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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노래 ㅣ 푸른도서관 30
배봉기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5월
평점 :
시험으로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내고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사라지지 않는 노래>를 읽기 시작했다.
거대한 모아이상이 그려진 표지와 비장감마저 드는 ‘소설을 시작하며’를 읽으며 역사 소설에서 느끼는 어디까지를 사실로 이해할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가장 가까운 육지인 칠레에서 동쪽으로 3,700킬로미터, 남태평양 폴리네시아 지역의 군도 중에서도 남서쪽 귀퉁이에 위치한 평화로운 섬에 이방인들의 배가 도착하고 부족들은 알 수 없는 불안에 두려워한다.
섬은 이방인의 침략으로 여러 번 고통을 당했기에 족장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역사를 구송하는 모임을 갖는다.
‘우리는 이리 들었노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현재가 아닌 그들의 지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모아이상과 그에 얽힌 ‘장이 족’과 ‘단이 족’의 피의 역사는 미스터리하게만 느껴지던 거대한 석상은 안타까움과 함께 두려움의 존재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다시 이야기는 구송회의 끝에 몰아치는 피바람과 그들의 역사가 사라지는 모습을 가슴 아프게 서술한다.
우리는 역사 드라마나 역사 소설 속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 일부는 작가의 상상의 산물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스터 섬의 가슴 아픈 역사를 읽으며 ‘큰 목소리’의 이야기가 너무 가슴 아파 실제 이스터 섬의 마지막 족장의 일생이 이러했으리라는 착각에 빠지곤 했다.
이제는 해독 불가능한 기호가 되어 버린 그들의 ‘롱고롱고’ 고유문자와 모아이 석상이 단순한 문화유산이 아닌 잊혀져간 누군가의 역사이고 그 역사를 후대에 전하고 싶었던 누군가가 있었다는 사실이 가슴 절절하게 느껴진다.

롱고롱고문자
http://www.netaxs.com/~trance/rongo.html<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