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는 래빗홀 출판사 특별 리뷰어 자격으로 제공받았습니다.><식탐정 허균>은 실존인물이자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을 탐정으로 내세운 소설이다.남다른 식탐과 미각, 비상한 추리력을 지닌 허균과 그를 친형처럼 따르는 ’죽은 자들의 의원’ 이재영, 그리고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하는 대범하고 당찬 ’작은년‘까지 세 사람의 남다른 호흡이 이야기를 한층 맛깔스럽게 만든다.1편에서 유배자의 신분으로 조선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치던 허균 일행은 2편에 이르러 한층 더 짙어진 미스터리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사건 속으로 뛰어든다.유배지인 함열에서 고단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허균은 남편과 시어머니를 저주해 병들게 했다는 ‘재수 없는 여인‘ 백 부인의 저주 사건을 맡게 된다.단순히 한 여인을 둘러싼 가족 간의 저주처럼 보였던 사건은 파고들수록 그 뒤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를 드러내고 허균은 재영, 작은년과 힘을 합쳐 진실에 다가간다.허균은 조선 최초의 음식 비평서 <도문대작>을 집필했다고 하니 음식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탐정 캐릭터가 엉뚱하지만은 않은 듯하다.특히나 잘 쓰면 약이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되는 음식 재료를 이용해 타인의 목숨을 빼앗으려 하는 자들이 자신들의 죄를 감추기 위해 힘없는 백성들을 이용하는 대목에서는 울화가 치밀기도 한다.같은 이름이지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음식인 두부를 이용한 연포탕이 부잣집 상가에서 세를 과시하기 위해 내놓았다는 사실과 현대의 당면이 들어가지 않은 잡채를 임금에게 진상해 벼슬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어쩐지 씁쓸하게 느껴진다.호형호제하지 못했던 홍길동의 이야기와 서얼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했던 이재영, 그리고 아버지와의 단 한 번의 식사에 행복해했던 상수의 불행이 겹쳐지며 그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1권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2권은 전편보다 더 좋은 속편이 없다는 말을 단번에 깨뜨릴 만큼 재미있다.마지막까지 백성들은 억울한 일을 당하고 높으신 양반들의 당파 싸움에 애꿎은 피해를 보지만 그 와중에도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모습에서 인간미가 느껴져 숨통을 틔워준다.무엇보다 ’작가의 말‘을 통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줘 훨씬 재미있는 마무리를 경험하게 된다.실존인물이 주인공인 소설은 전기가 아닌 이상 모든 것이 사실일 수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궁금해지는 부분이 있는데 Q&A를 통해 속 시원히 해결해 준다.부디 머지않은 시일에 허균 일행의 다음 활약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