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스퀴데리 비명과 침묵 3
E.T.A. 호프만 지음, 장혜경 옮김 / 니케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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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는 니케북스에서 진행한 서평 이밴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았습니다>

니케북스에서 출간한 ‘비명과 침묵’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이자, ‘미스터리와 공포 문학의 원형을 이루는 고전들을 새롭게 소개’한다는 취지에 걸맞은 작품이다.
《마담 스퀴데리》는 독일 후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E.T.A. 호프만의 소설로, 17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독일 최초의 범죄소설로 평가받는다.

소설은 프랑스 실존 소설가 ‘마들렌 드 스퀴데리’를 모델로 삼아 루이 14세 집권 당시의 생생한 사회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당시 파리는 무차별적인 독살 사건과 기승을 부리는 보석 도둑으로 인해 귀족은 물론 서민들까지 극심한 공포에 떨던 시절이었다.

1680년 가을의 깊은 밤, 마담 스퀴데리의 집 대문을 두드리는 한 젊은이의 등장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마담을 반드시 만나야 한다며 하녀를 흉기로 위협하던 젊은이는 헌병대가 나타나자 상자를 마담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을 남긴 채 도망친다.

젊은이가 남기고 간 상자 안에는 당대 최고의 귀금속 세공사가 만든 찬란한 보석과 함께 ‘투명인간들’이라 적힌 서명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도둑을 두려워하는 자
사랑받을 자격이 없나니”

마담 스퀴데리는 이 상자가 최근 도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보석 강도 살인 사건과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사실 호프만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곤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생각나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대왕》 정도였다.
그가 에드거 앨런 포, 샤를 보들레르, 오노레 드 발자크, 니콜라이 고골 등 대문호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으며, 직접 곡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 예술가였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마담 스퀴데리》는 독일 최초의 범죄소설로 평가받는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오늘날의 범죄소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지닌다.
마담 스퀴데리가 보석 도둑을 찾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아 탐문하거나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나서지 않는다.
그저 사건에 깊이 연루된 이가 스스로 마담을 찾아와 진실을 털어놓는 방식으로 범인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소설은 치밀하고 논리적 수사 과정보다는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비밀을 따라가는 전개이지만, 현대 스릴러와는 또 다른 결의 고전적이고 우아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동화 작가로만 알았던 호프만의 낯선 범죄소설을 통해 그 시대 궁중의 모습과 서민들의 일상, 그리고 수사 과정을 엿보며, 우리가 왜 여전히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자연스럽게 되새기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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