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스즈키 고지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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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현대문학 서평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

이혼 후 주간지 기자를 그만둔 ‘마에자와 게이코’는 탐정 사무소를 차렸지만, 변변한 의뢰가 들어오지 않아 폐업 위기에 처해 있던 어느 날 사람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15년 전 죽은 아들 도시히로의 태어났을지도 모를 아이를 찾아달라는 의뢰로 단서라고는 그 당시 사귀던 여자가 건넨 명함에 적힌 ‘나카자와 유카리‘라는 이름과 ’꿈꾸는 허브 모임’이라는 소속 단체의 이름뿐이다.

고액의 보수를 약속받은 게이코는 명함에 적힌 꿈꾸는 허브 모임을 조사하다 15년 전 작은 신흥 종교 단체 신도들의 집단 사망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 단체의 소속이었던 유카리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한편 전 직장인 출판사 후배 유리의 의뢰로 사인이 불분명한 사망 사건을 조사하다 남극에서 재취한 얼음이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더군다나 남극 얼음을 섭취하고 죽은 사체에서 발생한 시아노박테리아가 마을 주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도시의 수원인 마을의 댐을 장악해 간다는 사실까지 밝혀진다.
15년을 주기로 일어난 집단 사망 사건은 도시히로의 선배 물리학자 츠유키의 도움으로 진실에 다가가게 되고 생각지 못한 공포에 맞닥뜨린다.
도시히로가 죽기 직전까지 중세의 해독 불가 문서인 ‘보이니치 필사본’을 연구했고, 그것이 그의 죽음은 물론 집단 사망 사건과의 관련성도 찾게 된다.

’스즈키 고지‘라는 이름은 익숙지 않더라도 텔레비전에서 기어 나오는 귀신으로 유명한 영화의 <<링>>을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그 영화 <<링>>의 원작을 쓴 작가의 신작 <<유비쿼터스>>는 원귀나 유령이 아닌 지구 생명체 총중량의 99.7퍼센트를 차지하는 식물의 역습에 관한 이야기다.
동물과 구별되는 생물군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고 의지나 감각이 없다고 알고 있는 식물이 본성을 드러내는 세계는 인간의 무력감을 증대시킨다.

소설은 자연보호를 강조하지도 않고 교훈으로 삼지도 않지만 읽다 보면 만물의 영장이라고 스스로 칭하는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 느끼게 한다.
도처에 존재하는 식물의 능력을 보여주는 작가의 이야기는 귀신이나 요괴가 등장하지 않아도 극한의 공포로 몰아넣는다.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모인 이들의 활약으로 위험을 잠깐 잠재운 이야기는 한없이 뿌리와 잎을 뻗어가는 식물의 생명력처럼 언제든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로 재등장할 수 있기에 두렵고 무섭다.
방대한 참고 문헌만으로도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느껴지는 이야기는 여름이면 들려오는 녹조 관련 뉴스를 올해부터는 쉽게 넘기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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