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별자리 신화 5 - 카시오페이아자리.안드로메다자리.페르세우스자리.양자리
배문환 글 그림 / 가나출판사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여름이면 해가 떨어지기 전부터 아버지는 들에서 베어 오신 쑥을 넣고 모깃불을 피우기 시작하셨다.
향긋한 쑥 냄새가 마당을 가득 메울 때쯤 온 가족이 널따란  평상에 앉아 저녁을 먹었고, 별이 하늘을 총총히 밝힐 때쯤이면 수박이나 옥수수를 먹으며 할머니께서 해주시는 무시무시한 귀신이야기, 어리석은 도깨비 이야기를 듣곤 했다.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깜깜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산다는 견우 직녀 이야기도 듣고, 누구에게나 길잡이별이 되어 준다는 북극성을 찾아보기도 했다.
지금이야 시골에 가도 매캐하지만 향긋한 모깃불도 더 이상 피우지 않고, 아이들이 모기라도 물릴까봐 서둘러 방으로 들어가 버리곤 해 옛 정취를 느낄 수 없다.
그때는 하늘이 칠흑같이 어두워 별들이 더 도드라져 보였는데.......
대부분의 별자리 이야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연결된 이야기들이라서 신화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일 것이다.
<만화로 보는 별자리 신화 5권>도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인물들이 겹쳐 나와 더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주말을 이용해 할아버지 댁에 놀러간 민주, 민호 남매가 할아버지를 통해서 듣게 되는 별자리 이야기라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북쪽 하늘에서 일년 내내 볼 수 있다는 카시오페이아자리에 얽힌 이야기는 겸손의 중요함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아름다운 여인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의 사랑이야기도 양념처럼 등장한다.
인간의 어머니와 제우스신 사이에서 태어난 페르세우스의 모험담도 재미있다.
용감하게 메두사를 처치하지만 불행하게도 외할아버지를 죽음으로 모는 슬픈 사연이 있는 별자리가 바로 페르세우스 자리라고 한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페루세우스는 사랑하는 부인 안드로메다와 장인, 장모인 케페우스와 카시오페이아와 이웃해서 사이좋게 밤하늘을 지키고 있단다.
가장 슬픈 이야기는 양자리에 얽힌 이야기다.
헨젤과 그레텔의 이야기처럼 계모의 모함으로 위험에 빠진 헬레와 프릭소스 남매가 제우스가 보내준 황금양을 타고 위험에서 도망을 치게 되지만 동생 헬레는 바다에 빠져 죽고 만다.
나중에 이들을 도운 황금양은 늦가을 밤에 잘 보이는 별자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별자리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별자리의 위치, 모습 등을 세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거기다 찾는 방법과 과학 학습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까지 포함되어 있다.
뿌연 공기 때문인지 옛날처럼 별빛이 밝지 않다.
나 자신도 넓은 밤하늘을 네 활개 활짝 펴고 누워서 올려다 본 지가 까마득하다.
답답한 아파트들 사이 창문으로 본 몇 개의  별이 다였다.
지금 우리 눈에 비친 별빛은 많은 시간이 걸려 우리에게 온 것인데 그 소중한 별빛을 너무 오랫동안 의식하지 못하고 살았다.
올 여름에는 모깃불 피우고, 뭐 모기에게 물려보기도 하며 꼭 밤하늘에 별을 아이들과 실컷 구경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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