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소기 - 듣지 말았어야 했다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는 북로드에서 진행한 가제본 서평단 우수 활동자로 선정되어 제공받았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을 출간 전 다른 독자들보다 먼저 읽는 건 큰 행운이라 할 것이다.
평소 일본의 토속적인 괴담을 접목한 작가의 호러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데, 가제본 서평단에 선정돼 책의 전반부를 먼저 읽게 됐다.

가제본은 작가의 주특기라고 할 만한 메타픽션 형식과 미쓰다 신조와 미마사키 슈조의 인연을 설명하는 ‘서장’이 빠진 채 ‘기록 [미마사카 만조의 노트]에서’의 일부만 담고 있었다.
하지만 뒷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에 본책 출간만 기다리게 되었고 신간을 구간으로 만드는 신공을 갖고 있는 나지만, 뒷이야기가 궁금해 견딜 수 없어 <노조키메>를 이어 바로 읽기 시작했다.

나(미쓰다 신조)는 열성적인 애독자라는 편집자 미마사키 수조로부터 한 번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받고 그와 교류하기 시작한다.
이후 서로 괴담을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인 ‘두삼회‘를 결성해 어울린다.
어느 날 미마사키에게서 대형 봉투를 받는데, 그 안에는 미마사키의 할아버지가 남긴 오래되고 두꺼운 노트 한 권이 들어 있었다.

소설은 미마사키의 할아버지가 스스로를 ‘엽기자‘라고 소개하며, 보고 들은 괴담이나 기담을 기록해 왔다고 말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금부터 기록할 이야기는 어디에도 적어두지 않았음에서도 강렬한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참석한 괴담 자리에서 한 여성의 경험담이 끝나고 초로의 남자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남자는 인적이 드문 온천으로 요양을 떠나고, 그곳에서 만난 ’ 이즈메‘에게 무인 산장에서 겪었다는 기이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온천에서 느낀 작은 괴이함에서 시작해 이즈메의 이야기로, 다시 산장에서 가져온 노트 속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하나의 이야기는 또 다른 이야기를 불러낸다.

이야기가 겹겹이 쌓일수록 알 수 없는 공포도 함께 커져 가는 액자 구조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마치 스스로 증식하는 듯한 공포를 만들어 낸다.
끝을 알 수 없는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할아버지의 노트를 읽은 미마사키 역시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이 주는 공포와 마주하게 된다.

<노조키메>와 <미미소기>를 연달아 읽으며 작가가 걱정했던 일은 나에게 벌어지지 않았지만, 읽는 내내 창밖을 의식하고 작은 소리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곤 했다.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정체불명의 시선과 의미를 알 수 없는 속삭임이 끊임없이 들리는 공포 중 어느 쪽이 더 두려운 지 고를 수 없을 만큼 두 소설 모두 편안한 잠을 방해할 정도로 오싹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책을 놓지 못하고 오싹함을 느끼며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