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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을 사랑한 할아버지 ㅣ 문학동네 세계 인물 그림책 1
브라이언 셀즈닉 그림, 바버라 컬리 글, 이융남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은 어느 시기가 되면 한가지 사물에 몰입할 때가 있다.
우리 집 두 녀석도 자동차에서 시작해 곤충 다음으로 공룡에 빠져 어른들도 외우기 힘든
공룡이름과 특징들을 줄줄 외우고 있다.
지방인 관계로 변변한 자연사박물관은 없지만 공룡초대전이 열리면 찾아 다니기도 했다.
그 곳에 가면 의례 한 두 점 쯤 있는 커다란 공룡모형을 보기는 했지만 그 모형 제작자에 대해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은 우리가 지나쳤던 최초의 공룡모형 제작자 '워터하우스 호킨스'의 이야기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워터하우스는 회화와 조각을 공부했지만 자연사에도 많은 흥미가 있어 동물 모형 만들기에도 관심이 있었다.
1853년 수정궁전에 최초의 공룡 모형을 전시하여 큰 성공을 거두고 그 유명세로 미국의 초청되어 센트럴 파크의 공룡모형 제작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의 2년 동안의 노력은 부패한 정치인 '보스 트위드'에 의해 물거품이 되지만 거기에 굴하지 않고 뉴저지의 프린스턴 대학과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연구소에서 하드로사우루스 화석을 조립하고 최초로 공룡을 포함한 지구 생명체들이 진화해온 역사를 보여주는 그림을 완성한다. 웅장한 연극 한 편을 보고 난 느낌이다.
특히 아이들은 이구아노돈의 모형 속에서 하는 파티에 열광했다.
이야기의 매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대장치를 보는 듯한 선명하고 강한 그림과 간혹 등장하는 네모로 깔끔하게 처리된 글들에서의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된다.
보통 우리 어렸을 적 읽어오던 위인전들은 위인의 탄생부터 특별하고 모든 일들이 선택 받은 영웅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듯해서 우리와는 동떨어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들게 한다.
하지만 왠지 우리와는 다를 것 같지 않은 그에 이야기에서 어려운 인물에 이야기가 아닌 그림책을 보는 듯해서 읽어주는 부모도 듣는 아이도 부담이 없었다.
그가 심열을 기우려 만들었던 모형들은 현재의 모형들과 많이 다르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공룡 모형에 쏟았던 노력들이 퇴색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최초로 공룡모형을 제작하지 않았더라도 훗날 또 누군가에 의해 제작되었겠지만 최초의 그의 시작이 있었기에 오늘날에 공룡모형의 밑거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