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는 리드비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았습니다.>우케쓰 작가의 ‘이상한 시리즈’는 <이상한 집>, <이상한 그림>, <이상한 지도>로 이어진다.아쉽게도 나는 <이상한 집> 한 권과만 인연이 닿았다.4년 만에 다시 만난 <이상한 지도>는 전작에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던 구리하라의 대학생 시절 이야기다.“나는 젊은 시절에 사람을 죽였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았습니다.”한 여자의 충격적인 수기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취업 준비생인 구리하라가 한 번도 뵌 적 없는 외할머니의 죽음에 의문을 품으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유품으로 남겨진 요괴로 가득한 오래된 지도를 매개로 구리하라는 엄마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그 지도 속 장소를 찾기 위해 애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그리고 엄마의 메모를 따라 현재는 아무도 살지 않는 ‘가소코 마을’로 향하고 그곳에서 뜻하지 않은 열차 사고를 목격하게 된다.<이상한 지도>는 ‘이상한 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가장 나중에 출간되었지만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로 읽어도 무리가 없다.무엇보다 이 작품의 독특한 재미는 지도에 있다.굳이 이렇게까지 그림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수많은 지도와 표식, 일러스트가 등장하지만 페이지 곳곳에 숨어 있는 단서들을 따라 고지도의 숨겨진 진실을 하나씩 밝혀가다 보면 추리의 재미가 한층 더 풍성해진다.마침내 밝혀진 고지도의 비밀은 단순히 한 개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던 시대,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던 여성들의 삶이 지도 속에 켜켜이 숨겨져 있다.기묘하고 섬뜩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오래된 지도 한 장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누군가에게는 그저 낡은 종이에 불과했을 지도가 그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 애쓴 이들의 처절한 흔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이상한 시리즈’라는 이름처럼 기묘한 이야기 속에 숨겨진 사람들의 사연을 좇다 보면,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된 지도에 남겨진 것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삶이었다는 묵직한 여운이 남는다.뛰어난 재미는 물론 미친 가독성을 자랑하는 작품이니, 다음 일정이 있다면 아예 읽기를 미루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