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충 사육 준수 사항 안전가옥 오리지널 48
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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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출판사가 준비한 초판이 현장에서 완판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는 말을 듣고 앞뒤 재지 않고 집어 든 소설이<빵충 사육 준수 사항>이다.
읽는 내내 왜 그렇게 많은 독자의 관심을 받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만큼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함께 음악을 하던 밴드 친구들과도 멀어진 트럼펫 연주자 정한은 준비도 없이 청년 귀농 프로그램에 참여해 3억 원의 대출을 받아 딸기 농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경험도 기반도 없는 농사는 처참하게 실패하고, 그는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절망에 빠진다.

우연히 이장이 건넨 ‘청년 스마트팜 신개발 유용 곤충 육성 분양 지원 사업’ 안내문을 보고 지원한 정한은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다.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식용 곤충 ‘빵충’은 사육 방법도 어렵지 않아 초보 농부인 그에게 마지막 희망처럼 다가온다.

갓 구운 소금빵과 꼭 닮은 맛과 모양의 빵충은 정한에게 성공의 맛과 함께 새로운 인간관계까지 안겨 준다.
그러나 빵충 사육 농가가 급격히 늘어나고 로열티 문제까지 겹치면서 사업은 빠르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결국 동료들은 어떤 경우에도 어겨서는 안 되는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을 깨고 번데기를 성충으로 변태시키려는 위험한 계획을 세운다.

초반부에서 소설은 실패한 귀농 청년의 절망을 충분히 보여 주기 때문에, 정한이 성공을 거두는 순간에도 어딘가 불안한 기운이 계속 감돈다.
그리고 그 불안은 후반부에 이르러 거대한 공포로 폭발한다.
성충이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 뒤의 장면은 너무 선명해서, 냄새까지 상상될 정도였다.

읽는 동안 계속 정한 역에 어울리는 배우를 떠올리며 장면들을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이어 붙여 보게 된다.
특히 후반부에 사건에 가담했던 인물들이 들려주는 목소리는, 먹고살기 위해 끝까지 몰린 사람들의 절박함을 담고 있어 마음이 아팠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한 장르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청년 농부의 실패담으로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 서스펜스로 변하고, 다시 크리처물과 사회풍자극의 얼굴을 드러낸다.
그 변화가 산만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이야기의 속도를 끝까지 끌고 간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니 이 작품은 영상으로 옮겨져도 충분히 강렬하겠다는 생각이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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