빰빠라밤! 빤스맨 1 - 최면반지의 비밀 빰빠라밤! 빤스맨
대브 필키 지음, 이명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될 수 있으면 만화를 잘 안 사주는데도 아이는 친구에게 빌려서도 보고 제 용돈을 모아 대여해서 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점점 동화책보다는 만화에 먼저 손이 가고 만화 읽는 시간이 길어진다.
뭐 세상 만화가 다 나쁜 건 아니지만 엄마 욕심에 만화보다 동화에 눈길을 주기를 바라는 게 당연할 것이다.
재미있는 책으로 만화에 빼앗긴 아이 마음을 되돌릴 생각에 진짜 유쾌하고 신나는 책을 찾다가 제목부터 참 거시기한 책을 만났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많고 많은 맨들을 봐 왔지만 빤스맨이라니....
이름부터 웃기다.
책은 더 재밌고 웃기다.
엄마가 먼저 읽고 아이 앞에 슬그머니 내밀었더니 그 유치하기 짝이 없는 빤스맨의 복장에서부터 대단한 관심을 갖는 다.
대머리에 하얀 면 빤스 차림에 빨간 망토를 펄럭이며 온갖 폼을 다 잡고 있는 남자가 바로 빤스맨이다.
'신나는 액션' '요절복통 유머' '웃음 속의 교훈들'들이 들어 있다는 책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무궁무진하다.
유쾌한 캐릭터들이 포진해 있고 만화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애니메이션처럼 보이는 파라락 극장, 최면, 거기다 덤으로 악당 기저귀 박사도 등장한다.

샬랄라 초등학교의 두 악동 깜씨와 꼬불이는 빤스맨이라는 만화를 그려 친구들에게 팔기도 하고 미식축구 시합 날에는 치어 리더의 꽃술에는 후춧가루를 넣고 고적대의 악기 속에는 비누 거품을 넣기도 한다.
거기다 선수들이 쓰는  로션에는 가려움 연고를 담아두고 주스 석에는 벌레를 화장실 문에는 접착제를 발라 두어 미식 축구 경기가 취소되는 사태가 일어나고 만다.
하지만 두 악도의 만행은 교장 선생님이 설치해둔 감시 카메라에 찍히게 되고 교장 선생님은 테이프를 미식 축구 선수들에게 건네겠다는 협박을 한다.
깜시와 꼬불이는 교장 선생님께 잘못을 빌고 테이프를 축구팀에 보내지 않는 다는 조건으로

.......1.앞으로는 장난을 치지 않는 다.
2. 절대로 웃지 않는 다.
3. 절대로 놀리지 않는다.
4.앞으로 빤스맨 만화를 그리지 않는다.
5.매일 내 차를 닦는다.
6.우리를 잔디를 깎는다.

라는 어마어마한 약속을 하게 된다.
매일 매일 고난에 연속이던 두 개구쟁이는 최면 반지를 구입해 교장 선생님에게 최면을 걸게 된다.
장난 끼가 발동한 두 아이는 교장 선생님을 빤스맨으로 만들어 버린다.
자신을 빤스맨이라고 생각한 교장 선생님은 얼떨결에 은행 강도를 붙잡기도 하고 지구 정복을 꿈꾸는 악당 기저귀 박사를 물리치기도 한다.
하지만 교장 선생님은 최면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딱 소리와 함께 언제든지 빤스맨으로 변신하게 된다.

2학년 아들은 아직도 스스로 읽는 것보다 자기 전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누워 듣기를 더 좋아한다.
읽어주다 보면 어느새 잠이 들기 일쑤였는데 이 책은 혼자서 단숨에 읽은 책이다.
뒷정리를 하고 아이 방에 들어갔을 때 엄마를 기다리기 못하고 읽기 시작한 책은  늦게까지 아이를 잠 못 들게 했다.
그리고 다음 편은 언제 나오느냐고 매일 물어보는 책이 돼 버렸다.
엄마 자신이 읽는 책은 재미있냐 없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되지만 아이가 읽을 책은 한가지라도 배우길 바라며 책을 고른다.
그러다 보니 아이는 엄마가 골라준 책은 재미없는 책이 돼버리고 책읽기에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나중에 독서를 재미없는 것이 돼버리기도 한다.
가끔씩은 아이가 원하는 만화를 마음껏 읽게 해 주고 싶다가도 그러다가 혹시 만화만 읽게 되지 않을까 싶어 망설이게 된다.
말리다 보면 더 하고 싶은 게 인간에 심리인데 자식 문제에서만큼은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이 안 되는 것 같다.
동화책을 읽으면서도 만화처럼 배꼽이 빠지도록 웃어 보고 싶은 아이에 소망과 만화를 피하고 싶은 부모 입맛에 딱 맞는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은 모두를 충족시켜줄 것이다.
교훈이 없어도 지식이 없어도 아이의 행복한 웃음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 값을 제대로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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