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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롤리팝, 말괄량이 길들이기 ㅣ 보림어린이문고
딕 킹 스미스 글, 질 바튼 그림, 김영선 옮김 / 보림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돼지하면 게으르고 지저분하고 먹을 것만 밝히는 똑똑치 못한 동물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하지만 버릇없는 공주를 길들이는 특별한 돼지 이야기를 읽는다면 지금까지 가져왔던 돼지에 대한 선입견이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싶다.
옛날 옛날 먼 먼 나라에 아무도 못 말리는 응석꾸러기 페넬로페 공주가 살고 있었단다.
이렇게 공주가 골치 아픈 응석꾸러기가 된 건 왕과 왕비의 탓이라니 어째 옛 이야기를 빌어 아이들을 응석받이로 키우는 현대의 엄마 아빠를 나무라는 느낌이다.
공주가 여덟 번째 생일에 돼지를 선물 받고 싶어 하자 왕은 어명을 내려 온 나라의 돼지들을 집합시킨다.
공주는 그 중 조니 스키너의 돼지인 롤리팝을 맘에 든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이든지 자신 맘대로 할 수 있었던 응석꾸러기 페넬로페 공주에게도 딱 안되는 게 있었는데 바로 롤리팝에 대한 것이다.
과연 공주는 롤리팝을 자신의 말을 알아듣는 돼지로 만들 수 있을지........
영화 ‘꼬마 돼지 베이브’의 원작자인 작가는 300년도 더 된 시골집에서 동물들을 기르며 100여권이 넘는 어린이 책을 썼다고 한다.
직접 동물들과 함께 한 덕분인지 작가가 그린 돼지 롤리팝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꼭 인간의 명령을 알아듣고 그 명령을 실행에 옮겨서만이 아니다.
열심히 먹는 돼지의 본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어느 순간 해 맑은 눈으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재주가 있으니 누구든 사랑하지 않고는 못 견딜 존재이다.
특히나 글과 잘 어울리는 그림은 색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흑백의 그림이지만 공주의 맘속에서 일어나는 변화까지 그려내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차츰 다른 이의 마음을 살피고 참을성을 기르는 공주의 모습이 점점 귀여워지고 사랑스러워짐은 글이 아닌 그림으로도 느낄 수 있게 한다.
작가는 공주가 제멋대로인 이유를 엄마아빠인 왕비와 왕 때문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응석받이 아이는 없다.
부모의 양육에 의해 응석꾸러기가 되기도 하고 예의 바른 아이가 되기도 한다.
어쩜 작가는 아이들과 함께 동화를 읽을 어른에게도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던 건 아닌가 싶다.
어린이 독자라면 페넬로페 공주를 통해 응석꾸러기보다는 예의바른 아이가 훨씬 더 사랑스럽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어른 역시 부모의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드러내 놓고 알려주는 교훈이지만 읽는데 거북함이 없으니 작가의 필력이 대단함을 느끼게 된다.
곧 페넬로페와 롤리팝의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된다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