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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특별한 아이 - 동화보물창고 7 ㅣ 그림책 보물창고 7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김흥인 그림,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며 자라는 외동아들 필립은 어느 날 엄마에게서 돌봐 주어야 할 여자아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7살 난 미리암을 낮 시간동안 돌봐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빠와 필립은 엄마에 말에 반대하게 되고, 결정하기 전에 미리암을 만나보기로 한다.
그런데 집에 초대된 미리암은 필립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한다.
필립의 바램과는 다르게 엄마, 아빠는 미리암을 돌보기로 결정하고, 필립은 자신보다는 미리암을 더 사랑하는 엄마, 아빠를 원망하게 된다.
필립의 완강한 거부로 가족들은 미리암의 방학이 시작되는 7월 2일부터 한달 동안 실험 삼아 돌봐주기로 한다.
첫날부터 미리암의 이해 못 할 행동은 계속된다.
처음 초대받던 날의 기차사고놀이처럼 병원놀이를 하자고 달려들어 필립을 질리게 한다.
바보처럼 이상한 놀이나 하고, 건널목도 혼자서는 건너지 못한다.
게다가 처음 만난 필립의 친구인 페터와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건널목을 건너고, 염소연못에서는 둘이 죽이 많아 엉뚱한 놀이를 하기도 해 필립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
하지만 미리암은 멋진 그림을 그리기도, 모래로는 근사한 풍경을 만들기도 한다.
또 다이빙과 수영은 수준 급이었다.
집에 오기 시작한지 삼일 째 되던 날, 필립과 미리암은 엄마 심부름으로 슈퍼마켓을 가게 되고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함께 요리를 하고, 필립만이 아는 비밀 장소에 가면서 둘은 서로의 비밀도 떨어 놓게 된다.
미리암이 자주 하자고하는 사고 놀이나 병원놀이, 그리고 꼭 손을 잡고 건너야 하는 건널목이 아빠의 죽음 때문임을 알게 된다.
어느새 친해진 둘은 미리암이 처음 가는 놀이터에 함께 놀러가게 되고, 거기서 길을 잃고 만다.
필립은 정신 없이 미리암을 찾아 헤매게 되고 경찰서에서 만나게 된 둘은 어느새 다정한 오누이가 된 듯하다.
아이에게 동생이 생긴다는 것은 굉장한 스트레스일 것이다.
두 살 터울의 동생이 있는 우리 큰아들도 열 달 동안 엄마의 배가 서서히 불러오고, 거의 매일 태어날 동생이야기를 해 주었어도 막상 동생이 생기고는 온갖 못된 짓은 다 저질렀었다.
자고 있는 동생을 깨워 울리기 일쑤였고, 목욕을 할 때면 꼭 함께 하겠다고 떼를 써 무지 애를 먹이기도 했다.
안아 줄 때면 항상 한쪽 팔은 지 몫이 되어야 직성이 풀렸고, 우윳병을 빨고, 손가락을 빠는 퇴행현상까지 보였었다.
나름의 준비를 하고 만나는 동생도 형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존재인데 하물며 어느 날 갑자기 스스로 돌봐줘야 하고, 부모의 사랑을 나눠야 가져야하는 동생이 생긴다면 아이가 느끼는 불안은 상상도 못할 만큼 큰 것일 것이다.
필립에게 미리암은 어린 동생인 동시에 싫은 척하지만 가슴 설레게 하는 이성의 감정을 느끼기도 해 어른인 내가 보기에 모든 게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그래서 다정하게 노는 페터에게는 자신도 모르게 불같은 질투를 느끼기도 하는 데 필립 또래의 아들을 키우는 나에게 우리 아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듯해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엄마가 보기에는 별것도 아닌 일에 눈물을 보이고, 화를 내며, 여자 친구이야기에는 무심한 척 하는 아들이 이제는 점점 자라고 있다는 생각에 대견하기도 하고, 너무 빨리 자라는 것 같아 서운해지기도 한다.
사랑스러운 필립과 미리암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가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는 순간 그것이 사랑임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