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가 등장하는 갈릴레오 시리즈는 신간이 출간되면 꼭 찾아 읽을 정도로 좋아하는 이야기인데 시리즈의 열 번째 소설이 번역됐다.도쿄 인근 바다에서 총상을 입은 남자의 사체가 발견되고, 그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남성을 실종 신고한 동거 여성이 사라진 사실이 밝혀진다.수사 과정에서 동거 여성과 함께 사라진 여성이 있다는 게 밝혀지고 그 여성을 조사하던 중 ‘유카와 마나부’의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구사나기와 우쓰미는 유카와를 찾아가 수사 협조를 구하지만 거절당하고 다른 방법으로 수사를 돕겠다고 한다.갈릴레오 시리즈는 올해 30주년을 맞았다.나는 시리즈의 시작을 어떤 이야기로 만났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랜 시간 함께해 왔다.작품 속 등장인물들도 나이가 들었고 각자의 위치도 달라졌지만, 한 번도 유카와 개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투명한 나선> 속 유카와는 번뜩이는 통찰력으로 사건의 진실에 접근하지만 여전히 수사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다만 이번에는 이제껏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건의 중심에 다가가 마침내 진짜 범인을 찾아낸다.진범이 밝혀진 후에도 숨겨진 진실을 끝내 알지 못하는 범인을 위해 과연 어디까지 진실을 밝혀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어떤 진실은 끝까지 모르는 게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과 진실을 모른 채 죄까지 저지른다는 건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뒤엉켜 책장을 덮고도 입맛이 씁쓸해진다.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고도 도저히 믿을 수 없어 포털 검색으로 다시 확인했을 정도로 올해 가장 놀라고 황망한 소식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망 소식이었다.아직 번역되지 않은 소설이 남아 있다고는 해도, 진짜 새로운 그의 이야기를 더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지만 그곳에서는 부디 편안하시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