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보면 다른 집 아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우리 집 아이에게는 절대 용납되지 않은 일들이 있다. 어쩜 손두본의 확실한 꿈이 멋져 보이는 독자와 아들이 요리사가 되는 걸 받아드리기 힘든 두본의 엄마의 심정이 바로 그러할 것이다. 두본이는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으로 요리사라는 확실한 꿈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 ‘지픈골’에서 살면서 외할머니가 직접 가꾼 푸성귀로 맛나게 차려내던 외할머니 밥상 덕에 자연스럽게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엄마는 요리를 하는 남자를 마땅치 않게 여겨 두본이 부엌에 들어오는 것조차 싫어한다. 그러던 중 자신처럼 헤어 디자이너라는 꿈을 어른들에게 숨기며 지내는 나경이와 고민을 나누게 된다. 또 함께 사는 외삼촌이 미각을 잃어버렸고 과거에는 장래가 촉망되는 요리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런 삼촌의 미각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함은 물론 자신의 꿈을 향해 당당히 한걸음씩 내딛게 된다. 어른들은 지금 하고 싶은 걸 포기하고 열심히 공부하다보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어른들 때문에 지금 현재에 고통을 겪고 있고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 과연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희생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사실 나도 아직 정답을 모르겠다. 내 아이의 일이 아니면 현재의 만족과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겠지만 정작 내 아이의 일이 된다면 우선 공부가 중요하다가 말 할 것이다. 모든 부모의 고민 중 하나인 아이의 미래를 아이 스스로에게 전적으로 맡길 수는 없지만 아이가 갖은 꿈에 대한 편견이 아닌 조그마한 이해와 관심만으로도 아이의 미래에 길라잡이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