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나쁜 무리
예소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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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가 ‘예소연‘이 24년부터 26년에 걸쳐 다른 지면에 발표했던 7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은 소설집이다.
위픽 시리즈로 출간돼 읽은 <소란한 속삭임>을 제외하고 모두 처음 읽은 소설이다.

선이는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어린 시절 친구 기문을 만나지만 함께 하지 못한 시간만큼 둘은 어색하고 거기다 기문은 잊고 살았던 선이 엄마의 치부를 건드린다.
이제 그들은 관계는 <추운 뺨에 더운 손>처럼 잠깐의 온기를 전할 수는 있지만 오랜 시간 함께 온기를 나눌 사이는 아닌 듯하다.

표제작 <너의 나쁜 무리> 속 할머니는 유선에게 자신을 여사라고 부르게 할 만큼 쿨해 보이지만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유선을 끌어들이는 모습은 그래도 어려울 때 찾는 게 가족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소란한 속삭임>을 연대하지만 다시는 안 보는 사이가 될 수도 있고 밥벌이로 맺어진 관계 때문에 벌어진 <작은 벌>은 이중일의 앞날을 아득하게도 한다.

할머니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지만 누군가에게 소개될 때는 <아무 사이>도 아닌 희지 씨의 이야기는 돌봄의 주체지만 결코 가족이 될 수 없는 고용인의 숙명이 느껴진다.
그래도 두부 할머니가 핸드폰에 저장한 이름에 다시 기운을 내는 희지 씨를 보며 다음에도 할머니의 두부 요리를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이 된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혈연, 또는 업무적으로 이어졌지만, 그들은 언제라도 그 관계를 끊어도 될 만큼 느슨하고 얽매여 있지 않다.
때로는 연대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기도 하지만 소속감 따위는 처음부터 없는 관계들이 대부분이라 서로에게 크게 실망하지도 않는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기대하고 있다 미치지 못함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고 그로 인한 괴로움이나 고민도 없을 것이다.
예소연이 그린 인물들은 서로가 위로하다가도 언제든 등 돌려 걸어가도 서운하지 않은 관계들이라 한패가 되어 서로를 구제하다 헤어지기도 하고 또 새로운 누군가를 만날 수도 있기에 끈끈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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