 차면 안 되고, 식사할 때도 게걸스럽게 먹어서는 안 되고, 소파에서 뛰어서도 안 되고, 양탄자에 꽃이 꽂힌 꽃병을 쏟아도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그저 아이 스스로  누가 진짜 인간들의 세상에서 예절 바른 아이인지 스스로 알기에 따로 애써 설명하지 않았답니다.

사실 예절은 누가 시켜서, 또 공부나 운동처럼  열심히 익혀서도 아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거잖아요.

우리 집 아이들의 예절은 아직은 괴물들의 예절에 가깝습니다.

학교 도서실에서도 까불고, 늦은 밤에도 아래층을 깜박 잊고 뛰기도 하고 가끔은 양치질하는 걸 빼먹고 그냥 자기도 하지요.

하지만 어떤 게 오른 건지 아는 아이들이기에  초록색 어린이 괴물이 아닌 사람들의 예절을 지키며 그것이 다른 사람들까지 편하고 행복하다는 걸 알고 실행으로 옮기게  될 것이라고 믿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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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2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랑이 2006-01-12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이 책 재미있었어
훌륭 오래오래최고!

초록콩 2006-01-13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랑이...진짜 이 책 명종이가 많이 좋아했는 데...지금은 시들해졌다.그치.근데 다시 읽어주니깐 재미있다고 얼굴 표정 흉내면서 귀여운 짓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