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길
김철순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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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문학동네 그림책 서포터즈 뭉끄 활동 중 제공 받았습니다.>

“엄마가 사과를 깎아요
동그란 동그란 길이 생겨요”

엄마가 사과를 깎으면서 생긴 긴 길로 아이가 얼른 들어섭니다.
동그란 길을 가다 보면 연분홍 사과꽃이 피고 꽃이 진 자리에 작은 아기 사과가 열리자, 해님이 내려와 안아주고 가는 비도 살금살금 내려옵니다.
어느 날 큰 바람이 마구마구 불어와 아기 사과를 새파랗게 질리도록 흔들기도 하지만 아기 사과는 있는 힘을 다해 사과나무에 매달려 있지요.

어린 시절 엄마는 한 번도 껍질이 끊어지지 않게 사과를 깎곤 하셨어요.
엄마가 깎아준 사과도 맛있었지만, 똬리를 튼 뱀처럼 긴 껍질이 신기해 칼이 위험하다고 떨어져 앉으라는 엄마의 당부에도 사과 껍질 끝을 잡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과의 길>은 엄마가 깎아준 사과가 생각나는 동시로 시인 김철순의 시에 김세현 작가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입니다.

삼합 장지에 황토와 안료로 바탕을 올린 뒤 먹과 호분, 구아슈로 사과의 질감과 향을 재현한 작업은 전통적 재료로 현재적 감각을 펼쳐 온 화가의 정수를 보여 준다.(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 글 중)

침샘을 자극하는 사과가 그려진 표지 그림을 넘기면 엄마가 만든 동그란 사과 길을 따라가며 사과 한 알이 영그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연분홍 사과꽃이 떨어지고 초록색 사과가 열리지만, 큰 태풍을 무사히 지나야만 빨간 사과가 되는 과정은 단순히 시만 읽었을 때와는 다른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시가 그림을 만나 시인이 독자에게 들려주고자 했던 의미가 크고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시만 읽었을 때는 그려지지 않던 사과가 자라는 과정은 그림과 함께 한눈에 들어오고 자연의 힘과 위대함을 확인하게 됩니다.
동시나 그림책은 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며 동시 그림책을 뛰어넘어 자연 생태 그림책이 됩니다.
거기다 사과가 비바람을 이겨내고 어른 사과가 되는 과정은 마치 우리의 인생을 보여주는 철학서 같습니다.

엄마가 깎은 사과를 보며 사과가 우리 집에 오기까지의 길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고 영글어 가는 사과를 인생에서 경험한 성취의 한 자락으로 여겨도 좋을 듯합니다.
시와 그림이 만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어 더 큰 이야기를 만드는 순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동시 그림책은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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