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아 작가의 신간 <찌니 주의보>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서울에서 이사 온 레즈비언 커플과 할머니들의 좌충우돌 시골살이”라 할 것이다.평균 나이 78세의 시골 마을에 젊은 여자 둘이 이사를 왔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 둘 혜진이와 성진이를 구분하기 어려워 찌니라고 부른다.“찌니들이 말이여. 레지라 레지” (p20)그런데 마을의 유일한 인텔리인 윤 선생의 입을 통해 그 둘이 생전 보도 듣도 못한 레즈비언 커플이라는 말이 나오고, 마을에서 쫓아내자고 성화를 부린다.소설은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만큼 재미있다.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마을 할머니들의 젊은 시절 치열한 삶과 사연은 물론, 찌니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아 더 재미있다.도시에서 살던 젊은이와 시골을 떠나본 적 없는 할머니,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이주 여성까지 처음에는 접점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한마을에 살며 차차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돌본다.서로 너무 달라 티격태격하면서도 어느새 한편이 되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웃다가도 마음이 따뜻해진다.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별난 소동극 같지만,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오래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